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김훈은 그의 자전거 풍륜을 타고 전국 산천을 돌아다녔다. 그 후 이라는 책을 내었다. 그는 책 안에 여행이라는 단어를 쉽사리 언급하지 않고,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무엇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 또한 내게 있었던 여행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계속되는 취업 준비와 공부,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일은 취업준비생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5월, 마블에서 영화 최다관람자 이벤트를 했었다. 상품은 배우들의 싸인이 있는 단체 포스터. 당첨자는 총 75회 관람을 했다고 한다. 뮤지컬도 가끔 최다관람자 이벤트를 하는 극들이 있다. 대부분 중소극장 극이고 당첨자들을 보면 40회에서 70회까지 다양하다. 올해 연극 최다관람자는 약 60회였고, 작년에 올라왔던 뮤지컬 최다관람자는 역시 약 40회였다. 영화는 저렴하다. 일반적으로는 9천 원 ~ 1만 원이며 4D 역시 약 2만 원 정도다. 그에 반해 뮤지컬은 최소 3만 원부터 14만
나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락, 일렉트로닉 등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수박 겉핥기식이라도 듣다 보면, 세상에는 대체 얼마나 많은 음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세상에 있는 모든 소리들은 음악의 재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그 재료들로 어떤 사람들은 아주 독특한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게 내가 전에 먹던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한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최근 한 힙합 프로그램 에서 지나친 여성 비하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가 문제가 된 적이
올 여름 가장 감명 깊게 봤던 영화를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 없이 디즈니사(社)의 ‘인사이드 아웃’을 꼽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평소에 애니메이션 영화를 꺼리는 나에게 있어서 위와 같은 선택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인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상영관을 걸어 나오던 그 순간에 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인 우리들에게 사회는 나름대로의 어른스러움, 즉 나이에 맞는 감정과 그에 따른 행동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
김창렬 씨는 1990년대 ‘Run to you’, ‘DOC와 춤을’ 등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노래들을 부른 국민가수 DJ DOC 의 보컬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1990년대에 걸음마를 겨우 뗐을 우리 사이에서 ‘창렬’이라는 단어를 쉽게 들을 수 있는 것, 그래서 비슷한 이름을 가진 필자의 별명이 ‘창렬’으로 굳어진 것도 자연스럽지만은 않은 일이다. 사실 인터넷상에서 ‘창렬’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이는 2009년 ‘김창렬의 포장마차’라
2015년 1월, 방학을 맞이하여 집에서 잉여롭게 인터넷을 통해 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을 보다가 우연히 ‘2015 청춘 페스티벌’이라는 단어를 발견하였다. 재즈 페스티벌, 락 페스티벌, DJ 페스티벌 등 다양한 페스티벌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청춘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은 처음보기에 흥미에 끌려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하게 된 대학생 기획단 ‘잉춘이’.“누가 뭐래도 내가 이 구역 우주왕 잉여먼지! 잉여력 만점 잉여 청춘이를 찾습니다! 젊음이 자산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넘치는 우리의 쓸모가 스펙으로 평가될 쏘
방학이 다가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떠난다, 어디론가. 1년의 절반동안 수고한 나에 대한 보상이자 새로운 곳에 대한 도전과 설렘을 품고.조금은 특별했던 지난 겨울방학의 여행기를 짧게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어렸을 때 나의 모습을 간단히 얘기해 보면 함성소리에도 울컥하던 아이였다. 그만큼 감수성이 풍부했었다. 꿈을 꾸던 고등학생 생활이 끝나고 20살, 대학생이 되었다. 흔히들 얘기하는 낭만적이고 열정 넘치는 20살. 하지만, 대학생 1학년으로 지내기는 생각보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신없이 대학생활 1년을 마
최근 큰 이슈가 되었던 무한도전의 식스맨 특집에서, “독이 든 성배” 라는 말이 언급됐다. 언뜻 보기에는 중요한 위치,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일지 모르지만 그만큼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용어다. 나는 이번 학기 한 동아리의 회장을 맡게 되며 이 구절의 의미를 몸소 체감하게 됐다. 어찌 보면 일개 동아리장이 그렇게 막중한 역할로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내게는 많은 후배들과 선배님들을 알아가고 이끌어 나간다는 점이 성배와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전 학기보다 높은 학년에서 새로운 수업 환경에 적응하고, 동시에 꿈을 쫓아 국가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 꽤 진부한 문장이지만,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단적인 표현이다. 외교 문서나 담화를 살펴보면 똑같은 말이라도 단어 하나를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달라지고 호사가들은 이 단어가 얼마나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는지에 대해 논평한다. 어떤 때는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빙빙 둘려서 말한다. 단어 하나로 문장 전체의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거르고 또 거르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너무나 쉽게 말하지만 가볍게 던지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 손을 싫어했다. 투박하고 남자 손처럼 두껍고 거친 그 손이 난 싫었다. 특히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싫었다. 어렸을 때 다쳐서 이렇게 됐다고 하시는 그 손가락은 손톱으로부터 가운데로 쭉 찢어져 깊게 파이고, 파인 바깥쪽은 굳은살이 생겨 어린 마음에 괴물 손 같다고 생각했다. 비싼 핸드크림, 수분 크림을 사다드리고 오일을 발라 마시지도 해드려 보았지만 이미 깊게 파인 엄마 손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 우리 엄마가 올해 환갑이 되셨다. 엄마와 나의 나이 차이 38살.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이른 환갑이지만 제대로 챙겨
고심 끝에 산 가디건이 무색하게도,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잔뜩 열이 오른 여름 날씨가 바로 코앞에서 더운 김을 훅훅 내뱉고 있다. 교정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괜스레 걸음마다 가슴이 콩콩거렸던 지난 봄날은 여름의 기세에 눌려 어디로 도망 가버린 걸까. ‘아이고 날이 왜 이렇게 더운 거야.’ 투덜대며 금세 지나버린 짧은 봄을 아쉬워하다 보니 봄날과 우리 젊음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청춘이 올 때는 온다고 실컷 광고하고, 갈 때는 간다는 말없이 가버리는 한때의 봄날같이 짧고 아쉬운 탓이다. 아직 20대인 내가 이런 노
20대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심각하다. 18대와 19대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이 꼴찌를 기록했다는 통계는 20대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분석에서는 군 복무를 하는 인원 때문에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이라고 하지만, 여성의 투표율만을 연령대로 비교해보아도 20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젊은이가 살기 힘든 시대라고들 한다. 학자금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취업난과 주택문제가 심각해서 취업하기도 힘들고, 일단 취업을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