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원과 문화’ 강의를 개설한 이유가 무엇인가.학생들에게 유럽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유럽 정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정원을 제대로 감상하면 유럽의 많은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유럽 정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권력과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파워가든(Power Garden)’과 소담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놓은 ‘마이가든(My Garden)’이 그것이다. 수업에서는 주로 파워가든에 초점을 맞춘다. 파워가든에는 조경학적 배경뿐 아니라 당시 권력자들 사이의 관계와 권력 투쟁, 권력 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어 좋아요”유행을 거부하는 유행이 등장했다.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일대일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은 패션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내놓은 기성복에 길들여져왔다.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SPA 브랜드는 값싼 기성복의 장점을 부각하며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그 결과 옷은 한 시즌 입고 버리는 소모품으로서의 의미가 강해졌고 패션은 획일화됐다. 이에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변화를 추구했다. 기업이 내놓
낮은 가격으로 특별한 구두를 만들 수 있어개성을 보여주는 아이템들이 트렌드될 것고객의 요구에 따라 수제화를 제작해주는 업체들이 많은데, ‘손신발가게’ 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가장 큰 차이는 3D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온라인 상에서 3D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디자인을 비교해볼 수 있다. 실시간 확인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자신이 선택한 완제품의 모습을 가상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 통가죽뿐만 아니라 부분적인 가죽의 재질과 컬러, 구두 밑창 등을 선택할 수
‘그들’만의 리그 아닌 ‘우리’의 리그지난 12일 오후 3시. 기자가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세종대왕 동상 뒤로 줄지어 나열된 빨간색과 연두색의 알록달록한 천막이 이곳이 곧 축제의 현장임을 알려주고 있다. 광화문 광장과 마주한 메인무대에서는 오늘 밤 있을 개막식 리허설이 한창이다. 무대 앞과 옆에는 휠체어도 쉽게 무대로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돼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광장을 울린다. 다양한 부스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천막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A+ Festival’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지난 13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대학로 이음센터 연습실에서 휴식하고 있는 빛소리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빛소리친구들은 김용우 단장 외 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장애인무용단이다. 2009년에 첫 정기공연을 연 빛소리친구들은 오래전부터 장애인무용단을 만들고자 했던 김 단장의 노력으로 탄생하게 됐다. 휠체어 댄스스포츠를 해왔던 김 단장은 외국의 장애인무용단을 보며 ‘언젠가는 우리나라 장애인무용단을 꾸리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장애인기예단을 보고 ‘저런 팀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장애인, 예술 통해 자존감 길러장애인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왜 장애인문화예술에 주목하게 됐나.장애인문화예술이 장애인복지에서는 소외당하고 예술계에서도 배제당하는 이중의 고통을 가진 현실이 안타까웠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빵’이라는 획일적인 장애인복지정책만으로는 장애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축제에 오른 퓨전 낭독쇼는 어떤 내용인가.내가 2009년에 썼던 동화책으로 조선 중기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가문을 일으켜 정경부인이 된 이씨 부인에
① 어둠 속에 들어서다전시장에는 시간대별로 최대 8명까지의 관람객이 함께 입장하며, 빛을 낼 수 있는 모든 소지품은 지참할 수 없다. 대신 장애물과 바닥 재질을 확인할 용도로 지팡이를 한 개씩 받는다.전시장 안은 빛을 완전히 차단해 아무것도 볼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눈을 감으나 뜨나 어둠이 보일 뿐이다. 갑자기 어둠 속에 내던져지자 관람객들의 손이 뻗어 나와 기자의 어깨와 등이 그 자리에 있음을 확인했다. 관람객 중 한 명이 “꿈 같다”고 중얼거렸다. 100분간 전시장 내부를 안내할 도슨트이자 가이드인 ‘로드마스터’가 등장해
어떻게 전시를 기획하게 됐나.고등학교 3학년 때 실명하고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미대 진학을 꿈꿔왔는데, 다른 것도 아닌 시각장애를 얻고 나니 그전까지 갖고 있던 계획이며 진로가 완전히 달라졌다.처음에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회 안에서는 무능력자로 살 수밖에 없나’ 하는 고민도 했다. 그러나 그때 나에게는 시각장애인이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그 길을 내가 먼저 가보자는 패기가 있어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자꾸 도전하며 살아왔다. 그때의 도전이 오늘날
몸 다양성 보장 움직임 활발사회에도 변화의 바람 불어몸 다양성 보장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달 서울 명동역에서 ‘문제는 마네킹이야’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성환경연대는 기자회견에서 ‘획일화된 몸매를 칭송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표준체형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마네킹을 지적하고, 다양한 사이즈가 갖춰지지 않은 의류브랜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6일에는 ‘다다름 네트워크’에서 외모 다양성 영화제 ‘다다름 필름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영화제는 외모와 사이즈에 대한 고민, 섭식장애, 비만 등 몸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받아들여“플러스사이즈 대표해 아름다움 알리고 싶다”이은비 씨는 민낯에 가까운 얼굴에 민소매의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는 “평소에는 진한 화장을 하지 않아요. 화장 안 해도 예쁜데 굳이 할 필요가 있나요?”라며 보통 뚱뚱한 사람들은 몸매를 가리기 위해 큰 옷을 입지만 자신은 노출이 있는 옷도 가리지 않고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이 씨의 첫인상은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여성이었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예전에는 내 모습에 당당하지 못했고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도 많지 않았다”며
팬덤이란‘팬덤(fandom)’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팬덤은 소설, 드라마, 영화 등 어떤 것에든 생겨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팬덤이란 말로부터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연예인 팬덤일 것이다. 팬덤은 단순히 혼자서 연예인을 좋아하며 연예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인을 여러 명 묶어놓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집단적으로 활동하고 상호작용하며, 직접 연예인과 관련된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한다. 한때 팬덤이 연예인의 부속으로서 그 인기를 증명하는 숫자의 크기에 불과했다
오래전 인류에게 힘도 기술도 없던 시절, 필요한 도구를 만들 때 가장 만만한 것이 나무였다. 나무를 깎아 그릇과 수저부터 의자와 책상을 만들었고, 집을 지었다. 나무를 대체할만한 재료도, 또 그것을 가공할만한 기술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합금이나 플라스틱 같은 새로운 재료들이 발견되었고, 이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그 재료들은 목재보다 내구성이 높고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하기에도 적합해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 곳곳에서는 여전히 목재가 사용된다. 이에 대해 ‘카펜터 그룹’의 김동혁 목수는 목재
지하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서늘한 공기와 함께 목재 특유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첫눈에 들어온 그의 작업실은 목재의 빛깔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언뜻 봐도 초보 목수가 연습하다 실패한 것 같은 책장부터 고급스러운 목재 장식까지 목공품들이 가득했다. 학창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던 그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일념으로 17살부터 망치를 잡았다. 어린 나이로 목수 일에 뛰어든 만큼 공사현장의 막내로서 그가 느낀 무게감은 더욱 무거웠다. 하루하루 힘겨운 목수 생활을 하던 그가 처음부터 목수 일에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된 오늘날, 사람들의 시선은 네모난 화면 속에 머무른다. 화면 위에서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진다. 현실 속 사회보다 가상 속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이들에게 현실 사회는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의 현실이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서로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세계가 바로 ‘하이퍼리얼리티(Hyper Reality)’ 세계이다. 하이퍼리얼리티 세계에서는 가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실재가 된다. 이는 진중권 작가의 미학 오디세이 3
하이퍼리얼리즘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화가들이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생각을 먼저 하고 그것에 대한 반영으로 작업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어요.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기에 하는 거죠. 저는 어릴 때부터 사실적인 게 좋았어요. 군대 전역 후에는 사실적인 그림을 넘어서 아예 극한의 사실성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이퍼리얼리즘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내가 좋아서 그리는 그림이지만 사진과 똑같이 그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하이퍼리얼리즘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게 ‘내가 이만큼
트루먼의 하루는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됩니다. 늘 만나는 이웃 사람들에게 평소와 같은 인사를 나누며 다를 바 없는 하루의 반복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트루먼은 자신의 규칙적인 일상생활에서 같은 장소, 특정 시간대에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는 등 무언가가 미묘하게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떨어진 촬영용 조명, 바다에서 익사한 줄 알았던 아버지의 등장 등 평범한 일상이 무언가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됩니다.사실 트루먼이 사는 ‘씨 헤이븐’이라는 도시는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인공 세트이고, 그 안에 설치된 5000대의 카
‘그래피티 아트’는 허가 없이 거리에 그리거나 붙인 그림을 통칭하는 말이다. 형식, 재료,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다른 화가들과는 다르게, 그래피티 아티스트에게는 ‘빨리 그려넣고 도망치는’ 능력이 중요하다. 무단 침입이나 공공기물 훼손을 이유로 경찰에게 잡히기 전에 자리를 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스프레이 페인트와 스티커가 자주 사용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래피티’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담벼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알아보기 어렵게 휘갈겨 쓴 글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학우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글은 거의 없고, 그림 한 점에도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셰퍼드 페어리는 △반전(反戰) △비폭력 △페미니즘 △평화 △예술가의 사회 참여 △환경 보존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이런 관심사가 그의 암시적인 작품 스타일과 맞물려 그림마다 다양한 상징적 아이콘이 숨어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재미있게 즐기는 한 방법이다. ‘오베이 자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에게 종교는 생활의 일부가 아닌 생활 그 자체다. 종교는 일상의 계율로서 무슬림의 식생활에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무슬림의 식사는 알라신을 잘 섬기기 위한 에너지 충전의 의미로, 건강한 음식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는 것은 곧 신을 위한 일이다. 음식을 절제하는 이러한 무슬림의 정신은 한 달간 단식을 실천하는 라마단 기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슬람 사회는 인간에게 허용된 음식과 금지된 음식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는데, 바로 할랄(Halal)과 하람(Haram)이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이슬람
2013년 국내 대학 최초로 한양대 학생식당 ‘사랑방’의 식단에 할랄 음식이 올랐다. 교내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측이 무슬림 학생들의 복리 차원으로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초기에는 주 2회 운영됐던 할랄 식단이 무슬림과 비무슬림 학생 모두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회 중식과 석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한양대 학생식당의 영양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 매번 할랄 음식 메뉴를 새롭게 구성하려고 노력한다”며 “이태원 식당이나 할랄 관련 학회 또는 전시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