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관과 종교를 믿도록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결정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고 그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자의 사람이나 후자의 사람이나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 L. N. 톨스토이학생회 선거철이 돌아왔다. ‘학우들이 후보자의 공약을 잘 읽어보고, 선택하길 바란다’는 진부한 말로 글을 시작해보려 한다. 명언도 하나 적었다. 끝으로 ‘한 해 동안 학생자치의 흐름을 결정할 선거니 반드시 투표를 부탁한다’는 투표 독려의 말도 빼먹지 않고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 햇살에 물들었던 나뭇잎이 떨어져 땅을 붉게 적신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추워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평가. ‘보통’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일이다. 나에게는 5년 전 일이라, 그 날 일이 비 내리는 하늘처럼 흐릿하다. 입학 후 나는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분명히 대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공인’받아서 입학했는데도, 남들처럼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나는 1학년 1학기도 제대로 마치지 않고 학교를 떠났다.혜민 스님은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묻는다.“왜 정말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학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운명의 솟구치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대와 나라가 만들어내는 혼란스러운 물줄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도 늘 그 위에 코르크처럼 까닥거리며 떠 있다.” 교과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정화 바람은 대학 캠퍼스도 한바탕 휩쓸고 있다. 교수들은 물론이고 학생들 역시 공개적으로 문제에 관한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을 두고 여러 계층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은 민주주의를 끌고가는 힘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의견을
이틀간 열렸던 인사캠 축제 ‘성대한밤’의 마지막 날, 신문사에서 마감하다 잠시 바람도 쐴 겸 바깥에 나갔다. 경영관 앞 난간에 몸을 기댄 채 금잔디를 내려다보았다. 무대에는 킹고응원단이 올라와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킹고응원단의 응원 무대를 본 것은 11년도 신입생 OT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추억에 젖어 꽤 오랫동안 그들을 지켜보았다. 응원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던 때, 응원단장이 마이크를 잡고 OB 선배들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내 나이 또래의 OB들이겠거니 생각하며 그 무대를 기다렸다.곧이어 무대는 킹고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운명의 지침’을 바꿔 놓을 만큼 강렬하다. 처음은 늘 우리 마음에 오래 남는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군대에서 눈 뜬 채 지새우는 첫날 밤, 비행기를 처음 탔을 때의 느낌. 또, 처음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눈에 받는다. 처음 내리는 눈, 처음 피는 꽃. 이번 특집팀에서 다룬 '첫' 기획 역시 그러한 취지에서였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끝'은 어떨까? 우리는 마지막에 관해 이야기할 때 사뭇 진지해진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라고 말하며 다짐을 하기도, "너랑은 끝이야"라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번 성대신문을 훑어보기만 해도 이를 알 수 있다. 문화부에서는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에 대해 다루는 한편, 학술부에서는 차세대 프린팅 기술을 취재했다. 한복을 입고 3D 프린터 앞에 서서 인쇄를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지 않지만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전통과 최신이 어울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막상 이들을 한 데 놓고 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눈앞에서 펼쳐질 수도 있다. 이번 호 사회부에서 다룬 ‘독거노인-대학생 룸 셰어링’이 바로 그것이다. 할머니와 여대생. 우리는
청첩장을 받았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결혼식을 올리니 참석해서 축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한다고 하니 결혼 상대가 정부의 고위직이라도 되나 싶었다. 결혼식 당일, 나의 추측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식장에는 ‘2015 여성가족부 가족가치확산 사업, 청와대 사랑채 작은 결혼식, 청년여성문화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이번 주 사회부 박범준 기자가 취재한 ‘작은 결혼식’을 글로만 보다가 직접 눈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작은 결혼식’을 하는 부부 중에는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작
새 학기를 1일이 아닌 31일에 시작하니 어설프고 찝찝한 기분이 든다. 왠지 손해 본 것 같다. 주변에는 정말 31일이 개강하는 날인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 자문에 해보았다. 나에겐 아쉬움이 가장 큰 이유였다. 종강과 동시에 알찬 방학을 계획하던 ‘나’와 개강을 앞두고 빠르게 지나간 시간에 허무함을 느끼는 ‘나’ 사이의 괴리감도 한몫했다. 방학 때가 되면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일상을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채우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 기자들만 보더라도 학기 중
1학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금, 편집장으로서 필자의 임기가 끝났다. 되돌아보면 뿌듯했던 점도 많았지만,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에 아쉬움이 남는다. 능력의 한계도 있겠지만,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 없이 달려온 탓에 놓친 것이 많았던 것 같다. 필자에게 ‘중간 점검’이 필요했던 이유다. 중간. 한 해의 절반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제쳐놓았던 것은 없었는지, 초심과 달라져 놓쳐버린 점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최적의 시기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양 캠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공약 점검 기사를 다뤘다. 전체 학우들을 대표하
“기자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기사를 써야 합니다.”성대신문에 갓 입사한 수습기자들에게 기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기자는 사실 그대로를 서술하고, 그것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며, 가치판단은 온전히 독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언뜻 보기에 문제가 없는 말이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기자는 어디까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하는가.최근 서울여대 학보사가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미관상의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현수막을 철
필자는 칭찬에 인색하다. 칭찬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것도 있지만, 과연 칭찬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올까 하는 의구심에서다. 신문사에서도 이는 여전하다. 기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해서도 좀처럼 칭찬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사실 성대신문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 학교에 만족하며 평범하게 4년을 다녔을 것이다. 학과 공부에 충실하고, 좋아하는 동아리도 하면서 문제의식 없이 그냥 그렇게 졸업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신문사에 있는 2년 반 동안 명문대학 성균관대의 이면을 자주 목격했다. 칭찬보다 의구심이 먼저
곧 열릴 대동제에 양 캠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분주하다.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는 학우라면, 타임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축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총학이 이번 학기 들어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양 캠 공동으로 주최하는 통합 축제. 분명 ‘양 캠 학우들이 축제를 함께 즐긴다’는 좋은 취지임에도, SNS상에서는 ‘왜 굳이 축제를 합쳐야 하느냐’는 등의 말이 많았다.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학우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특히 자과캠 학우들은 축제를 위해 서울까지 와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