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2’는 두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혼자보다 낯선 누군가와 함께 탈 때 더욱 무서움을 느낀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는 격리된 공간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두 명만 있게 되어 범죄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숫자 ‘2’는 불안하다.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흥행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부진한 현상을 가리키는 말인 소포모어 징크스나 2 년 차 징크스가 이를 입증한다. 숫자 ‘2’는 초조하다. 행동 심리학자에 따르면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에서 금-은-동 메달리스트 가운데 가장 행복감을 덜 느끼는 사람은 2등인 은메달
‘이머전시 콜(Emergency call), 사인보드, 인큐베이팅, 투르드코리아, 코리아번, 생파’사실, 외국과의 문화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언어생활’이다. 물론, 세계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그 이면의 어두운 면이 계속해서 지적돼 왔다. 먼저, 생활 속에 난무하는 외래어들이 마땅한 한글로 대체되지 못하는 모습들을 우리들은 그다지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오히려 비속어를 많이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는듯하다.), 나는 이러한 모습들이 왜
지난 1학기에 논리 글 작성을 위해 성균관대 재학생 123명을 대상으로 고카페인 음료 복용 실태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약 3명 중 2명의 학생이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복용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81.7%의 학생은 시험 기간 등 피곤할 때에만 일시적으로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한다고 했다. 특히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주요 이유로 시험공부를 택한 응답자는 72%에 이른다. 즉, 많은 학생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현상의 기저에는 음료 자체의 맛 등에 대한 선호보다는 음료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내년이면 모교라 불리 울 우리 학교, 성균관.너와 부대낀 지도 햇수로 벌써 5년이 됐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신입생이던 나도 어느덧 마지막 학기를 맞이했단다. 내 인생이 몇 챕터로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한 챕터가 끝나는 중이라는 건 어렴풋이 느껴져.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직전 털어놓고 싶은 얘기가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어. 고백건대, 너를 언제나 아꼈던 것은 아니었거든.자랑스러운 적도 있었다.내 이름 앞의 너는 마치 호위무사 같았어. 대학의 모든 것을 동경했던 재수 시절, 처음으로 ‘성균관’이 내 앞에 등장하던 날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말한다. 민주주의란 국민(인민) 스스로에 의한 통치다. 그렇다면 선거를 할 때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는가? 아니다. 선거에 관심을 가져 봤자 그놈이 그놈이고, 정책은 거기서 거기다. 정치인들의 정책은 늘 다수 서민을 위해 세워지지만, 소수 부자를 위해 집행된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치에 대한 불신만 쌓여가고, 결국 무관심해진다.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는 커져만 간다는데, 그 풍요는 우리 집만 빗겨간 것 같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글이 게재될 때에는 조금은 뒤늦은 이슈일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3대 구경, 그리고 그 중 으뜸은 역시 싸움 구경인 것을 보면 이번에 벌어진 국내 힙합 디스전은 파장이 꽤나 컸다. 힙합이라는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던 내 주변의 사람들까지 매우 큰 관심을 보였으니 말이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와, 재미있다”와 “쟤들은 뭘 저렇게 만날 싸우기만 하는 거야?”의 두 가지. 전자는 랩 음악으로 대표되는 흑인음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보통 보였던 반응이다. 흑인 음악을 나름대로 오래
사실 여성이 겨드랑이 털을 깎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시기인 18세기의 유럽에서는 들루크루와가 그린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속 가운데 서 있는 여자가 과연 여신인지를 두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그 이유는 그 여신의 겨드랑이에 털이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 여자가 여신이 아니라 빵집 아줌마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로부터 당시 유럽 사회는 여신이 아닌 이상 모든 여자들에게 겨드랑이 털이 있는 것을 당연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까지 겨드랑이 털을 깎지
진행자와 패널들의 외모지상주의적 선민의식, 첫 번째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렛美人’은 사연을 품은 지원자가 의료진과 MC들 앞으로 걸어 나오며 시작된다. 문제는 그들의 반응이다.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입을 가리며 놀라는 모습들. 지원자들의 외모를 두고 놀라워하고 연민한다는 발상 자체가 엄연한 선민의식의 발로 아닌가. 이는 유명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적나라하게 풍자한 바 있는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 거듭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리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지원자들의 모습을 강조하여 보여주는 제작진의 시혜적
그렇다면 어떤 사람에게 끌림을 경험하는 것, 구체적으로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그, 또는 그녀에게 떨림과 설렘을 경험하는 걸까. 그 이유를 잘 생각지 못하겠다면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바꿔보고 싶다. 왜 우리는 사랑하려 하는가? 이에 대해 답을 내리기 앞서서 결핍이라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가 결핍된 상태는 참으로 신기하다. 내겐 없으므로 바깥 세계에서 추구한다는 것이므로, 이는 욕망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그 사람이 내가 가지
필자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 보통 해가 진 후 밤이 되면 운동을 한다. 필자의 운동은 학교 정문부터 와룡공원까지 등산 하는 것이다. 학교가 높아서 그런지 수선관을 지나 올라가면 서울 야경이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많은 빛들을 보면서 참 밝다는 생각을 한다. 약 1년 전만 하더라도 밝은 불빛들을 보면서 쓸쓸한 외로움을 느꼈다. 수많은 빛 중에 나와 함께하는 빛이 없었기 때문이다.대학 와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취를 하고 나서부터 군중 속 외로움을 자주 느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싫어서 계속해서 사람들을 찾아
나쓰메 소세키는 '청춘이란 밝은 것만이 아니고 한 꺼풀만 벗기면 죽음과 맞닿아 있는 잔혹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청춘과 사뭇 다른 의견이다. 우리는 늘 즐거운 청춘을 듣고 밝은 청춘을 말하고 소원한다. 그렇다면 나쓰메 소세키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청춘을 보통 20대의 시기라고 보는 것을 용납한다면 우리는 지금 청춘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가? 즐거운가? 늘 밝고 행복한가? 겉으로 그런 친구들이 많을지언정 속으로도 그런 친구들은 흔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매일 웃던 사람이 가끔 올리
많은 사람이 자신의 뇌에 고약한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산다. 어떠한 일을 하기 전에, 그 일이 자신의 객관적인 경쟁력에 도움이 될지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 그것이다. 필자 역시도 그 기계적인 알고리즘의 충성스런 노예였다. 적어도 이번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이전까지는 그랬다. 약 9개월 전, 수능시험이 끝나고 긴 겨울이 찾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흘러갔던 고등학교 3학년 시기를 보낸 후 맞는 기나긴 휴식시간은 참으로 어색한 것이었다. 월요일 아침에 시작해서 일요일 밤에 끝나는 168시간의 순환은 일요일 밤에서 일요일 아침으로 이어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과 냉면집을 가게 됐다. 그녀는 같이 있으면 즐겁지만 냉면집을 갈 때만큼은 피하고 싶은 친구다. 그녀에겐 물냉면 앞에서만 발휘되는 독특한 식성이 있다. 일명 미각파괴자. 남들은 대여섯 방울만 넣을 식초를 그녀는 거의 병째로 들이 붇는다. 냉면에 식초를 넣은 건지, 식초에 냉면을 넣은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지경이다. 당황해 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 평소보다 자제했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한다.식초를 사랑하는 그녀만큼은 아니어도 요샌 다들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찾는다. 라면, 부대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이 구절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적어도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가수 조용필 씨의 노래 ‘여행을 떠나요’는 리메이크 될 정도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노래가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그 이유가 바로 ‘여행을 떠나요’ 라는 가사에 있다고 본다. 대학의 삶은 매우 바쁘다. 입사의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나 동기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학점 취득뿐 아니라 스펙 쌓기에도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정신없이 한 학기를 보내면서
국정원의 여론조작 의혹이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연일 국정원을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각 대학 학생회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야당인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를 떠나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국정원의 불법 여론조작과 선거 개입이 민주주의 정치질서를 훼손했다는 우려와 함께 온 국민의 관심이 국정원 사태에 집중돼 있다.국정원의 여론조작과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원장님 지시말씀’ 등을 통해 볼 때 국정원이 어느 정도 여론조작
얼마 전 남성연대의 성재기 대표가 한강에서 투신,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분향소가 설치되거나 여성부 폐지 집회가 열리는 등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사회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대부분은 여성부 폐지와 같은 반여성적인, 심한 경우 여성혐오 여론인데, 나는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는 편이다. 정말로 남성은 여성에 의해 역차별받고 있었을까? 그 원인은 여성들에게 있는 것일까? 여성부는 폐지돼야 할까? 여성운동은 여성만을 위한 것일까?먼저 남성이 여성에 의해 역차별받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각종 통계자료를
지금까지 대중가요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음식을 꼽아보자면 단연 ?빙수?가 떠오른다. 가수 윤종신이 녹지 말라고 간절히 애원하던 노래 ?팥빙수?부터 최근엔 모 제과점의 홍보 전략임을 알면서도 귀여운 악동 남매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콩떡 빙수?까지. ‘버블티 열풍’이라는 둥 말이 많지만 아직 대한민국에선 빙수가 여름을 대표하는 국민 디저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요즘 시내를 걷다 보면 스무 걸음에 한 번씩은 꼭 빙수를 전면에 내세운 카페나 음식점들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빙수들은 생김새부터 맛
필자는 고등학생 때 ‘대학교에 가면...’이란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대학교에 가면 이것도 할거고, 저것도 할거고... 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대학교에 가면 모든지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된 지금, 과거를 떠올려보면 그때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학 생활은
지난 4월 29일부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라는 내용으로 학우들로부터 연서명을 받고 있다. 국회나 정부기관에 청원하기 위한 연서명이 아닌, 차별금지법에 대해 찬성하는 학우들의 의견을 받기 위한 연서명이었다. 연서명을 받기 시작한 날부터 지난 1일까지, 총 71명의 학우가 서명에 동참했다.71명의 학우가 짧게나마 써준 글을 읽기도 하
아침, 점심, 저녁은 하루를 세 시기로 구분하는 단어지만 그때에 먹는 식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어에는 breakfast, lunch, dinner처럼 하루에 먹는 세 끼니를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세 번의 식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한 박사가 소개한 ‘1일 1식’은 사람들의 식사패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