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얼리즘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화가들이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생각을 먼저 하고 그것에 대한 반영으로 작업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어요.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기에 하는 거죠. 저는 어릴 때부터 사실적인 게 좋았어요. 군대 전역 후에는 사실적인 그림을 넘어서 아예 극한의 사실성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이퍼리얼리즘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내가 좋아서 그리는 그림이지만 사진과 똑같이 그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하이퍼리얼리즘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게 ‘내가 이만큼
트루먼의 하루는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됩니다. 늘 만나는 이웃 사람들에게 평소와 같은 인사를 나누며 다를 바 없는 하루의 반복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트루먼은 자신의 규칙적인 일상생활에서 같은 장소, 특정 시간대에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는 등 무언가가 미묘하게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떨어진 촬영용 조명, 바다에서 익사한 줄 알았던 아버지의 등장 등 평범한 일상이 무언가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됩니다.사실 트루먼이 사는 ‘씨 헤이븐’이라는 도시는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인공 세트이고, 그 안에 설치된 5000대의 카
‘그래피티 아트’는 허가 없이 거리에 그리거나 붙인 그림을 통칭하는 말이다. 형식, 재료,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다른 화가들과는 다르게, 그래피티 아티스트에게는 ‘빨리 그려넣고 도망치는’ 능력이 중요하다. 무단 침입이나 공공기물 훼손을 이유로 경찰에게 잡히기 전에 자리를 떠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스프레이 페인트와 스티커가 자주 사용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래피티’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담벼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알아보기 어렵게 휘갈겨 쓴 글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학우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글은 거의 없고, 그림 한 점에도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셰퍼드 페어리는 △반전(反戰) △비폭력 △페미니즘 △평화 △예술가의 사회 참여 △환경 보존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이런 관심사가 그의 암시적인 작품 스타일과 맞물려 그림마다 다양한 상징적 아이콘이 숨어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재미있게 즐기는 한 방법이다. ‘오베이 자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에게 종교는 생활의 일부가 아닌 생활 그 자체다. 종교는 일상의 계율로서 무슬림의 식생활에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무슬림의 식사는 알라신을 잘 섬기기 위한 에너지 충전의 의미로, 건강한 음식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는 것은 곧 신을 위한 일이다. 음식을 절제하는 이러한 무슬림의 정신은 한 달간 단식을 실천하는 라마단 기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슬람 사회는 인간에게 허용된 음식과 금지된 음식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는데, 바로 할랄(Halal)과 하람(Haram)이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이슬람
2013년 국내 대학 최초로 한양대 학생식당 ‘사랑방’의 식단에 할랄 음식이 올랐다. 교내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측이 무슬림 학생들의 복리 차원으로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초기에는 주 2회 운영됐던 할랄 식단이 무슬림과 비무슬림 학생 모두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회 중식과 석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한양대 학생식당의 영양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 매번 할랄 음식 메뉴를 새롭게 구성하려고 노력한다”며 “이태원 식당이나 할랄 관련 학회 또는 전시회에
인류에게는 오래전부터 곤충을 먹는 식충(食蟲)문화가 존재했다. 식충문화의 역사는 지역과 시대를 막론한다.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매미는 그리스 사람들이 즐겨 먹던 별미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물의 역사』에서 ‘매미의 유충은 껍질이 벗겨지기 전이 가장 맛이 좋다’고 서술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식충문화는 동양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고대 중국 문헌에서도 곤충 소비 관습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의학 저서 『동의보감』 탕액편 충(蟲)부에서도 약재로 활용할 수 있는 95가지 곤충의 효
키틴질, 액상 단백질, 액상 단백당……. 이제 막 대학교 2학년이 된 최영우 씨의 입에서는 도통 기자가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식용곤충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눈빛은 누구보다 열정으로 반짝였고 목소리에는 미래에 대한 설렘과 확신이 가득했다. 그는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워낙 자연과 가까이 지내 곤충과 친숙했다. 그는 식용곤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고교 시절 우연히 EBS 다큐멘터리를 통해 식용곤충 연구자이자 한국식용곤충연구소 소장인 김용욱 교수의 강연을 접했다”며 그때부터 본격
원래 호텔셰프였는데 일을 그만두고 이 곳에서 곤충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직업 자체를 바꿔버린 건 아니다. 곤충을 먹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곤충요리가 새로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 그런데 요리가 뜻대로 되지 않자 승부욕이 발동했다. 곤충을 이해했으니 웬만한 요리는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곤충 가루를 사용해 보니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음식만 만들어졌다. 음식의 성질을 알 수가 없어 내가 원하는 맛도 모양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때 오기로 노력하다보니 점점 뜻대로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카페 ‘이더블커피’를 찾았다. 이더블커피는 국내 최초로 식용곤충 제품을 판매하는 식용곤충 전문 카페다. 밖에서 본 카페의 외관은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메뉴판에는 그 어느 카페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들이 적혀 있다. △고소애 쉐이크 △고소애 한방차 △영지 귀뚜라미 차 △누에 녹차 쉐이크 △한방 메뚜기 차가 눈길을 끌었다. 계산대 맞은편으로는 건조된 △귀뚜라미 △누에 △밀웜 △벼메뚜기와 식용곤충 분말로 만든 쿠키가 가득 진열되어 있다. 기자는 고소애 300 쉐이크와 스마일
우리의 일상은 무수한 색채에 휩싸여 있다. 집을 나서는 순간 머리 위에 드리워지는 푸른 하늘, 새하얀 뭉게구름. 눈길을 돌리면 싹을 틔우기 시작한 초록색 새싹과 그것을 감싸는 갈색의 흙이 보인다. 자연을 눈에 담고 길을 걷다 보니 깜빡이는 신호등의 초록색 불빛에 서둘러 뛰게 된다. 버스 안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옷 색깔은 다채롭다. 이처럼 등교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수많은 색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물질은 각각의 고유 색채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든 인지하지 않든 우리의 일상은 컬러 영화 속 장면들이다.스쳐 지나가는
컬러테라피스트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색채학을 처음 접하고 재밌게 배웠어요. 그 이후 직장에 다니면서도 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책을 읽다가 ‘컬러테라피’라는 단어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 단어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컬러테라피가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교육하는 곳도 없었어요. 그래서 몇 년 동안 제게 맞는 방법, 사람들에게 컬러테라피를 쉽게 전할 방법을 찾아서 공부했어요. 지금은 색채와 심리를 연관 지어 사람들을 가르치고
굳이 영화 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재즈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감성적인 재즈는 길거리의 카페나 상점들부터 각종 광고와 영화, 드라마에서까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우리 주변에서 재즈는 쉽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음악이 되었다. 지난해 5월 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된 ‘2016 서울 재즈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재즈 음악가들을 초청해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또한 매년 여름 혜화역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전국 대학생 재즈 페스티벌’이 열려 대학생
팟캐스트를 통해 재즈를 소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재즈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음악이다. 이 재즈 음악을 사람들에게 쉽게 소개해서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설 무대가 없고, 연주자로서 이름을 알릴 기회가 적은 것을 보며 항상 안타까웠다. 그래서 재즈에 대해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면서 재즈 연주자들을 소개할 방안으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팟캐스트다. 첫 방송을 했을 때는 청취자가 열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하루 청취자가 2만여 명에 달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3월의 첫날, 봄의 시작을 알리는 빗방울이라기엔 무거웠고 겨울의 끝을 알리기엔 가벼웠다. 종로3가 전철역 5번 출구로 나와 소란스러운 거리에서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어느새 그 시절 음악의 메카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음악을 꿈꾸는 사람들의 ‘낙원’, 1980년대 악기에 대한 수요 증대로 호황을 누리던 낙원상가 아래 골목을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라이브 재즈 카페 ‘천년동안도’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호텔 1층에 자리 잡은 천년동안도 카페 옆으로는 옛 정취를 머금은 세련된 한옥 골목이 이어진다. 창밖에서 들여다
보통은 ‘도예’라는 말에서 식기 굽는 모습을 떠올린다. 어떻게 도자기로 수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나.도예는 대학생 때 배웠다. 졸업 직후 홍보·마케팅 분야에 취직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연이은 실패에 재충전을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한 달 반의 배낭여행에 쓸 여행경비가 없었다. 경비를 모으기 위해 생각했던 방안은 전공을 살려 도자기를 만드는 거였다. 그 때가 4월 중순이었으니 바로 다음 달인 5월달에는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도자기 카네이션 브로치’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첫
도시재생이란 시간이 흘러 쇠락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정비를 통해 다시금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재생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과거에는 주로 물리적인 재개발에 가까운 정부 중심의 사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도시재생은 단순한 물리적 정비 수준을 벗어나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커뮤니티의 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쇠락한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보여준다. 현재는 건물의 노후화와 같은 물리적 쇠퇴의 영향보다 그 도시를 살아가
오후 2시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서울 중구 무교동의 빈 공터를 직장인들이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간다.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 건 고층빌딩 숲 한가운데 자리 잡은 컨테이너. 10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에 서로 교차하는 검은색과 하얀색 컨테이너의 독특한 외관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지만 열린 공간, 지친 도시민들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미니시네페다. 고층건물들 사이에서 발견한 미니시네페는 내부가 비치는 한 쪽 벽면을 통해 밖으로 스크린을 걸어두고 있다. 해가 진 밤, 야외상영을 위한 이 스크린에 비친 영상이 아직은 흐릿하다. 그
틈새시장(성북구 동소문동)8차선 도로 위 언덕에 위치한 동소문동의 마을을 가로지르는 골목길은 텅 비어 세월에 지친 고목을 연상시킨다. 허물어져 가는 낮은 한옥들은 높아져가는 담장과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을 마주한다. 한옥 앞 경관을 차지한 자동차들에 문을 나서면 먼저 맡게 되는 매연 냄새, 드문드문 보이는 화분에선 꽃향기가 나지 않는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골목길에서는 동네 사람들의 수다 소리가 들리지 않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없다. 생기를 잃은 마을 곳곳에서는 이처럼 어느새 생겨 버린 틈이 점점 벌어져 가고 있었다.
지정대상지가 아닌 종로구 익선동을 도시재생공간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제가 처음 익선동과 인연이 닿게 된 것은 익선지구단위계획을 통해 100명의 주민인터뷰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였어요. 익선동은 서울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옥이 있는 곳이며 가장 많은 수의 한옥이 밀집된 지역인데, 보존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생기면서 전통건축과 현대문화가 만나는 문화의 장이 되고 있어요. 현재 서울시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 주말에는 사람이 북적이죠. 익선동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일제강점기까지 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