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이 끝나고 막 대학 입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재수를 결심한 친구와 술집에 갔다. 친구는 다음날 재수학원에 들어간다며, 빨간 상표가 달린 소주를 들이켰다. 이내 한 병을 통째로 비우더니 재수하기 싫다며 엉엉 울었다. 완전히 뻗어버린 친구의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끌고 가려 술집에 등장한 엄마를 보며 친구는 또 엉엉 울었다. 친구는 비수도권 대학에 합격한 상태였다. 대학 가기 정말 어렵다. 정정하자면, 원하는 대학 가기 정말 어렵다. 학문의 상아탑이 취업사관학교로 변모하면서 학생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수도권 대학이 됐다.
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코린이’다. 코딩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코딩을 막 시작한 초보라는 뜻이다. 심지어 수강하는 강의도 ‘딥러닝 유치원생을 위한 입문 강좌’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면 ‘주린이’, 헬스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헬린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O린이’는 특정 분야의 초보를 지칭한다. 보고만 있어도 귀여운 아이들을 표현하는 언어로 내 특성을 표현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 재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미디어와 상품명 등에 사용된 사례가 즐비하다. 최근 공공기관에서도 ‘O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이다. 지난달 23일
청년들의 삶에 가뭄이 들었다. 주거와 일자리를 포기하는 세대다. 3만원이 넘는 옷을 사기 두렵다며 자가로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 졸업할 때까지 5000만원을 모으는 게 목표라는 후배가 보인다. '어디든 좋으니 일단 취직하라'는 아빠와 '그러면 평생 비슷한 직장을 전전해야 한다, 요새는 정말 이직하기도 힘들다'는 엄마의 말이 들린다. 그렇다고 5000만원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도, 어디든 좋으니 일단 취직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꿈을 꾸는 게 꿈인 세대다.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사회
영화 은 필자의 인생 영화 리스트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명작이다.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이자 무대로 전 세계를 홀렸던 실존 인물 P.T.바넘의 이야기를 가져온 영화로, 화려한 뮤지컬이 러닝타임 동안 필자를 즐겁게 해준다. 하지만 바넘이라는 인물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쇼와 그를 위한 홍보를 빌미로 거짓말도 서슴지 않은 탓이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속일 수 있고, 사람들은 기만당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크림브륄레, 산딸기, 요거트, 말차초코칩…. 세상에는 다양한 맛의 마카롱이 있다. 다같이 모여서 마카롱을 먹을 때 인기순위 1위는 단언컨대 산딸기다. 민트맛 마카롱은 취향을 탄다. 언젠가 친구들과 16개입 마카롱을 시켰을 때 사장님께서 포스트잇으로 마카롱 맛별 위치를 표시해준 적이 있다. 포스트잇을 갖고 있던 난 좋아하는 맛만 쏙 골라먹을 수 있었는데, 친구들은 마카롱의 색만 보고 좋아하는 맛을 골라내기 위해 꽤 고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정보의 독점과 불균형은 이같이 독선적이고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마카롱’의 위치로 나에게
눈이 마주친다. 유관순 열사와, 윤봉길 의사와, 링컨과, 나이팅게일과, 앨런 튜링과. 온라인 가계도 플랫폼 ‘마이헤리티지(MyHeritage)’가 새롭게 공개한 딥노스탤지아(Deep Nostalgia)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같이 짧고 강렬한 만남이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마이헤리티지 홈페이지에 접속해 얼굴이 나온 적당한 크기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돌아가신 선조와 역사적 인물, 조각상까지도 괜찮다. 딥노스탤지아는 얼굴과 이목구비만 정확히 보이면 사진이건 그림이건 모두 움직이게 만든다. 혹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을 만들어
얼마 전, 발렌타인데이. 편의점 앞에는 보란 듯이 화려한 초콜릿이 즐비하다. 명동 한복판에는 꽃다발과 함께 행복한 표정으로 무장한 연인들이 여럿 보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 날 무엇을 보았는가. 평소와 다름없지만 조금은 들뜬 그 날, 기사에서 우연히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들'을 접했다. 카카오 농장에서 눈물 섞인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16세 미만의 나이에 카카오 농장으로 끌려가 수년간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일한다. 무게가 45kg이 넘는 카카오 열매 자루를 나르고, 보호 장비는 사
입후보자 심사에서 자격 박탈돼선거 자체 무효, 후보자 등록부터 진행 제53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무효 처리됐다. ‘S:Energy’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입후보자 심사에서 탈락하는 일이 벌어지면서다. 지난 5일 제53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입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후보자 등록 결격 사유’로 인해 후보자 자격이 박탈됐다고 발표했다. 총학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선거시행세칙 제6조제1항에 따라 추천인 명부를 포함한 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추천인 명부에는 소속 캠퍼스 *정회원 1
학교 측과 의견 차이로 교육 공약 미완수올해가 마지막이라던 스꾸터, 여전히 보류제52대 총학생회 이루리(인사캠 회장 박동욱, 자과캠 회장 전우중)가 이번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 학기에 시행했던 이루리 공약 중간 점검(본지 제1664호 ‘이루리 공약 이행률 63%, 코로나19에도 선방’ 기사 참조)에 이어 이번 호에서 최종 점검에 나섰다. 1면에서는 양 캠퍼스의 공통 공약 이행 여부를, 2면과 3면에서는 각각 인사캠과 자과캠의 개별 공약 이행 여부를 살펴봤다. 끝내 교육 공약 다 이루지는 못했다이루리는 △세
어느덧 가을의 색을 입은 자연과학캠퍼스. 한 해가 끝나가면서 학생자치기구의 임기 또한 마무리되는 상황이다. 이에 성대신문 보도부는 이번 호에서 자과캠 학생자치기구 장을 만나 공약 이행 여부를 짚어봤다. 인사캠 공약 점검은 지난 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공약’ 입력, 엔터!공과대학(이하 공대) 학생회 EN-터(회장 강민재, 이하 엔터)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난 5월부터 활동을 개시했다. 지난 학기가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됨에 따라 엔터는 비대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온라인 개강과 오프라인 개강을 위한 공약을 분리해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학기가 온라인-오프라인 혼합 수업으로 이뤄졌음에도 지금까지 엔터가 이행한 공약은 모두 온라인 개강만을 위한 공약이었다. △공동구매 물품 확대 △대여사업 물품 확대 △선후배간 친목을 위한 연결 프로그
위기에서도 빛난 프리즘정보통신대학(이하 정통대) 학생회 PRISM(회장 채민석, 이하 프리즘)의 공약 대부분은 미이행으로 그친 대신 공약 외 다양한 추가 사업을 진행하는 노력을 보였다. △동아리 예산 지원 △소모임 강화 및 공간 대여 △진로 서포터즈 및 취업 스터디 △해동 행사 진행 공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이행되지 못했다. 또한 동아리방을 보수하겠다는 공약은 건물 전체 리모델링이 예정돼있어 당장은 어렵다는 행정실의 입장에 따라 무산됐다. 지난 학기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실험실습 수업이 폐강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