예술인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기 위한 복지 노력은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1일 국회에서는 관련 내용으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예술인 복지 정책을 둘러싼 주요 쟁점으로 △사회적 인식의 문제 △복지법 자체의 구조적 한계 △복지정책의 철학과 전략 부재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독립성 및 전문성 부족 등이 지적됐다.예술인의 사회적 노동조합인 예술인소셜유니온의 나도원 공동위원장은 “지금 행해지는 복지사업들이 처음에 기대했던 바와 달리 예산규모나 내용 면에서 다수의 예술인에게 혜택을 주지는 못
혜화역 2번 출구에 위치한 광고판, 언제부턴가 이런 문구의 광고가 실렸다. “물감 살 돈이 없어 그림을 못 그리겠다면 지금 당장 연락하세요.” 초록색으로 쓴 글자는 뒤로 갈수록 물감이 부족해 희미해진다. 광고판의 맨 아래에는 흐릿하게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그 번호가 쓰여 있다.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절박함을 표현한 이 광고는 정말 예술인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국내 다수 예술인의 창작활동 현실은 이미 온갖 매체에 수없이 노출됐고, 본지에서 다룬 많은 예술가의 상황도 비슷했다. 언젠가 만났던 인디다큐감독은 돈이 부족해 혼자 모든
전시장을 들어서자 새하얀 유럽풍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수줍은 미소로 관객을 맞이한다. 머리 위에 하늘하늘한 양산을 들고 봄날의 정원에 서 있는 그녀는 함께 이곳을 산책해보지 않겠냐고 은밀히 말을 건넨다. 그녀의 미소에 화답하며 전시장 깊숙이 고개를 돌리자 여인이 살았던 시간이 펼쳐진다.태동하는 파리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다-인상주의 전시장 벽면에 나타난 19세기 파리의 영상. 당시 파리는 근대도시를 향해 태동하던 시기였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거리, 화려한 조각상이 장식된 건물들. 19세기 파리에 발을 내딛자 순간 주위는 파리 번화가로
내 주위엔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똑같이 해도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화를 낸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이 다르다 해서 그중 어떤 생각이 더 옳은 것이며, 내 이야기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라고 꼽을 수는 없다. 그중에 내 맘에 드는 반응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다 각자 자기가 살아온 방식대로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을 벗어난 반응은 어색하고 가식적인 반응으로 표현된다. 그림도 그렇다. 오르세 스케치를 쓰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을 때, 나는 작품을 ‘설명’하려고 했다.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우리 학교 물리학과 교수들의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물리하고 씽씽, 중·고생 창의과학 상상터(이하 창의과학 상상터)’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번 강연은 지난 17일 자과캠 제2자연과학관 32255호 송천강의실에서 열린 강연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창의과학 상상터는 우리 학교 통계물리학과 김범준 교수가 기획했다. 김 교수는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방 강연을 다니며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알게 됐다. “중고등학생들이 찾아와 물리를 배우며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생각보다 과학에 흥미가 많다는 걸 알
배공민 기자(이하 배):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는 어떤 의미인가요?장재민 작가(이하 장): ‘누구나 작품을 가질 수 있다.’라는 패러 다임의 전환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10원 초상화는 말 그대로 10원을 받고 10초 만에 완성해주는 초상화예요. 싼 가격으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제가 그릴 때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 금액이 10초와 10원이더라고요. 물질문명에서 희소성 있는 예술은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요. 하지만 희소성과 무관하게 많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예술이에요. 이 작업을
강수진 성우는 88년 KBS 21기 공채 성우로 시작해 25년 넘게 활동해 온 베테랑 성우다. △외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명탐정 코난’의 남도일 △‘방가방가 햄토리’의 아따아따 △‘원피스’의 루피 △‘이누야샤’의 이누야샤 등 긴 성우 생활만큼 굵직굵직한 목소리를 맡아왔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인상의 강 성우. 그의 평소 목소리는 기자가 어릴적 듣던 코난의 남도일이였다.현 성우업계는 강 성우가 일을 시작한 80년대보다 열악해졌다. 과거보다 TV 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외화의 수는 80년대보다 훨씬 늘었으나 더빙양은 오히려
예술인의 반복되는 보금자리 찾기 지나친 상업화와 치솟는 임대료. 2003년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되며 시작된 거대자본의 유입은 계속해서 대학로 예술인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연극 실태조사’는 그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사결과 대학로의 연극시장 자체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상업적인 연극의 증가일 뿐 예술성과 실험성 있는 연극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덧 10여 년 넘게 이어진 대학로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연극 지원 정책도 예술인에게는 실효성이 없다.
‘아, 두리반... 두리반 두리반 두리반 두리반’ 한 남자가 굴삭기에 의해 무너져 내리는 두리반 건너편에 앉아 구슬픈 노래를 부른다. 식당 이곳저곳이 붕괴할 때마다 그의 노래는 점점 탄식으로 변해간다. 정 감독은 두리반 바로 건너편에 살고 있었다. 두리반 주인장인 유채림 소설가와 그의 아내 안종녀 씨가 막 길거리로 쫓겨났을 때 즈음 우연히 신문에서 유 소설가의 글을 보게 됐다. “ ‘아내의 눈물 두리반’이라는 제목의 글이었어요. 두리반은 그가 소설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그리고 네 가족을 먹여 살리는 우물이었는데 이를 철거업체에 뺏
최근 서일대가 일부 학과의 통폐합을 결정하며 연일 시끄럽다. 지난 20일 서일대는 ‘예체능계열’에 속한 9개 학과 중 △문예창작과(이하 문창과) △연극과 △사회체육골프과를 폐과하고 △레크리에이션과 야간학부를 폐강하겠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서일대 측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전문대학 육성사업?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과는 인원 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폐과 사실을 전해 들은 연극과와 문창과는 즉각 반발하고 대응을 시작했다. 23일 대학로에서 연극과가 ‘묵언 시위 퍼포먼스’를 벌였
오늘 아침 학교로 오던 길을 생각해보자. 계단을 오르내릴 때 보이는 비상구 표시, 건널목에는 걷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 파란불의 신호등, 우리 학교 경영관의 ‘금연’ 표시부터 올림픽 기호 픽토그램까지. 우리도 모르는 사이 픽토그램은 우리의 일상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픽토그램들이 언제 처음 세상에 나타나게 된 걸까?그림에 정보를 담다 픽토그램의 시작은 오스트리아의 정치 경제학자였던 오토 노이라트와 그의 부인 마리 라이더마이스터의 아이소타이프(Isotype)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각 자료를 만들고 싶었던 노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이제 그런 것들을 좀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2002. 조주상의 '디자인 솜씨' 중에서배공민 기자(이하 배): 원래 직업은 디자이너였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신 건가요?조주상 감독(이하 조): 웹디자인을 10년 했는데 재미가 없었어요. 디자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엉뚱한 생각이 계속 났어요.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던 참에 ‘서울여성 디지털 디자인 공모전’이 눈에 팍 들어온 거죠. 마감이 일
중독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면서 중독예방과 연구에 대한 대학가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을지대에서는 중독문제에 관심이 많은 교수들이 힘을 모아 국내 유일의 중독재활복지학과를 만들었다. 2004년도에 학과 개설승인을 받아 2007년 제1기를 배출한 을지대 사회복지학과는 2008년 중독재활복지학과로 개명됐다. 중독재활복지학과 최삼욱 교수는 “사회에 수많은 중독문제가 있는데 국가적인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학문적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지원하고, 실무자를 양성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학과를 특화한 이유를 설명했다.중독재활복지학과
6·25의 종군기자들, 오뚝이처럼 일어서다6월 25일 아침 국방부 장교가 방송국에 가져온 보도 자료는 너무나도 허술했다. 이에 한 기자와 방송과장은 국방부 국장을 만나 원고를 다시 작성했다. 이 원고가 바로 전쟁이 발발했음을 알리는 국내 최초의 원고였다. 이 원고를 가지고 위진록 아나운서가 최초로 전쟁의 시작을 보도한 것이다. 서울에서 남북한의 격전을 발 빠르게 전달하던 KBS 방송국은 인민군의 공세에 6월 28일 첫 피난을 시작했다. 방송국 직원들은 한강 이남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또 밀리고 밀려 대전까지. 기자들은 대전방송국의
예술을 접하기 위해서 그동안 우리는 전시장을 찾아 가야만 했다. 그 공간까지 들어가야 비로소 예술은 우리를 만나줬으니 말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예술과 만나려 전시장을 찾아가기만 할 텐가? “관객이 찾아가서 보는 예술은 공간에 갇힌 예술이에요.” 손한샘 작가는 예술이 사람들의 공간으로 찾아가길 원했다. 고민하던 그는 마침내 삶에서 가출한 예술을 사람들 품으로 돌려보내는 ‘예술장돌뱅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예술장돌뱅이라는 이름은 과거 우리네 옛 장터를 누비며 물건을 팔던 ‘장돌뱅이’에서 따왔다. 다만 과거의 장돌뱅이와 다른 것이 있다
‘오가닉’ 하면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것은 푸른 채소, 촉촉한 갈색 흙. 그러면 오가닉에 예술이 더해진다면? 이웃문화협동조합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오가닉의 의미에 예술가들이 '공동체와 문화예술을 함께 즐기는 총천연색의 것들'을 더했다. 그래서 이문협이 재정의한 오가닉에는 예술이 자연스럽게 포함된다.9월 7일 수원 화성 성곽 뒤편의 소박한 마을 행궁동. 이 마을을 축제의 현장으로 들썩이게 한 오가닉 아트 페스티벌을 찾았다. 오가닉 아트 페스티벌의 서막은 문탁네트워크 이희경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주방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이번 본지 관상특집에서는 관상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64명, 오프라인 63명으로 총 127명의 학우가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 결과에 대해서는 부산가톨릭대의 최필진 교수에게 자문했다. 그녀는 관상 전문 포털 ‘페이스인포’의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최 교수는 50년간 관상을 연구한 아버지 구봉 최형규 선생의 대를 이어 관상학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립하고자 활동하고 있다. 관상을 본 적이 없어요설문조사에 응한 127명의 학우 중 단 13.4%인 17명의 학우만이 관상을 본 적이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불교 그리고 ‘수운교!’ 이름부터 생소한 수운교를 체험해 보기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청사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금병산 자락으로 이동하자 수운교입구가 나타났다. 수운교는 화합이다물 수, 구름 운. 수운교는 천도교를 창시한 최제우의 별호인 ‘수운’에서 비롯됐다. 수운교 본부에는 불상을 모시는 법회당과 도교의 하늘님을 모시는 도솔천이라는 성전이 모두 자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수운교가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선) 3교의 화합을 추구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수운교에서 신도 교육을 담당하는 오
어렸을 때, 막연히 ‘기자’라는 직업은 멋있어보였다.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사건의 진실을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내가 가졌던 많은 장래희망들과 함께 박봉에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는 사실이 ‘기자’를 내 마음에서 배제시켰다.고등학교 때 어느 과에 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아무 과나 상관없어요.’ 라고 말한 것도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버는 ‘회계사’라는 직업엔 과가 상관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대학 1학년이 되어 예상치 못한 사건을 여러 번 겪으며, 또 생각할 시간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