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온라인상에서는 경찰청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경미한 스토킹에 대한 처벌 기준’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다. 기준을 요약하면 '3회 이상 구애를 하는 경우 경범죄 처벌 가능, 2회라도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주는 명백한 사유가 있을 경우 처벌 가능'이다. 해당 기준을 보자마자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앞으로는
MIT 학생을 대상으로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에 관한 실험이 행해진 적 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는 MIT 학부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교우 관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방의 위치가 가까운 학생들끼리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거리의 단축이 심리적 거리의 단축을 초래했다는 의미다.해당 실험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으로 알려진 일본의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특유의 분석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유명하다. 그의 문체는 복잡하지만 정교하게 맞물려가는 미스터리적 장치와 함께 그만의 개성을 형성한다. 혹자는 이러한 색채를 그의 특이한 이력에서 찾곤 하는데, 그는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 작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최근 일부 학우의 ‘미팅 스캔들’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일개 학우의 미팅치고는 사람들의 관심이 심상치 않다. 해당 학우가 이대 학생과의 미팅 자리에서 장애인 인권 모독 행위를 일삼아서다. 혹자는 이를 이른바 ‘JM 사건’이라 명명한다.
안헤도니아(anhedonia). 통상적으로 즐거운 상황에서 즐거움․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다.
아픈 것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요, 아프지 않은 것은 통하기 때문이다.”(동의보감)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던 어느 날, 필자에게 돈오(頓悟, 문득 깨달음)가 찾아왔다. “세상 모두가 나와 같을 수 없다”는 문장이었다. 그것은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나의 돈오에 대해 듣고는 곧바로 의아해하기 십상이었다. 그걸 이제야 깨우쳤냐는 의문이자 질책에 가까웠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본지는 지난주에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공동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표본이 대학생으로 한정돼있고 표본의 수도 많기에 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블라인드 테스트였다. 각 후보자의 청년 관련 정책들이 어느 후보의 정책인지 알 수 없도록 무기명으로 제시해 순수한 정책 선호도만 조사한 것이다. 결과 역시 지난주에 보도됐듯이 흥미로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안보 정책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2일 박 후보는 “(안보에서) 시행착오를 범하기에는 우리의 안보 여건이 너무 냉혹하다”고 말했다. “안보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대선 후보 3인방 중 안철수 후보에 대해 유권자들이 걱정
지난달 한 학보사 기자가 유명 일간지의 칼럼을 80% 이상 표절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실은 해당 학교 대자보를 통해 처음으로 문제로 제기됐다. 이후 학보사 측은 사과문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표절을 인정했다.물론 상황의 어려움이 도덕적 문제를 덮을 수 없다는 점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처참하고 열악한 최근 학보사의
“당연하지.” 자연과학에서나 쓰여야 마땅한 단어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경제학의 기본 가정부터 “회의에서 쓸데없는 감정 표출을 하면 안 된다”는 실용적인 조언까지, 당연한 것이 너무 많다. 앞의 두 문장 중 진짜 당연한 것은 몇 개일까? 2개? 혹은 1
가을은 멜랑콜리의 계절이다. 어느새 차가워진 밤공기와 칙칙한 색으로 변해가는 나뭇잎들은 죽어 있던 우리의 감성을 몰래 되살린다. 페이스북 담벼락에는 요즘 들어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글들이 부쩍 늘었다. 물론 누구나 멜랑콜리만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꽉찬 느낌을 들게 하던 여름이 지나고 세상에 빈 공간을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가을이 왔기에, 그 허전함을 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아픈 걸로만 따지면 요즘 사람들은 다 회춘하고 있을 걸?”친구들과 모여 서로의 힘든 인생살이를 이야기할 때마다 뱉어내는 볼멘소리다. 언젠가부터 청춘은 당연히 힘들고, 그 힘든 것을 이겨내야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의심할 바 없는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춘들은 기계적으로 &lsqu
야구팬이라면 지난 13일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막바지를 인상 깊게 봤을 것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0-3으로 지고 있던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팀의 중심 타자인 박용택을 빼고 대타를 기용했다. 대타는 역전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다. 그런데 배트를 들고 걸어 나오는 선수는 신인 ‘투수’ 신동훈이
“자긍심은 자기가 지닌 압도적인 가치를 부동적인 것으로 확신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허영심은 이러한 확신을 타인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소망이다. 타인의 마음속에 확신을 불러일으키면, 그것을 자신의 확신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밀한 기대가 수반된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 때문에 허영심은 사람을 능변가로 만들며, 자긍심은 과묵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원제 Justice)』가 우리나라에서 1백2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정의란 무엇인� 뺨�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와 같이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난이도가 꽤 높은 개념을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녹여냈다. 따라서 다른 인문학 서적에 비해 독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점이 인
대학생이 된 직후 필자는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의도치 않게 시작된 외도는 어느새 고치기 싫은 습관이 됐다. 그 때 그 시절, 캠퍼스를 거닐던 필자의 모습을 좀 보라. 턱을 치켜들고 세상을 걷어차듯 걸을 때마다 온몸에서 ‘젊음, 청춘, 충만’과 같은 글자들이 꽃가루마냥, 팝콘마냥 우수수 떨어지곤 했다. 왼 팔로는 A의 팔짱을 끼고 오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서울’, ‘2012년 꼭 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 여수세계박람회 관람하기.’ 세계 최대의 독립 여행 출판사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우리나라를 두고 내린 상반된 평가다. 멋없이 획일적으로 지어진 건물과 도로 때문에 서울을 ‘영혼도 마음도 없다’고 표
그와 나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었다. 적어도 ‘텍스트’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비슷했다. 컴퓨터는 물론이요 태블릿 PC를 비롯한 스마트 기기가 판치는 요즘 같은 때에도 그는 짧은 글은 손으로 쓰는 게 좋고, 진짜 좋은 글은 모니터가 아닌 종이로 읽는 게 좋다고 했다. 필자 역시 그렇다. 좋은 글일수록 직접 쓰고 손으로 만지며 넘겨보는 게
스무 살 풋풋한 그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다가 언젠가 털어놓으려고 했던 그녀에 대한 마음은 영원히 묻혀 버렸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 게 불문율이라지만, 시도도 못해보고 아프게 끝난 그의 외사랑은 보는 이를 너무도 안타깝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혹시 아는가, 용기 내어 말했으면 그렇게 아프게는 끝나지 않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