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부를 묻는 게 유행인 것 같다. 나도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시작하고 싶다. 2013년 대한민국, 당신의 노동절은 안녕하시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노동절은 안녕하지 못했다. 노동절 기획이랍시고 일을 잔뜩 벌여 놓은 탓에 수습할 수 없는 취재 일정에 억눌려 수업을 갈 생각은커녕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주일을 보낸 탓도 물론 있는 것 같다. 전공수업에
이번 ‘여성의 월경’을 주제로 기획 기사를 쓰게된 것은 우연이었다. 원래는 대학 내 생리공결제에 관해서만 다루고자 했었다. 사전 취재를 위해 생리공결제에 관한 일간지 기사를 참고하던 중 그 어디에도 생리공결제의 근본적인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한 논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성의 월경에 관련된 제도를 다루면서 여성의 월경이 어떤 경험인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차피 학생은 성균관대 학생이고 그분들의 입장이 되는 건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진짜로 그분들의 삶을 사는 게 아닌데 어떻게 그들의 삶을 이해하나요?” 신문사 선서식에서 선배로부터 이 질문을 처음 받았다. 그때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지만 한 학기 동안 고민해 본 결과 지금 내가 내린
기적의 책꽂이 취재를 정신없이 마치고 신문사로 가는 길에 돌이켜봤다. 포이동과 의경부대. 별생각 없이 고른 두 취재장소가 오묘한 대립를 이루고 있었다. 정부의 철거에 맞서 마을을 지키려는 포이동 주민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물리적으로 하는 의경 대원. 극과 극이다.그러나 이상하게도 포이동 주민이나 의경 대원들 중 그 누구에게도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았
2회에 걸친 새내기 문화생활 특집기획이 끝을 맺었다. 웬 특집을 2회에 걸쳐서까지 연재했냐고? 당신이 기억할는지 모르지만, 우리 학교의 인사캠, 자과캠은 각각 서울과 수원에 따로 존재한다. 정문의 대학로와 후문의 북촌을 다루는 특집을 개강호에 내놓았으니 그 다음 호는 자과캠 새내기들이 즐길 만 한 문화공간을 소개해야 했다. 자과캠의 문화생활이라, 학교 근처
먼 곳을 간 것도 아닌데 험난한 여정이었다. 정류장을 세 번이나 지나치고 말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초침이 계속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럴 때면 정말이지 애가 타는 것이다. 건널목을 가려면 신호등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도 모른 채 10분을 제자리에 있기도 했다. 나는 좋은 기자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게다. 이번 취재에서 나는 길치라는 것을 깨달
벌써 일 년. 내가 사진기자 직함을 달고 인터뷰에 동행한 때로부터 벌써 일 년이 지났다. 당시 DSLR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고 1시간 동안 대략 400번의 셔터를 눌러댔다. 인터뷰 도중 사진을 찍지 않을 때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인터뷰이의 말에 고개를 연신 끄덕여댔다. 너무나도 설렜던 나머지 당시 인
지난 23일 금요일, 정말 때려치고 싶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많은 대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 친구들은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니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 등의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나도 사퇴 소식을 듣자마자 충격과 멘붕에 휩싸였다. 성대신문 대선팀장으로서 진행하던 2P의 대선특집 기사가 모두 물거품이 된
어느덧 ‘성대신문 사진부 기자’ 타이틀을 달고 지낸지 2년이 다 돼간다. 이번 호에 내가 쓰게 된 기사는 대선 후보에 대한 설문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 기사. 이 분석 기사는 내 4학기 신문사 활동에 가장 힘든 기사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통계 자료만 나열하는 이 기사에 무얼 취재할 것이 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인터넷
이번에 채식주의를 체험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왜 그들은 고기를 먹지 않을까? 체질상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가 간다. 고기가 몸에 맞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다소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채식을 하면 가장 힘든 것은 나 자신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물론 내 자신이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라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우선적으로 어머니께서 힘들어하셨다. 아들이 채식한다고 당신께서 제 눈치를 보며 찌개 종류를 선택하실
“영브르 바퀴벌레 좀 퇴치해 줘!”소위 바퀴벌레 기사를 쓴다고 하자 친구들이 한마디씩 했다. 곤충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나였다. 어렸을 적 흔히들 채집하는 잠자리와 매미 한 마리 만져본 적 없던 나였다. 유년 시절 나비 체험관에서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고 엉엉 울던 기억도 어렴풋하다. 그런 내가 졸지에 영브르가 돼 버렸다.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