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짐으로 인하여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하였다. -태종 7권, 4년(1404 갑신 / 명 영락(永樂) 2년) 2월 8일(기묘) 4번째 기사에서 조선 시대 왕들은 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기억될지 두려워하며 실록에
인간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 지구엔 강대한 외계 존재들이 있었다. 인간이 나타난 이래로, 사람들은 미신과 주술, 꿈속 환상으로만 이들을 얼핏 볼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런 방식으로 우연히 외계 악신(惡神)들을 만나는 운 없는 사람은 파국에 다다른다. 그들이 부활할 때, 세상은 광기와 유혈에 물들 것이다. 이것이 공포 문학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하워드 필립스 러브
책 안 읽는 이 시대에, 한 만화를 만들기 위해 600여 권이 넘는 서적을 참조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여기 동서양의 고전 원문을 종횡무진하며 독해하고, 몸소 라틴어와 희랍어를 공부하는 만화가가 있다. 바로, 국내에 몇 없는 ‘인문학 전문’ 만화가 김태권 씨다. 유수빈 기자(이하 유) 사전조사를 굉장히 많이 하시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게으른 영혼도 언젠가는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뭘 해먹고 살아갈지가 고민인 와중에 진짜 빌어먹을 인문학으로 먹고사는 사람을 만났다. 참으로 부럽기 그지없었다. 필자도 언젠가는 그걸로 빌어먹고 살고 싶은데, 라는 막연한 낭만이 떠오른다. 그래놓고 정작 노력하는 건 없다. 한 마디로 무위도식하며 살고 있다.필자라고 눈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서, 툴툴
“수원에 오니까 공기가 좋았습니다.”지난 17일, 자과캠에 발을 내디딘 한양대학교 물리학회 ‘하바액션’의 소감이다. 맑은 공기 덕에 물리 하기 딱 좋은 환경이라는 이들. 그들뿐만 아니라 △서강대 △숭실대 △중앙대 등지에서 온 학우들도 속속들이 제2과학관에 모였다. 바로 우리 학교 물리학회 ‘하바너머&rs
오늘도 당신은 전쟁터에서 돌아왔다. 대충 씻고 나서 기계적으로 게임기를 켠다. 동료 플레이어 때문에 속을 썩일 때, 게임 회사에 문의했을 때 뻔뻔한 대답이 온 것을 확인했을 때, 게임 하다 막히는 부분이 나면 짜증이 난다. 그래도 게임은 즐겁다. 왜냐하면 게임은 현실보다 훨씬 덜 끔찍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즐겁다게임 플랫폼 '스팀'에는 등록한 게임을 몇
2001년의 노동절, 이탈리아의 도시 밀라노에서 한 단어가 등장했다. 그것은 불안정하다는 뜻의 ‘프레카리오(precario)’와 산업노동자 계급을 일컫는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성해 만들어진 프레카리아트(precariat)다. 일본과 한국에도 점차 퍼지고 있는 이 단어는 무슨 뜻일까.불안정한
“S.U.B.S. 성균관대학교 방송국입니다.”올해 40회를 맞는 성대방송국 방송제 ‘씨-스루(see-through)’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지난 1일 자과캠 대강당에서 울려 퍼졌다. 이번 자과캠 방송제는 방송국 내부 제작 작품을 발표하는 1부와 초대가수 NS윤지를 만나보는 2부로 구성됐다.1부에서는 △자유영상 &
매년 봄의 가운데서 시작해 끝자락에 막을 내리는 대학로 축제가 있다. 바로 올해 34회를 맞는 다. 이 연극제는 1979년에 시작해 한국의 공연예술계를 대표적으로 활성화한 축제로 자리 잡아왔다. 이번에는 15일부터 5월 12일까지 28일 동안 △아르코 예술극장 대·소극장 △대학로 예술극장 대·소극장 △예술공간
방송 후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침묵의 봄』이 막 출간됐을 때도 물론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몇 주 전 방영된 'CBS 리포트'의 레이첼 카슨 인터뷰가 살충제 논란에 제대로 기름을 부었다. 책을 읽지 않았던 많은 사람의 입에서도 카슨과 그녀가 제기한 살충제의 안전성 문제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정부와 살충제 제조사, 그리고 이들의 사주를 받은 과학
지난 11일 인문관 강의실 31706호에서 문과대 제1회 정기토론회가 약 3시간 동안 열렸다. 문과대 학생회 ‘문워크(회장 이규정·철학11, 부회장 정태영·독문09)’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의 주요 주제는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전부개정법률안의 항목 중 하나인 ‘대학 내 음주 금지안&rs
창작물이 현실처럼 그럴듯하게 보여야 한다고들 말한다. 진짜 일어날법한,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환상’적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특히 시대극과 함께 공상과학 영화들은 ‘과학’이 붙었다는 이유로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인류의 호기심 덕분에 근 30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