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영화의 아름다운 비주얼과 웅장한 사운드에 감탄하지만, 시·청각 장애인에게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영화 이해를 방해하는 하나의 장벽이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영화를 둘러싼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본래 배리어프리(barrier-free)란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편하게 살게 하자는 취지로 건축분야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건축·공공시설 외에도 제도적 장벽을 비롯해 각종 차별과 편견,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의미로 확대 사용되고 있다.배리어프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국제스포츠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 차이에서 찾는다. 서강대 정용철(체육교육) 교수는 “비슷한 사례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동호회 수준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엘리트 선수들을 적극 참가시켰다. 정 교수는 “참가에 의의를 두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리는 1위를 목표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인식은 대학스포츠를 엘리트 스포츠 중심으로 운영되게 했다. 하지만 엘리트 중심의 대학스포츠는 이제 대중의 관심을 잃었고 여
지난 11일 새벽 6시 20분, 서대문구의 한 설렁탕집 앞에서 택배기사 김형민 씨를 만났다. 꽁지머리에 야구모자를 쓴 형민 씨의 귀에는 검은색 블루투스 이어폰이 꽂혀있었다. “담배 펴요?” 형민 씨가 기자에게 처음 던진 질문이었다. “나 담배 진짜 많이 피는데, 아들 녀석이 담배 연기를 싫어해서…” 우리는 난지도를 지나 서울 외곽의 물류센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 씨는 00택배의 한 영업소에 속했다. ‘속했다’고 표현했지만 택배기사들은 엄연히 말해 개인사업자다. 택배기사들은 개인소유의 지입차량을 갖고 운수회사
'셰어 하우스'란 여러 사람이 개인적인 공간을 따로 가지고 △거실 △부엌 △화장실 등은 공유하며 함께 거주하는 생활양식을 말한다. 임대료와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과 개인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주거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이점을 함께 갖고 있다.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이 개념이 등장하여 현재 보편화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과 함께 점점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도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 ‘두레주택’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적 기업 ‘
현재 성북구에서 살고 있는 성신여대 서양화과 이유진씨의 룸메이트는 70대인 주인 할머니, 80대 작은 방 할머니, 대학원생 언니이다. 이 색다른 동거는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대학생-어르신 주거 공유 프로젝트인 ‘룸 셰어링’ 사업으로 이루어졌다. 타인과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그들의 생활기를 들어봤다.룸 셰어링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대학 합격 후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원래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다. 기숙사는 11시 반이면 문이 잠기기 때문에 미술 전공이라 야간작업이 잦은 나는 걸핏하면 밖에서 밤을 지
책이 가득 찬 도서관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평한 지식의 보고다. 그러나 어떤 지식은 글로 남기기보다 마주 보고 전달하는 편이 낫다. 도서관은 이런 지식을 포기해야만 할까? 2000년 덴마크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은 말하는 책, ‘사람책’을 고안해 이 딜레마를 해결했다. 읽고 싶은 책을 빌려 가듯 만나고 싶은 사람을 빌려 가는 ‘사람도서관(Human Library)’의 시초다. 사람 간의 대화를 통해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다. 덴마크 청년 비정부기구 'Stop The Violence'가 뮤직페스티벌에서 운영한 것
현재 위즈돔에는 서울에만 1,600명 이상의 ‘사람책’들이 등록돼 있다. 사진작가, 수공예 장인부터 인문학자, 소설가는 물론 싱글맘의 노하우, 워킹홀리데이 경험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그 면면은 다양하다. 지금까지 이뤄진 만남은 5,500건, 참여한 사람은 3만 6,000명이 넘는다.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갈 수 있을까.위즈돔에서 활동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미 개설된 만남에 참여하는 것이다. 위즈돔 홈페이지의 ‘참여하기’ 카테고리에서 유형과 지역을 선택하면 날짜가 가까운 순으로 개설된 만남을 보여준
축의금, 과도한 혼수와 예물 등 결혼식의 여러 허례허식 때문에 결혼에 참여하는 혼주, 하객, 부부 모두 괴로워하고 있다.특히 결혼 당사자인 청년세대에게 결혼은 큰 부담이다. 지난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만19∼34살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69.7%의 청년들이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결혼이 꺼려진다’고 응답했다. 하객들에게도 결혼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월 직장인 500명에게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조사비가 가계에 부담된다’는 응답이 92.4%에
#1. ‘비용은 최소로’ 공공시설 웨딩지난 3월 15일 화창한 오후, 박달근(35), 어윤복(35) 부부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들이 결혼식을 치른 곳은 일반 예식장이 아닌 서울역사박물관이다. 부부가 예식장을 대여하는 데 쓴 비용은 40만 원, 여기에 예식장을 꾸미고 음향시설을 대여하는데 100만 원이 들어서 총 140만 원을 사용했다. 피로연 식대는 박물관 구내식당 메뉴에 고기와 과일 메뉴를 추가해 총 15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외에도 결혼식 기본 패키지인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와 기타비용을 포함해 이들
청년층에서는 입사 지원서의 부당한 차별 가능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청년 노동조합 서울청년유니온은 2013년 서울시와의 교섭을 통해 ‘청년일자리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서울특별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이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직무와 무관한 항목이 포함되지 않은 표준 이력서를 사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2007년 고용 노동부가 보급한 표준 이력서는 △가족 관계 △사진 △학력 등 차별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항목을 제외한다.지난해 4월 대통령 직속 청년 위원회 ‘스펙조사팀’은
아버지 뭐하시노많은 기업들은 채용 시 지원자에게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을 요구해왔고, 그것이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졌다. 이 국내 사기업 170개의 2015년 공채 입사 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각 항목이 포함된 지원서는 △학력 166개 △생년월일 또는 연령 154개 △사진 145개 △가족관계 103개 △종교 46개 △혼인 여부 53개 △신체사항 58개였다. 가족관계 항목 중에서는 88개가 가족 구성원의 구체적인 직업을, 61개가 최종 학력 또는 출신교를 물었다. 가족과의 동거여부를 물은 지원서도 77개에 달했다.
노동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있을 것 같다.우리 센터에서는 연간 3천 건 이상의 노동법 상담요청을 처리한다. 그중 절반은 임금체납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절반의 반은 부당해고에 관한 것이다. 그 외에 산업재해, 노조활동 관련 각종 노동법 상담 요청이 들어온다.상담을 통해 문제가 잘 해결되는 편인가.명백하게 법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법적 절차를 받으면 다 해결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긴 다음이다. 해당 문제에 대한 보상은 받겠지만, 그 이후 회사생활이 힘들다. 그러므로 신고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노
지난 2월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등장한 광고가 화제가 됐다. 광고에서 혜리는 최저임금, 야간근무수당 등 노동법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사장님’들을 귀엽게 협박했다. 혜리는 이 광고로 알바생들의 권리를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최규석 작가의 네이버 웹툰 도 ‘노동법 학습만화’라는 평을 들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 한 외국계 대형마트에서 점원들에 대한 부당해고 지시를 받은 이수인 과장이 한 노동운동가의 도움을 받으며 노조 활동을 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외에도 ,
모토 ‘장애인의 주홍글씨’를 설명해 달라.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에서는 등장인물이 낙인을 오히려 받아들이고 드러내면서, 차별에 저항하는 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처럼 우리도 장애인이라는 낙인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당하게 정체성을 내보이겠다는 선언이다. 제호 ‘Be Minor’도 소수자임을 드러내고 연대하겠다는 의미다.다른 장애인 언론들과 차별점을 두려고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함께걸음’이나 ‘에이블뉴스’ 등 기존에도 장애 관련 매체는 있었지만 객관적 정보 전달에 목표를 두는 등 지향하는 부분이 달랐
야광 조끼를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과 그 보호자들이 문득 그 자리에 멈췄다. 대기하고 있던 사복경찰이 곧장 가장자리 차선으로 차들이 지나가도록 안내하자 차량 사이에 갇힌 그들은 마치 섬처럼 보였다. 이들이 외치는 ‘우리는 살고 싶다’는 구호는 배기음과 신경질적인 경적 소리의 아수라장에 묻혀 버렸지만, 그 묘한 모습만으로도 호기심에 찬 시민들을 멈춰 세우기 충분했다. 누군가는 어눌한 발음으로 외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누군가는 ‘이건 심하다’며 혀를 찬다. 그런 시민들을 향해 확성기가 가장 많이 외친 말은 ‘죄송
최근 국내에는 크고 작은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재난에 앞장서서 구조 작업을 벌이는 것이 소방관들이다. 이들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태도가 주목 받으며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방관의 희생과 관련된 기사가 포털 사이트나 SNS에 올라올 때마다 네티즌들의 응원과 감사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SBS에서는 이런 추세에 부합하여 2013년 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소방관들의 업무 모습을 담아내며 국민들의 의식 및 관심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소방관들이 처한 현실은 굉장히 열악하다. 노후화 된 장비도
최근 들어 많은 매체를 통해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노고가 알려졌다. 이에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방관들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무엇이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을까. 소방서를 찾아가 현직 소방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옛날에는 목장갑을 끼고 화재 진압을 한 적도 있었어요.” 최근 소방관에 모아진 사회적 관심 덕분에 사용하는 장비의 질이나 보급량이 한결 나아진 편이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개선됐을 뿐이다. 그에게는 두 개의 방수복과 방수 장갑이
2005년 겨울, ‘PD수첩’ 한학수 PD를 찾아간 류영준 교수는 이렇게 물었다. “한 PD님, 진실과 국익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가요?” 이에 한 PD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진실이 곧 국익”이라고 답했다. 류 교수는 제보를 결심했다. 하지만 진실의 무게는 무거웠다. 류 교수는 ‘PD수첩’ 방송 이후 끊임없는 테러 위협에 시달렸고 병원을 그만두어야 했다. 내부고발*자의 어제와 오늘2004년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사건을 처음 PD수첩에 제보한 류영준 교수의 정체가
“보병 9사단의 장교입니다. 이번 군 부재자투표에 문제가 많아 제보하기 위해 전화했습니다” 이지문 중위는 광화문 공중전화부스에 서 있었다. 수화기를 꽉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렸다. 전화를 받은 ‘한겨레’의 한 기자는 가능하면 회사로 직접 와달라고 했다. 30분쯤 뒤 초조한 표정의 이 중위는 편집국의 문을 열었다. 증언은 새벽 한 시까지 이어졌다. 이틀 뒤, 이 중위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이하 공선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떨리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그는 발표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군 부재자투표과정에서 간부들이 여당후보
열정이 더 이상 반갑지 않은 이유작년 말, 스타 디자이너인 이상봉 디자이너가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봉 디자인실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부당 근로계약서 △열악한 근무환경 △저임금 등이 알려지며 이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던 것이다. 이에 △알바연대 △청년유니온 △패션노조 세 단체는 지난 1월 공동으로 ‘2014 청년착취대상 시상식’을 시행해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상장과 축하 화환을 보내며 문제를 공론화시켰다.이처럼 열정페이가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사실 이는 이미 사회에 만연해있던 현상이다. 2011년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