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공감하겠지만, 그곳엔 정말 별의 별 글들이 다 게시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얘기부터 시작해서 누군가를 비방하는 글, 위로하는 글, 광고글까지…. 나 역시 평소에 그 수많은 글들을 의미 없이 읽어 내려가며 시간을 때우곤 하는데 작년 겨울 즈음에 본, 유난히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글 하나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대충 사람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들로 괜한 고민을 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아마도 그 게시물이 전하고 싶었던 내용
사회과학계열로 입학했고 2학년이 되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공진입을 했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다가 갑자기 모든 게 지쳐버리는 순간이 있었다. 학교, 알바, 과외에 봉사활동에 어쩌면 인간관계까지 다 내려놓고 싶어서 2학년 2학기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해 이듬해 3월에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뭣 모르고 지냈지만 대학교 2년까지 너무 앞만 보고 지내왔었다. 그런데 호주에 와서 갑자기 아무 할 일이 없어지는 바람에 공허한 마음을 추스리질 못했었다. 그렇
장자의 사상이 과연 현실성을 가진 주장일까. 우선 장자의 수많은 사상들 중에서 이 글을 통해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자하는 장자의 사상은 제물론이다. 제물론의 내용은 ‘인간이 어떻게 행복할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장자의 대답이다. 장자는 행복한 삶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자유를 제시한다. 장자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가치의 우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정한 기준에 따라 가치의 우열을 나누면 사람들은 더 좋은 가치를 가지고 우위에 서기 위해서 무언가에 집착을 하고 매달리게 되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
별거 아닌 일들 있죠, 예를 들면 겨울에 따끈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는다거나 쌀쌀한 가을 날씨에 가디건을 여민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에요. 사실 그런 거에 일일이 감동하고 그러진 않잖아요. 하지만 가끔 그게 마구 그리워질 때가 있기 마련이죠. 요즘 저는 추운 날 히터 바람이 닿지 않아 시린 발에 핫팩을 문지르던 고등학교에서의 겨울이 그리워요. 정작 그 땐 학교에 온돌을 설치해야 한다고 터무니없이 툴툴대기나 했는데 말이에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들 하죠. 추운 구석자리에서 무릎담요를 칭칭 두르고 지겨운 수학 문제에 끙끙거리던 건
휴대폰 모닝콜이 울린다. 아침 9시 반, 시간을 확인 후 재빨리 씻고 학교 갈 준비를 마친다. ‘오늘은 무슨 재밌는 일이 있을까?’ 되도 않는 설레는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선다. 짐짓 기대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눈앞에 공대건물이 보인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대건물 특유의 냄새와 함께 스산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잿빛이다. 시신경 속 시세포가 고장이라도 난 듯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잿빛으로 보인다. 물론 기분 탓이다. 오늘은 역학 과목 2연강을 하는 날이다. 나름 소신 있는 기계공학과 학부생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경건한 자
결국 개강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분명 길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짧았던 3개월 동안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지내셨습니까?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분들은 대부분 여행을 다녀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7월 중순에 가족들과 하와이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을 기다린 하와이 여행이었건만 부푼 마음을 안고 입국했는데 입국 심사에서부터 사달이 났습니다. 여권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하와이는 미주에 두 번째 이상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기계로 입국심사를 하게 합니다. 분명 줄 기다리면서 여권을 꺼내고 어머니와 제 여권 사진을 보며 깔깔거리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느낀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남들과 함께 보내왔으면서도 우리는 아직도 새로운 사람들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여전히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느낀다.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주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느껴지지만 친한 사람들과의 사이에서도 긴 시간을 같이 보내다 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번 방학 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통해 약 20일간 같이 보내다 보
작년 봄, 15학번 새내기 신분이었던 나는 으레 신입생들은 놀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맞게 하루하루 놀기에 바빴다. 고3 시절을 열심히 보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험 생활에 대한 보상 심리는 그 누구보다 컸었기에 지난 1년 동안 학업에 집중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그렇게 학점 관리는커녕 출석조차 제대로 못하는 생활을 반복하며 1년을 보냈고 어느새 나는 2학년이 되었다. 대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끝마친 상태에서 16학번에 대한 궁금함과 빠른 년생이라는 제약이 따랐던 작년과는 달리 법적으로 성인이 됐다는 이유
2008년 10월 2일 톱스타 최진실의 자살은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언론들은 앞 다투어 자살과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냈고 고인의 죽음을 따라한 모방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다음날인 3일 하루 동안에만 고인과 같은 방법인 압박 붕대로 목을 맨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고 모방 자살시도는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대중 매체의 유명인 자살과 관련한 방송에 대해 방영하는 것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 유명인 자살에 대한 보도는 십대를 비롯한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정치가 등 유명
어느덧 기말고사가 눈앞이다. 시험을 부랴부랴 끝내고 나면 종강할 것이고 여름방학이 시작될 것이다. 이는 벌써 2016년의 반절이 지났음을 뜻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시간을 한 번 더 보내고 나면 1년이 지나가고 2017년이 될 것이다. 그리고 2017년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흘러갈지도 모른다.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간은 날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듯하다. 초등학교 시절의 난, 기나긴 밤이 너무 무서웠다. 모든 게 잠들어 버린 밤의 시간은 1초 단위로 생생하게 나를 에워쌌다. 생생한 시간 속에서 나는 모두가 깨어나는 아침의 시간
대계열 모집으로 문과대학 학부생이었던 나는 작년 말 1년을 미뤄뒀던 학과 선택에서 언론 쪽의 진로를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국어국문학과를 신청했다. 후에 치를 언론고시에 도움도 될 듯하고, 다른 언어를 새롭게 공부해지 않아도 돼서 또, 책 읽는 일도 글 쓰는 일도 그닥 꺼리지 않았던 터라 편한 마음으로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과제 국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나태한 마음으로 신청한 전공 수업들은 1학년 땐 느껴보지 못한 수많은 과제를 나에게 던져주었다.그 중에서도 독특한 과제가 있었다. ‘현대시
작년에 배우 김보성이 등장하는 식혜광고 일명 ‘의리’ 광고가 엄청난 화제를 몰고왔다. 전통음료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면서 ‘으리’라는 재미있는 요소를 넣었고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고 개그소재로 수없이 인용되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의리’라는 말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이유로는 아마도 현재 우리 사회에 의리라는 것이 사라져 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리에 대한 회귀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적 동조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추측해 볼 수 있다. 실천적 의리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말로만 의리를 외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