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작: <인간의숲>가작: <여독>, <낮달>영화 <일 포스티노>(1994)에서 세계적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우편배달부 마리오에게 시의 비밀을 알려준다. 그것은 ‘메타포(metaphor, 은유)’이다. 처음 듣는 단어에 어리둥절해진 마리오에게 네루다가 설명한다. “메타포는 말하고자
오늘도 햇빛에 꼼짝없이 당했다.영원히 눈을 감고 싶던 영겁의 시간을 거쳐또다시 눈을 떴다.박스 틈 조붓한 사이로,활보하는 가랑이들이 보인다.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갈 정답들이다.나도 언젠가 집에서 나왔다.나도 언젠가는 알았던 것 같다.가족이라는 얼굴 없는 사람들.희망이라는 피 끓는 단어를.아침 배식에 몸 달아덮고 있던 신문지를 벗고 일어서는데더러운 종이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진작에 동은 텄는데 희므레한 달이 여직까지 겨울 아침 물빛 하늘 언저리 아슬히 걸려있다고, 제 때를 모르는 미련처럼 말이에요제 몸 위에 음각된 그리움 가만히 품어 버리고는,서리 같은 달무리 둘러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는 것 쯤 개의치 않는다며 웅크린 저 자꾸 뜯어낸 상처딱지마냥 아물지 않는 낮 달 당선소감부끄러운 시가 상을 받
어느덧 봉오리를 활짝 열었던별들도 지고새로이 볕이 들면도시는 회색 공간인간의 숲그 안에꿈을 꾸는 자가 있다인간의 숲그 안에는 쾌쾌한 땀 냄새와답답한 열기를 내놓는무수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인간이라는 수많은 나무가 있다무수한 나무그 속에는한 그루 한 그루 눈에 보이지 않은 꿈을 위해확신의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는자신의 미래를 위해자신의 피를 마시며자신의 생명을
우수작: 소설 , 소설가작: 시나리오 이번 성대문학상 산문부문 공모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이 채 안 되는 12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그 중 두 편은 각각 시나리오와 희곡이었다. 응모 기간이 짧았다고는 하나 크게 줄어둔 숫자였고 작품들의 성취 수준도 고만고만했다. 어쩌면 거
등장인물 형사+백수?박천민(조준휘) 기자?나대영(정혜원) 언니?양귀비(백예리) 교수?박사임(한송연) 애인?변태균(김진우) 실종남(녀)-양성민 #1. 경찰서 내부 (반장/기자/언니/애인) 무대 중앙 or 오른쪽 한 켠 핀 조명이 켜진다.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서서 옷매무새와 얼굴을 가다듬다 조명이 켜지자 당황한다. 하지만 이내 집중하고 정면을 본다.자신감 있는
그 남자의 매력수업을 잘못 선택했다. 제기랄, 수강신청 기간은 이미 끝났는데 어쩌자고 예술과 철학을 선택했을까? 돈벌이, 심지어 밥벌이도 안 되는 학문을. ‘현대예술철학의 이해’는 이해는커녕 짐작도 안 된다.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교수 강의가 제2외국어처럼 들린다. 예술에도 철학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기분 좋을 때 귀
나무 사이로 고개를 디밀고 있던 라이플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첫 총소리의 울림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그제서야 숲의 동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서 뿔뿔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던 총이 접히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사내가 쩔뚝대며 걸어 나왔다. &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