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과목을 수강하거나 개론서를 읽을 때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고전시가는 ‘시’이면서 ‘노래’였다는 얘기다. 기억력이 좋다면 ‘시언지 가영언(詩言志 歌永言)’이라는 옛말도 떠오름직하고, 시가를 ‘옛노래’로 적어놓은 몇몇 책의 이름도 생각날 것이다. 이 용어에 따르
가을이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그저 익숙한 표현으로 다가오는 그런 가을이다. 명륜동 캠퍼스를 자주 산책하면서 계절이 지나가는 모습을 유심히 본다. 지금 금잔디 광장은 진한 녹색으로부터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그러나 이름에 걸맞는 노란색으로 바뀌었고, 그 옆에 외로이 서있는 감나무는 이제는 잎사귀보다 빨간 감이 더 많이 달려있고, 호암관 앞 모과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iological Diversity)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아는가?2000년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지구환경정상회의에서 생물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제정한 날이다. 왜 이런 날이 제정되었을까?생물학적 다양성이 도대체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 같은 것이라는 인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이른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될 전망이다. 생산인구의 감소는 물론 저출산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현상이며 일본에서는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 한편 UN은 2025년에 즈음하여 지구상의 많은 나라에서 인구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듣는 이에게 저출산·고령화는 활력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미래의
본교는 경쟁대학인 서울대나 연고대를 넘어서 학부교육 선진화사업(ACE)에 선정된 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최우수 평가를 받아 글자 그대로 “ACE of ACE"로 우뚝 서고 있다. 대규모 종합대학 중 학부 교육을 가장 잘하는 학교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학부대학은 학부제로 입학하는 2천8백여 명의 신입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면서 전공을 배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도대체 한마디 말로 어떻게 천 냥이나 되는 많은 돈을 갚을 수 있겠는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진정(眞情)이 담긴 한마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으며, 진심(眞心)에서 우러나오는 말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 그러니 천 냥 아니라 만
지난달 24일, 대만에서 개최된 제4차 국제한학회의(國際漢學會議)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몇 가지 상념에 잠겨 있었다. 이 회의는 대만 최고의 학술기관인 중앙연구원이 10년에 한번 개최하는 학술행사로서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중국학 내지 동아시아학 학술회의이다. 그동안 수많은 국제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였지만, 이 학술회의에 초청된 것만큼
우리 속담에 “산 입에 거미줄 치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이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죽지 않고 그럭저럭 먹고살아가기 마련임을 빗댄 것이다. ‘사람의 입에 거미줄’이라는 조상들의 발상이 참 재밌다. 도시에서 거미줄은 보기 힘들다. 거미줄 하면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골의 움막이 떠오른다. 낭만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파토스, 나의 정열을 그대의 감성에 통하게 하라."2011년 여름에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하기 전에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한국일본미술큐레이터로 근무하는 동안, 2011년 봄에 특별전 “The Lure of Painted Poetry: Korean and Japanese Art (한일미술에서 시적 회화를 향한 동경)”
10년 여 재직한 우리 학교를 떠나 새로운 우리 학교에 자리잡은 지 1년이 되어간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전공분야인 로마법과 민법이 자유에 기초하고 자유를 뜻을 알리는 학문분야라고 생각하며 나름 자유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애쓴다. 자유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단어이다. 그럼에도 구체적으로 자유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정의가 그러하듯 사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에 부임한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임용된 후 초창기에는 에너지관련 연구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강의 자료를 작성하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소모하였다. 왜냐하면 에너지과학과는 “에너지”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융합된 새로운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고, 또한 학제간의 융합교육을 통해 폭넓은 전문 지식을 전
사람들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즐거운 일도 많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맞이하게 된다. 특히 병이 나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경제적으로 곤궁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의 조상들은 두레, 계, 품앗이 등을 통하여 상부상조하는 전통을 가지기도 하였다. 즉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하여 일정한 액수 또는 노동을 제공하여 어려움을 극복하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2년 2개월을 지냈다. 그의 나이 28세 때의 일이며 그의 저서 『월든』은 당시의 경험을 10년 후에 회상하며 출판한 저서이다. 그리고 45세에 폐결핵으로 죽었다. 나는 오래전 그 책에서 ‘자발적 빈곤’이란 멋진 글을 가슴에 새겨 두었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부귀영화를 멀리한 채
오늘날 21세기를 ‘창조산업의 시대’라며 모두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모두가 ‘디자인 언어’를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건희 회장은 ‘디자인이 21세기의 최후의 승부처’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흔히들 아름다운 스타일을 만
‘프로 보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착한’, ‘상생’, ‘함께하는’이란 용어들이다. 원래 프로 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란 의미를 지닌 ‘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라는 라틴어로부터 유래한 말로 재
TV 방송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으면서 이러한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 모르겠다. 그저 한 사람의 평범한 시청자가 느껴왔던 TV 방송에 대한 단편적 생각이라고 편하게 읽어주길 바랄 뿐이다.영국에서 10년 이상을 살면서 참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변화를 싫어하면서도 문화적 측면에선 유행을 창조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그런 흥미로운 나라다.
우리는 아프리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가장 쉽게 아프리카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TV에서 봤던 ‘동물의 왕국’이나 저 멀리 아프리카 초원에서 아직도 전통적인 삶을 사는 부족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일게다. 물론, 최근에 유명 연예인들이나 NGO, 종교단체 등이 아프리카에 봉사를 가기도 한다. 하지
영화 “도가니”가 개봉 8일 만에 150만을 넘어서며 무서운 속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영화는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이 그 소재다. 2005년에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재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이 이를 수용하는 등 그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무
‘교육의 질과 학생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흔히 말한다. 이 말은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이, 그리고 교사양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그리하여 세계 각국은 저마다 교육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관건이 되는 훌륭한 교사 양성에 관심을 기울여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우리 대학은 6
성대 신문사의 문화부 차장 엄보람 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가능하다면 “돌물목”코너에 기고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모처럼 부탁을 받아서 기고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어느 새 마감시간이 다가왔다. 주제는 자유라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할까 하다가 나의 신변잡기를 소개하면서 교수의 한 사람의 사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