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쟁이’라는 말이 있다. 토토, 프로토 등 스포츠 도박에 빠진 사람을 속칭하는 은어다. 또래 학우 중 한두 명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풍문으로라도 이 용어를 들어는 봤을 것이다. 지레짐작하는 이유는 대학가에 토쟁이가 실로 많은 까닭이다. 2014년 한국심리학회가 펴낸 한 논문에 따르면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 전체 가입자 중 34%가 20대 대학생이다. 2012년 조사 때보다 3~4배 증가한 수치다. 이 글을 읽는 학우 본인이 토쟁이일 수도 있겠다.토토에 이어 최근 가상화폐 열풍이 거세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공터라는 것은 주택과 주택들 사이에 있는 버려진 땅이다. 아무런 역사적인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 될 만한 건물이 들어있지 않은 것. 내가 이 가건물에서 산 것 같다. 지난번에도 광화문에 나갔다가 태극기 흔드는 사람들 보고 또 ‘계속 철거되는 가건물 안에서 살아왔구나. 또 헐리겠구나, 또 헐리겠어. 며칠 사이면 또 헐어버리는’ 그런 슬픔을 느꼈다. 그 ‘공터에서’라는 제목은 그런 나의 비애감과 연결이 되어 있는 제목이다.” (2017. 2. 17. 김훈 신작 ‘공터에서’ 출판 기념 SBS 기자간담회 中)오늘날의 한국은 ‘공터’다.
OECD국 중 자살률 1위… 부조리 만연해카뮈 “부조리 직시하며 끝까지 살아가야”한 사회의 절망적 풍경에 대한 섬뜩한 비유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화여대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나서 “한국은 집단 자살 사회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간담회에서 취직과 결혼, 출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결혼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성장률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재정이 악화된다”며 “이런 악순환은 집단 자살로 가는 길”이라 말했다고 한다. ‘집단 자살로 가는 길’
정치에는 모기 눈곱만큼도 관심 없던 공대생 친구가 “요즘 정치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휴 마지막 날 술자리에서의 일이다. 왜 그러느냐 물으니 “탈원전 기조를 공학만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헛웃음부터 나왔지만, 20여 년 우정을 생각해 마음을 헤아려보니 공학으로는 채울 수 없는 이해의 빈틈을 정치로라도 메꿔보고자 하는 시도인가 싶었다. “이 무슨 허망하고 민망한 짓이냐”며 괜히 놀려주려 했지만 친구의 태도가 사뭇 진지해 참았다. 지난 10일 서울대 공과대학(이하 공대) 학생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 영화 남한산성(오는 10월 3일 개봉) 예고편에 등장하는 문구다. 영화의 배경은 1636년 병자호란이다. 그해 겨울, 압록강이 얼어붙어 길이 되자 청군(靑軍)이 쳐들어왔다. 그들은 말을 달려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한양에 도달했다. 임금의 어가는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신하들은 어명에 따라 종묘의 신주와 사직의 위폐를 떠받들고 산성으로 몰려갔다. 일사천리로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 국운(國運)의 고립은 운명이었던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는 동북아의 국제전쟁 시기였다. 일본을 통합한 도요토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지역이기주의 민낯'자연상태' 벗어나는 것이정의로운 사회 이루는 일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다. “제발 아이들 학교 다닐 수 있게 해달라”며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특수학교는 혐오시설 아니다”며 큰절 올리기도 했다.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높았다. “쇼하지 마라” “쟤 내보내”라는 고성이 오갔다. “왜 굳이 여기에 특수학교를 지으려 하느냐” “장애인들이 왜 이렇게 많냐”는 소리도 들렸다. 지난 5일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 보도 영상은 슬프고 기막혔다. 님비(NIM
과학적 사고란 머릿속 큰 단어에 정교한 가위 들이대는 일오늘날 한국 사회에 거대한 개념들 횡행해… 과학적 사고 절실“구분하는 것이 곧 과학이다.” 교수님께서 science(과학)와 scissors(가위)의 라틴어 어원은 같다는 것을 예로 들며 말씀하셨다. 1학년 1학기 문학입문 수업에서의 일이다. 문학을 배우는 자리에서 무슨 경위로 과학을 논하게 됐는지, 5년이 지난 지금 알코올에 풍화된 필자의 뇌로는 도무지 기억나지 않지만 교수님께서 science를 인간의 ‘앎’ 또는 전반적인 ‘학문’의 의미로 사용하셨으리라 짐작하고
정돈되지 않은 것에는 누구나 불안 느껴불안에 발버둥치는 것이 곧 정리정돈한 독일인이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자 지나가던 다른 독일인이 다가와 묻는다. “Alles in Ordnung?(알레스 인 오르트눙?)” 괜찮으냐는 뜻이다. 이 문장은 심오하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모든 것이 정돈 속에 있니?’다. 다듬으면 ‘모든 것이 잘 정돈되어 있니?’ 정도다. 이 ‘정돈’을 묻는 말이 독일에서는 ‘괜찮니?’로 쓰인다. 영어의 ‘Are you OK?’와는 질감이 다르다. ‘Are you all right?’과도 결이 다르
남자가 화장을 해?얼굴에 분을 찍어 바르고 있는 거울 속의 본인을 대치하고 있노라니 허망했다. 남자가 화장이라니. 화장은 여자들만의 권리이거나 의무 그사이 어디쯤일 것이라 생각해왔다. 민낯을 벗어날 수 있는 무기로써, 혹은 민낯을 가려야만 하는 족쇄로써 화장은 여자들만의 그 무엇이라 여겨왔다.하물며 남자의 화장이랴. 기자에게 화장하는 남자란 성소수자이거나 영업 전략에 충실한 남자 아이돌 스타 정도였다. 이들은 영육일치(靈肉一致) 사상에 따라 외모를 가꾸었다던 신라 시대 화랑과 같이 고대 적 먼 나라 이야기 속 인물들처럼 느껴졌다.운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한센인들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지난 2월 15일 대법원은 정부 정책에 의해 단종·낙태 수술을 받은 한센인 남성 9명에게 3000만 원, 여성 10명에게 4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한센인들에게 시행한 단종·낙태 수술은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행위로서 그에 관한 동의·승낙이 없었다면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태아의 생명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인간으로서의
지난달 25일 오후 1시 40분, 무연고사망자 박대흥(가명) 씨와 김명구(가명) 씨의 관이 실린 봉고차가 서울시립승화원으로 들어왔다. 봉고차는 검정색 리무진의 운구행렬 사이에서 홀로 회색이었다. 검정색 리무진들은 승화원 본관에 닿은 행렬의 머리부터 차례대로 정차했다. 멈춰선 리무진에서 관이 내릴 때 울음소리가 인파들 틈에서 터져 나왔다. 회색의 봉고차는 검정색 리무진이 줄지은 포장도로 옆 갓길에 정차했다. 봉고차에서 관들이 내릴 때, 인파는 봉고차를 등지고 멀었다. 관들은 차례대로 화장로에 입관했다.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이곳 서울
기억에 남는 사례는.부: 27살 청년이 있었다. 17살 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아버지와 따로 살고 있었는데 10년 뒤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연락이 온 거다. 27살이 무슨 돈이 있겠나. 시신 인수를 포기했는데, 그 청년이 구청에 연락해 화장날짜를 알아낸 뒤 우리에게 찾아왔더라. 우리랑 얘기하는데, 아버지가 원망스럽지만 자신은 예를 다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날 이후 그 청년을 본 적은 없지만, 그 청년은 살아가며 아버지라는 존재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만약 오지 않았더라면 그 청년의 경우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의 집 안방에서 유품정리업자와 폐품정리업자들과 기자가 둘러앉아 고개를 처박고 자장면을 먹었다. 안방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공부방과 대치하고 있었다. 거실에는 오전 작업 때 쓸어 모은 각종 폐품들이 어지러이 늘어져 있었다. 거실을 가로질러, 공부방으로부터 건너오는 냄새는 콧등을 찌르며 넘어왔다. 온 집안을 둘러싼 날 선 냄새에 코가 얼얼했으나, 코끝을 간질이는 자장 냄새는 기어이 기자를 허기지게 했다. 당혹스러웠지만, 가구를 옮기고 책들을 쓸어 담고 수많은 옷가지를 포대에 구겨 넣은 오전의 육체노동에, 점심의 허
보도면 비판해 달라.1면의 제목들이 모호하다. 제목 안에 정보가 없다. 두 제목이 ‘코어 사업…극복될까’와 ‘평택 사이언스 파크…해소되나’로 끝나는데, 모두 의문문으로 뭉뚱그렸기 때문인 것 같다. 평서문으로 끝맺어서 확실한 정보를 전달해주었으면 좋았을 듯싶다. 2면의 대학원 총학생회 당선인 인터뷰는 편자주에서 이미 당선인을 소개하고 있는데, 인터뷰 첫 질문이 ‘본인 소개를 해 달라’여서 아쉬웠다. 이미 나온 정보들이 겹쳐있어서 불필요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사회면 비판해 달라.거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
우리 학교 경영대학(학장 한상만 교수·경영)이 주관한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초청 특강이 지난 2일 우리 학교 인사캠 경영관 33B101호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엘스비어는 의학 및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출판사이며, 최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지 회장은 엘스비어 그룹의 현직 CEO로서, 동양인 최초로 국제출판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포브스아시아 선정 ‘성공한 재미동포 25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이번 특강은 ‘세계 최대 출판기업 엘스비어의 CEO가 들
“저쪽은 다 외국 애들이지”라고 말하는 잡부의 수염이 희끗했다. 그는 차도 건너편을 바라보며 보리차를 마시고 있었다. 보리차는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고 있었다. 보리차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따라 상 위에 정렬했고 잡부들은 차례 없이 가져가서 마셨다. 새벽 공기는 찌르듯 찼고, 보리차에서 김이 났다. 찌르듯 찬 새벽 공기에, 잡부들의 보리차는 필사적으로 보였다. 보리차가 담긴 보온 통을 옮기던 한 자원봉사자에게 다가가, 매일 나오는 것이냐 물으니 “빨간 날 빼고 다 나온다”고 말했다. 왜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날이 추우니까”라고 말하며
학생회에 발을 들이게 된 이유는.고등학교 시절 과학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2학년 때 동아리 부장을 하게 되었는데, 일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었고 그 일들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러한 경험을 대학에서도 이어가고 싶었고, 대학교 1학년 때 학생회에 발을 들이게 됐다.공대 학생회 공상을 소개해 달라.‘공대인이 상상하는 대학생활’이라는 의미다. 학우들을 위해, 우리 학생회는 다른 학생회에서 했던 사업들 중 성과가 좋았던 사업들을 찾아가면서 벤치마킹했다. 그 예로 자연과학대학에서 디퓨저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반
애독자라고 들었다. 성대신문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평소 신문 읽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기숙사에 살아서, 일반 신문은 챙겨보기가 쉽지 않더라. 성대신문은 학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신문이었다.정제된 언어라니 무슨 말인가.지난 1590호에 실린 ‘인간을 향하기에 더욱 인간다운 학문, 인간공학’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소재도 참신했고 그것을 담아낸 언어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 후 성대신문에 더 관심을 두게 됐고, 참신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다룬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성대신문을 매주 챙겨 읽는다.
지난달 29일부터 우리 학교 인사캠 600주년 기념관 1층 우리은행 창구에서 대출 업무를 제외한 전반적인 은행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다.600주년 기념관 1층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인터넷프라자로 개설되어 업무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에 가능했던 △입금 및 출금 △예금 신규개설 및 해지 △인터넷뱅킹 신규 및 제신고 △통장 제신고(분실, 훼손 외) △신용카드(체크카드) 발급 및 제신고 업무 외 추가적으로 △자기앞수표 발행 △해외송금 및 환전 △집합투자상품·신탁상품과 같은 수익률 변동형 상품 판매 등의 업무가 새로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이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하 공시생)이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 5월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15세~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65만 2000명이며, 이 중 일반직 공무원 시험 준비자가 25만 6000명으로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약 40%를 차지했다. 약 22%를 차지한 일반 기업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는 젊은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 포털 알바몬이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