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위한 별은암부 되어 나타난다.
대학의 여러 기능 중 핵심은 학생에 대한 교육이다. 교육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교육이 단순히 지식과 기술의 전달에 그치지않고 삶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게 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활동이라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여러 해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왔다. 여러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교육을 위한 경험의 장(場)으로서 대학의 변화는 분
며칠 전 열린 에스카라에서는 축제를 즐기는 다양한 국적의 성균인을 만날 수 있었다. 평소에도 경영관 앞을 지나거나, 강의실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여러 언어가 귀에 꽂힌다. 영어부터 중국어, 일본어, 가끔은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생소한 언어도 들려온다. 올해 우리 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4,751명이다. 대면 수업이 늘어난 요즘, 우리 학교에 외국인 학생이 많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도 체감하고 있다.외국인 학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공수업과 교양수업 모두, 한국인 학생
지난달 30일, 인사캠 대운동장은 건학기념제 아티스트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필자 또한 그들 중 한 명으로서 끝까지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썰물처럼 빠르게 공연장을 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필자 또한 서둘러 출구로 나가려는데, 바닥에 떨어진 빈 물통들이 자꾸 발에 챘다. 뒤를 돌아보니 공연장 바닥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힐끗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공연장에서 나가기 바빴다. 필자 또한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지와 물병들을 보고 망설였지만, 결국엔 필
학보사에 몸담게 된 순간부터 대학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스스로 계속 되물었다. 에브리타임보다 느린 정보와 지면 기사에 익숙하지 않은 학우들 사이에서 ‘학보 기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슬기롭게 대학 언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성대신문을 보며 재차 감탄했다.먼저 1면부터 3면까지 이어지는 자과캠 공약 점검 기사는 1699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사였다. 시들어가는 학생자치 가운데서 학생회의 공약 이행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학우들은 적어지고 있다.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단과대의
닿을 수 없지만 고마운 당신.
성대신문이 1700호 발간을 맞았다. 그렇게 준비하게 된 1700호 특집에서는 그간 다룰 일 없었던 신문사의, 기자들의 이야기를 싣게 됐다. 여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시작한 취재였지만 인터뷰에 담긴 기자들의 말을 따라가고 있자니 특집 기사는 끝을 보이고 있었다.글은 그 사람의 세계를 닮아 있다고 한다. 기자는 분명 글로 팩트만을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그 글에는 기자의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신문에 담긴 기사들도 꼭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글은 사려깊고, 어느 글에는 열심인 모습이 있다. 이제 막 발간을 시작한 준
나는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을 연구한다. 2014년 하버드대학 사회학 교수 David Williams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건강은 유전(genetic code)이 아닌 우편 번호(zip code)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지역에서 자라왔고 거주하고 있는지가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Germ Theory의 발견 이후 질병의 원인을 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로 설명하던 의료계의 선행 연구와 차이가 있다. 병원에 가면 가족력부터 조사하는데, 의
작은 것에도 가득 찰 수 있는,속좁은 기쁨반 어린이가 되길.
우리의 삶은 제도에 대한 신뢰로 돌아간다. 수원에서 혜화동까지 등교하는 학생 A의 아침을 추적해 보자. A는 다음날 9시 수업을 위해 오늘 막 구입한 자명종을 6시에 맞추고 잠자리에 든다. 6시에 맞춘 이유는 집에서 출발하여 지하철을 이용 학교까지 가는 시간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A씨는 노량진역에서 용산역으로 가며 유난히 한강에 비치는 아침 햇살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는 혜화역에서 내려 학교로 걸어간다.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하루의 시작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과 3시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에 A가 몇 가지 모험을 하
가끔은 이어폰을 빼고 세상이 전하는 이야기에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본지의 지난 호와 이번 호에는 단과대의 중간공 약점검이 실렸다. 공약점검은 매년 이맘때쯤 보도 되는 기사로, 필자도 지난해에 보도부 소속으로 단 과대 공약점검 기사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 각 학생 회가 공약을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학생회를 선출한 학우 인터뷰가 필수적이다. 그때도 지금도 기사를 쓸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학생회 컨택도, 공약 이행 여부 판단도 아닌 학우 인터뷰다.단과대에 소속된 학우를 찾기 어렵지 않은데도, 해당 학생회가 했던 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나 바라는 점을 물으
에브리타임 푸시 알람이 달갑지 않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HOT 게시판에 올라간 게시글은 나와는 아무 상관 없게 느껴질 때가 많고,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에브리타임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어디를 가든 보이는 것은 욕설과 비방이다. 이 끝없는 혐오의 시작은 어디일까?『보통 일베들의 시대』는 저자의 2014년 논문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서 나타나는 혐오와 열광의 감정동학」을 뼈대 삼아 살을 덧붙인 책이다. 8년이 지난 현재, 일베는 침체기를 맞았지만 일베가 남긴 영향은 여전하다. 사이버 공론장에는 몇 년째 혐오가 넘쳐나
나는 일 년에 꼭 한 번씩 배가 크게 아팠다. 그리고 꼭 밤에 앓았다. 그래서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배앓이는 늘 밤을 새워 가며 나를 힘들게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와 우리 엄마를 힘들게 했다.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내가 처음으로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갔을 적에 내가 수영장에서 다치진 않을지 걱정이 되어 나 몰래 수영장까지 쫓아오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날 밤 너무 신나게 논 나머지 다리가 아프다며 칭얼거리던 내 옆에서 엄마도 아프다며 웃으셨고 서로의 다리를 주물러준 후에야 우리는 잠에 들 수 있었다. 하지
성대신문 보도부는 지난 호와 이번 호에 걸쳐 양 캠퍼스 단과대 학생회의 공약 점검을 진행했다. 나는 경영대, 정보 통신대, 자연과학대 총 3개의 단과대 학생회장님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를 썼다. 그간 썼던 기획기사들과는 달리 다소 정해진 형식이 있고 길이도 길지 않아서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여느 기사를 준비할 때와 다름없는 걱정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기사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운 것은 항상 ‘인터뷰이 컨택’이다. 소재를 찾고 흐름을 기획해 글을 써내는 것은 혼자서도 해낼 수 있지만, 내가 쓸 기
국내의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은 선진 기업을 따라 하는 패스트팔로우(추격자)에서 벗어나서 퍼스트무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빠른 추격자 전략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성장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퍼스트무버(선도자)로 가야 하며 이를 달성 하기 위한 방법으로 월드퍼스트(세계최초)를 강조한다.세계 최초 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일본의 소니라는 회사이다. 지금은 게임, 음악, 영상 등의 사업이 전체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기업이 되었지만, 80년대, 90년대
20세기가 막 시작될 즈음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의 대부분이 완성되었다고 믿었다. 뉴턴을 중심으로 한 고전역학과 맥스웰에 의한 전자기파의 원리를 규명한 전자기학, 그리고 이 두 학문을 필두로 당대에 활발히 연구되어졌든 열역학, 광학, 유체역학 등의 학문분야에서 대부분의 물리적 현상은 설명이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 물리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좀 더 정교한 실험 장치를 고안하고, 이를 이용한 좀 더 정확한 물리적 상수를 실험적으로 구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팽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는 달리, 1900년 이
요즘 화제의 중심은 단연 아이돌 그룹 뉴진스다. 귀에 꽂히는 노래의 건강한 느낌과 신선한 비트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모든 멤버가 스물둘인 필자보다 한참 어리다는 것이다. 갓 데뷔한 아이돌의 어린 나이에 충격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유튜브 댓글을 내리다 보면 신을 뜻하는 ‘갓(god)’과 ‘아기’를 합친 ‘갓기’라는 신조어가 심심찮게 보인다. 어떻게 보면 모순적이다. 미숙하기에 보호받고 더 신경써주어야 마땅할 아이들이 사실은 우리보다 뛰어나다니.‘어린데도 잘한다’는 이유로 어린 연예인들은 주목받지만, 사실
청춘(靑春)의 계절은 언제일까. 단어에는 봄(春)이 들어가지만 정작 떠오르는 계절은 여름이다. 지난 여름 동안 내가 주구장창 들었던 음악을 하나 소개하려 한다. Mrs. Green Apple의 ‘Ao to Natsu(靑と夏)’라는 곡이다. 한국어로 하면 ‘푸름과 여름’. 노래 자체는 유튜브에 #청량 #여름 #청춘 #제이팝 해시태그를 단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됐을 법한 사운드에, 가사 또한 그에 부응하듯 여름과 사랑이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그 사랑이 ‘기다리느라 지쳐도’, ‘괴로워도’, ‘외로워도’, ‘평화롭지 않아도’ 어쨌거나 ‘주인공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체재’에게는 각자 그것이 발명된 이유가 있고, 그것들이 구시대의 것들을 밀어내고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내게 오래 되고 불편한 것을 왜 사랑하는 이들 중 아무도, 왜 그것들을 사랑하는가에 대해 구태여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내가 처음 사랑하게 된 ‘오래되고 불편한 것’은 만년필이었다. 열일곱 살 때 처음 접했던 만년필은, 60년대 현대 소설에서나 읽고 상상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백화점의 한 문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