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수업 시간이 10분 남은 시점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번번이 오는 엘리베이터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또는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계단을 오른 뒤 헉헉대며 강의실로 향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문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필자도 셔틀을 타고 내려서 인문관에 도착하면 길게 늘어선 두 대의 엘리베이터 줄 때문에 체념하고 계단으로 7층까지 가는 일이 빈번하다. 물론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미리 강의실에 가 있는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은 강의 시
평소에도 교내 구성원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알리는 문자가 학교 측으로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긴 했지만 지난주에는 문자가 특히 많이 발송됐다. 지난주에는 우리 학교 고시반이 사용하는 건물인 양현관에서 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한 중앙학술정보관과 율전캠퍼스에서 각각 한 명씩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학교 측은 오늘부터 2주 동안 학사 운영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작년부터 지속된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졌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교내구성원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 하지만지난주에 발생한 확진자의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 등 세계 전역을 강타했고, 세계보건기구는 이에 따라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은 단순히 우리의 신체적 건강을 위협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정치, 문화 등 사회에 큰 변화와 혼란을 야기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의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따라서 우리 학교도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맞이해야만 했다.우리 학교의 수업은 2020학년도 1학기엔 전면 비대면 강의로만 진행되었고, 이어서 2학
수강신청 제도는 강의의 정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A강의의 정원이 50명이라고 하였을 때, 이 강의의 정원은 A강의를 가장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순서대로 채워지게 된다. 어떤 학생이 만약 자신이 수강해야 하는 강의 중에서 A에 대하여 가장 높은 선호도를 갖는다면, 그는 이 강의를 1지망으로 신청할 것이다. 만약 A보다 B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 그는 B를 1지망으로 신청하게 된다. 모든 학생들이 이러한 원리로 수강신청의 지망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모든 강의의 정원은 선호도의 순서대로 채워지게 된다. 이
한해의 끝에 신문사들은 해당년도를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뽑는다. 만약 올해의 성균관대학교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뽑는다면 단언컨대 인의예지가 될 것이다. 이미 성균관대학교 커뮤니티에는 많은 학생이 인의예지와 관련된 글을 썼고 이제는 하나의 밈이 되었다.인의예지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뜨거운 단어가 된 것은 2020학년도 성적 평가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총장의 답변으로 시작된다. 코로나 장기화로 대부분의 대학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적 평가는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교수 재량으로 A
바야흐로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이 세계를 뒤흔드는 등 시시각각으로 세계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 세계의 국가들이 연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는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세계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 학교 또한 2015년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지정된 후 코딩 수업을 의무화하고 소프트웨어 대학을 신설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필자도 그런 학교의 노력에
2018학년도 2학기 개강 후 우리 학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하나 더 설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바로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이었다. 이미 내 스마트폰에는 '킹고-M', '아이캠퍼스 3.0', '수강신청', 'SKKU 학술정보관' 등 네 개의 우리 학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새로 도입한 전자출결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치하고 말았다. 전자출결이란 학생 스스로 출석 시간에 맞춰 강의실 내에 설치된 비컨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출석을 확인하는
‘강의평가 미참여 시 성적열람 이의신청이 불가하오니 참고 바랍니다.’입학한 후 중간고사 기간에 학교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보고 왜 강의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적을 볼 수 없을까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그때 한 교수님께서 강의평가는 학생들이 성적열람의 권리를 갖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의무라고 말씀해주셨다. 바로 이해했고, 강의의 이러한 부분은 좋았으며, 어떠한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쓰며 첫 강의평가를 했다.GLS에서 하는 강의평가, 줄여서 강평은 중·고등학생 때 하던 교원능력개발평가와 비슷한 공식적인 학교 일정이다. 하
장면 하나.수년 전, 총학생회가 횡령 의혹으로 인해 거의 유명무실해지는 사태에 처했다. 감사 요구와 총학생회 집행부 총사퇴가 잇따르고, 회장단 탄핵 요구가 학우들의 서명운동을 통하여 일어나는 등 학우들의 분노가 캠퍼스에 일렁였다. 하지만 당시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지 못했다. 관련하여 학생회칙이 정비되어 있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회칙조차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퇴한 재무담당 집행부가 삼백만원에 이르는 총학생회 사업비를 차기에 이월하고자 법원에 공탁을 하기도 했을 만큼(심지어 이 돈도
어렸을 적 행운의 편지라는 것이 있었다. 조악하게 복사된 인쇄물이 우편함에 놓여 있었고, 내용은 그 편지를 몇 통 복사하여 발송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행운의 편지는 몇몇 미신적인 것을 신뢰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냥 웃음거리에 불과했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이들은 매우 드물었다. 행운의 편지는 한때 유행을 타고 이메일로 옮겨가고 문자로 돌다가 어느샌가 자취를 감추었다.행운의 편지가 왜 웃음거리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자. 인쇄물의 끝에 친절히 사례까지 들어주며 행운이 올 것을 강조했으나 우
예정된 시간은 다음 날 아침 7시였다. 시간표를 바꿀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아직 시간표를 완성하지 못한 학생들은 내일 아침 반드시 원하는 강의를 잡으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모두가 수강신청 서버가 닫혔다고 생각한 그 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또 ‘터졌다.’ 서버도 터지고 내 복장도 터졌다. 아침 7시로 열리기로 되어 있던 수강신청이 아무런 공지도 없이 자정에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수강신청 사이트를 확인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7시간. 일러도 너무 일렀다. 모 커뮤니티 사이트는 자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성균관대의 봄 축제가 명륜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렇게 한 학기에 한 번씩 열리는 학교 축제는 학업에 지쳐있는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해방구가 되곤 한다. 하지만 매년 축제에서 반복되는 몇몇 문제점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동안 ‘축제니까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나쳤던 문제들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축제 이후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는 대표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늦은 밤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공간을 보면 각종 쓰레기
기존의 게시판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소통의 창구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대학가에 시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바람이 불며 게시판은 학생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뜨거운 논쟁의 장이 됐다. 각지의 학교에서 수많은 대자보가 게시되며 무관심했던 학생들도 시국에 대해 눈 뜰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를 건강한 현상이라고 봤다.우리 학교 학생들 또한 시국을 묻는 대자보를 게시판에 부착했고, 이후에는 교내 학생회 선거에 대한 의문을 담은 대자보를 게시하기도 했다.
2013년 하반기의 가장 큰 화젯거리 중 하나는 대학생들의 대자보운동이었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확산되면서, 과거 세미나, 광고, 취업 프로그램 홍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게시판 또한 프로젝트 ‘류’, 성대신문의 결호사태, 철도 민영화 등 각종 교내외의 문제에 대한 대자보로 물들어갔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을 보여주는 대자보들이 모두 온전하게 게시판 위에서 자신들의 기능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들의 기능을 못 하게 됐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가 사라져 이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또 붙고,
필자가 듣는 기초인문사회과학 수업과 핵심균형교양 수업은 대부분 70명 정원이다. 이보다 더 인원이 많은 수업은 140명 남짓한 학생이 수강하기도 한다. 그나마 정원이 적은 수업은 영어발표(20명)나 학술적 글쓰기(30명)가 전부이다. 때문에 수업은 거의 대부분 일방적인 강의로 이뤄진다. 교수님께서 설명을 하시면 학생들은 받아 적는 수업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이다. 학생 수가 너무 많아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에 신경 쓰기엔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 때문에 본인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수님과 학생 사이의 진정한 소통이 형성되
지난 여름, 우리학교 재단인 삼성재단이 실시하는 복지공익사업 중 하나인 삼성드림클래스 캠프에 참여해 소외계층의 중학생들을 위해 영어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제가 맡은 학생들은 기초학력과 학습의욕이 도시지역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관심만큼은 그 누구보다 빛났습니다. 어느 학우가 그들을 가르쳐주었다고 해도 제가 느꼈던 보람과 감동을 똑같이 느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현재의 능력이나 부모의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각자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이뤄 나갈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
지난 학기까지만 해도 인사캠 각 건물 입구에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 흡연하는 학생들을 늘 볼 수 있었고 흡연을 하지 않는 학우를 포함해 대부분의 학우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인문관, 호암관, 수선관, 경영관 입구는 많은 학생에게 흡연구역으로 공공연하게 생각된 곳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가 되자 흡연자들이 습관적으로 이용하던 곳에 설치돼있던 긴 원통 모양의 재떨이가 전부 철거됐다. 이와 더불어 금연구역이라는 푯말이 각 건물 입구에 부착됐고 별도의 흡연구역 안에 표지판도 함께 부착됐다. 학교 당국에서 깨끗한 학
근 두 달여 동안 경영관 열람실은 참 시끄러웠다. 행정고시와 CPA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시험 막판에 많은 불편을 겪었다. 그런 산고 끝에 마침내 경영관 학식은 낯선 프랜차이즈 간판들이 즐비한 푸드코트로 변신했다. 변신은 좋다. 과도한 인테리어로 좌석 수가 줄어든 것도 눈감아줄 수 있다. 근데 가격이 폭증했다. 가장 싼 메뉴가 3,500원으로 1,500
첫 만남부터 우리는 맞지 않았습니다. 2010년 힘든 재수생활 끝에 합격한 대학. 똑같은 빵틀에 박혀 구워져 나온 것 같은 중등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교육, 원하는 캠퍼스라이프를 만들 수 있다는 야망 아닌 희망. 하지만 이 원대한 꿈은 수강신청이라는 놈과 마주한 순간부터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들으려면 열정이 있어야 하는
‘성대한꿈’ 축제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동아리 연습을 위해 학교에 갔다. 안국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후문으로 등교하기 때문에 수선관에서 학생회관까지 길을 따라 쭉 내려가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을 보았다. 운동장, 노천극장과 금잔디에 홍보종이, 과자봉지, 일회용 그릇, 캔, 짜파게티 면발 등이 잔뜩 널려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