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에서 ‘밥상’만큼이나 많은 대화가 오간 공간이 있을까? 밥과 테이블, 마주 앉은 두 사람으로 이뤄진 밥상 위 배치는 여러 유형의 장(場)으로 거듭난다. 정보 교환의 장이자 중대사를 논하는 장이고, 관계를 결속하는 장이자 논쟁과 합의를 수행하는 장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언론의 원칙은 여럿 있다. 그 모든 원칙을 한 문장으로 묶는다면 “공동체의 밥상 위로 올라가라”라고 표현하고 싶다. 기자가 쓰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밥상에서 나누는 대화, 사람들의 밥상 위로 올라갈 대화여야 한다.이런 원칙으로 비춰 볼 때, 최근 지면에 눈에 띄
어쩌면, 우리는 환상적인현실에 살고 있다.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하고 있다. 사실 지난 3년간 전국 부동산은 역대급 호황이었다. 당시 영끌해서 아파트에 청약하여 청약에 당첨된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의 희비는 엇갈렸다. 그런데 이제는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그 희비가 역전됐다. 폭락한 자산만큼이나 걱정과 염려는 치솟는다. 그리고 시름은 깊어간다.집(陽宅)은 중요하다. 가족들의 삶을 의탁해야 하는 장소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땅과 집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집은 부동산이고 투자이다. 집값이 오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Do It Yourself: DIY! 무엇이든 한번 스스로 해보자는 말입니다.익히 들어봤을 대부분의 밴드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범한 학생, 직장인, 교사, 엔지니어가 악기를 잡고 멋진 곡을 써내어 성공했다는 것이죠! 영화 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던 밴드 ‘퀸’도 대학원생, 교사, 디자이너와 같은 범인(凡人)들이 모여 결성한 밴드입니다. 유명한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 역시 악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는 노동자 계층의 형제가 주축이 되어 성공한 그룹이고요,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문화예술 분야 곳곳에서 훔치고, 엿보고, 자기 것으로 주장하고, 심지어 훔치고도 시치미를 떼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그릇된 행동에 시치미로 일관하는 것은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전략일까?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고질병. 이러한 일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대중들의 비난과 질타는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때로는 비난받는 이들에 대한 동정표가 몰리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저지른 ‘훔친 전력’이 지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자로서 남의 것을 ‘훔치는’ 행위는 명백히 잘못된
어느 날 나는 ‘자연스럽다’는 말이 새삼스러워졌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친한 언니의 고민을 들으면서.“뭐든 여유롭게 툭 던지는 사람들이 부러워. 일도 인간관계도 별 탈 없이 유연하게 해내더라고. 근데 나는 그러질 못하거든. 이제 좀 자연스러워지고 싶어.” 고민을 털어놓는 언니의 말에 나는 아무런 위로도, 조언도 못했다. 내가 아는 자연스러움은 사진 찍을 때의 ‘그게 뭐야, 자연스럽게 웃어봐’나 삐죽 나온 잔머리를 굳이 정리하지 않는 일 정도였으니까. 그 의미가 풍부해진 건 작은 한지 공방을 다니면서다.인사동 골목을 돌아 한적한 샛길로
대학에서 수학은 왜 배우는 것일까? 대부분의 수학 전공이 아닌 학과 학생들은 대학교에서 수학의 필요성에 대하여 절실히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본교에서는 1학년 때 필수과목으로 미분적분학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대학에서까지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어린 시절 수학을 처음 접할 때 수학을 배우는 이유 중 하나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을 10년 이상 배운 현재 대학생들은 사고력과 창의력이 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까?아주 먼 옛날 수학을 모르던 시기에도 사냥과 채집을 통해서 수학을 의지
성균인에게 묻다 - ESKARA ’22 그 이후채민서(글바메 22)학우들의 선호를 고려한 다양한 라인업, 예상치 못한 순간에 즐겼던 불꽃놀이까지. 그동안의 대학 축제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인사캠과 자과캠이 각각 서울과 수원으로 나뉘어있어 캠퍼스 간 교류가 물리적으로 힘든데, 이번 ESKARA ’22를 통해 양 캠퍼스의 화합의 장이 만들어진 것 같아 좋았다. 또한 다양한 공연뿐만 아니라 체육대회나 지성전처럼 알찬 구성이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만 성균인존에 물을 반입하지 못해서 다들 힘들어하고, 중간에 이탈하는
청년은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의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지만 동시에 고용 및 실업 문제와 부채 증가 등 사회 문제로 고통받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에 국가 및 지자체는 취업·창업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들을 돕고 있다. 그 현장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한다.① 서울청년센터 광진 오랑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청년센터 광진 오랑(이하 광진 오랑)’은 △공유라운지 △상담실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 자유로운 청년 공간이다. 광진 오랑의 프로그램 중 ‘ 사회생활편’은 사회생활
이제는 진짜 쉬어야겠다 싶은 순간이 있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끊임없이 내가 선택한 길을 후회하고, 의심하고, 고민하게 된다. 결국 놓아주는 것도, 여유를 가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도망치듯이, 정답을 찾아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미국에 도착한 지 어느덧 두 달 반,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던 것들에도 익숙해져 간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어색하고, 팁 계산도 어렵지 않게 해낸다. 절대 예정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않는 버스에도 익숙해져 5분씩 늦게 계산하는 것도 익숙하다. 어느 날은 캠퍼스 배수 통
지난달 30일 명륜캠퍼스에선 건학기념제, 에스카라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있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양 캠퍼스 통합축제여서인지 아니면 볼빨간사춘기, 쌈디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한 탓인지 아무튼 명륜동 밤하늘은 몹시 번쩍였고 북악산 봉우리들도 우렁찬 함성에 들썩였다. 교수회관 한쪽에서 그 젊은 에너지를 흡수하다 더 이상 감당이 안돼 축제의 불꽃을 뒤로 하고 산을 내려갔다.다음날 아침 캠퍼스는 전날 밤 축제의 맹렬함을 보여 주듯 평소보다 더욱 조용하고 깨끗했다. 수선관 4층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런 줄 알았다. 그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위한 별은암부 되어 나타난다.
대학의 여러 기능 중 핵심은 학생에 대한 교육이다. 교육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교육이 단순히 지식과 기술의 전달에 그치지않고 삶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게 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활동이라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여러 해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왔다. 여러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교육을 위한 경험의 장(場)으로서 대학의 변화는 분
성황리에 개최된 ESKARA ’22의 현장 속으로인사캠에 모인 양 캠퍼스 학우들 에스카라 문화 아래 하나로지난달 29일과 30일 양일간 ESKARA ’22 건학기념제 (이하 에스카라)가 인사캠에서 개최됐다. 축제가 진행되는 이틀 간 캠퍼스는 수많은 인사, 자과 학우들로 북적였다. 에스카라 기간 동안 ‘성균관대학교’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된 학우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되짚어 봤다.통합의 발걸음, 에스카라지금까지의 건기제는 하계 축제인 대동제에 비해 간소하게 개최됐다. 그러나 에스카라에서는 행사가 분리되지 않고 단일 캠퍼스에서 개최됨으로
올해로 창간 68주년을 맞은 성대신문은 지금까지 1700호의 신문을 발간하며 우리 학교, 나아가 사회 곳곳을 비춰왔다. 오랜 시간을 독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성대신문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려 한다.신문사를 소개합니다현재 성대신문에는 △편집장 1명 △부편집장 1명 △차장 2명 △정기자 16명 △준정기자 13명으로 총 33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 학기 선발되는 수습기자들은 한 학기의 수습 기간을 마친 후 △뉴미디어부 △문화부 △보도부 △사회부 △학술부 중 하나의 부서에서 본격적인 학보사 활동을 시작한다. 의무학기는 3학기지만
1700번의 발간 동안 성대신문의 옆자리를 함께했던 독자들이 있다. 학보사로서 성대신문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 역할을 다하고 있었는지 지면 너머 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김혜연(미디어18) 학우접하기 어려운 자과캠 소식도 포함해 성대신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학교 소식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사회부의 동네 서점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동네 서점이 겪는 어려움을 다루는 기사였는데, 학교 근처의 작은 서점이 생각나서 기사의 내용이 더 와닿았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길 바란다. 더불어 성대신문이 학우들의 생각을 공
1954년 창간되어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성대신문을 책임지고, 만들어온 사람들이 있다. 기사 하나하나부터 전체 지면까지, 신문사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편집장이다. 1700호를 맞이해 이소연, 김주성, 강동헌, 이상환 전 편집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1604호~1611호 이소연 전 편집장어떻게 성대신문에 입사해 편집장까지 맡게 됐는지.재학생 시절 우연히 성대신문을 읽는 순간 내용이 매우 알차다고 생각했다. 매 기사에서 기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기자를 꿈꾸진 않았지만 다양한 교내 활동을 경험하고 싶어 성대신문에 입사
학보사에 몸담게 된 순간부터 대학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스스로 계속 되물었다. 에브리타임보다 느린 정보와 지면 기사에 익숙하지 않은 학우들 사이에서 ‘학보 기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슬기롭게 대학 언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성대신문을 보며 재차 감탄했다.먼저 1면부터 3면까지 이어지는 자과캠 공약 점검 기사는 1699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사였다. 시들어가는 학생자치 가운데서 학생회의 공약 이행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학우들은 적어지고 있다.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단과대의
나는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을 연구한다. 2014년 하버드대학 사회학 교수 David Williams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건강은 유전(genetic code)이 아닌 우편 번호(zip code)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지역에서 자라왔고 거주하고 있는지가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Germ Theory의 발견 이후 질병의 원인을 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로 설명하던 의료계의 선행 연구와 차이가 있다. 병원에 가면 가족력부터 조사하는데,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