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건노력이 아니라 휴식일지도.
처음 취재를 나갔던 날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찬 바람이 매섭던 2021년 2월, 지난 학기 개강호 나의 첫 기사 소재는 ‘팀빌딩과 온라인 입학식’이었다. 당시 팀빌딩에 참여한 21학번 학우의 멘트를 얻고자 프레스증과 명함을 챙기고서 무작정 자과캠으로 향했다. 그때의 자과캠은 낯설어서인지 긴장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더욱 춥게만 느껴졌던 것 같다. 프레스증을 목에 건채, 한 손에는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 명함을 다른 한 손에는 멘트를 녹음할 휴대폰을 쥐고 후문에서 1시간가량을 서성거렸다. “안녕하세요 성대신문 보도부 기자 이현정
소확행이든 대확행이든 당신도 행복해지고 싶은가요? 그러면, 우선 당신 자신을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당신 몸과 당신 정신의 온전한 주권자입니다. 세상에서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잘난 면과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믿고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십시오. 부모님도, 선생님도, 친구도 당신의 삶에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당신 삶의 설계자 그리고 운전자는 당신입니다.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십시오. 조언에 귀를 기울이되,
사진투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손에 담고 싶은 마음에 성큼성큼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곤 쭈그려 앉아 파도가 나에게 닿길 기다렸다. 파도는 자기를 만져보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닿일락 말락 했다. 바닷물과 밀당을 하다 닿은 그 감촉은 그동안 바다를 보고 싶었던 마음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시원하지만 투명한 물속에 담긴 햇살의 빛깔이 참 따스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결전의 날인 오는 18일 수험생은‘대학 입시’라는 어쩌면 인생의 첫 관문을 넘게 될 것이다. 대학을 놓고, 내신이니 수능이니 하는 경쟁에 종지부를 찍는 거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들 앞에는 더 큰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해진 경쟁의 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 사회의 경쟁은 과열됐다. 대입, 취업, 승진 등 끊임없는 경쟁의 굴레에서 승자와 패자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이에 우리 사회에서 공정에 대한 담론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은유는 “어떤 사물에 다른 사물에 속하는 이름을 전용하는 것”으로 흔히 정의된다. 은유는 일상에서 여러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고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막론하고 복잡한 이론과 학설을 설명해낼 때는 각종 은유가 동원된다. 또 복잡한 학설과 이론은 은유를 매개로 대중에게 보급되고 소비된다.은유는 그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명확하다. 이해하기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다른 사물의 이름을 빌려 설명하면서 문제가 지나치게 단순화되는 경우가 있다. 단순화는 왜곡이기도 하다. 문제를 곡해하면
가을이 왔다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S-ANGEL에 들어와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마음속에 온난한 설렘을 아로새기던 작년 가을과는 달리, 올해는 그런 설렘을 느낄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혹은 보고 싶은 사람들을 더는 볼 수 없다는 허탈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한랭할 듯 보입니다. 올해 S-ANGEL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두 번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여러 의전 활동과 온라인 활동을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그중 1학기에 진행
화면에만 담지 말고마음에도 깊이 담아보아요.
Der Augenblick은 눈 깜짝할 사이, 순간 또는 찰나를 뜻한다. 모든 시간은 찰나같이 지나가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에서 이것을 내 성대신문 이메일 아이디로 만들었다.사람들은 시간이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고 한다. 나도 성대신문에서의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길 바랐고 그렇게 지나갈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그러나 일 년을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지난학기 시각면 취재를 위해 사진부 기자들과 전통시장에 갔던 것은 삼 년 정도 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입학 후 학교 공부만 했던 작
“나는 평범한 것을 증오한다”. 중학교 시절 어디서 누구로부터 접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전·혜·린”이라는 석자와 함께 나의 뇌 속에 오랫동안 각인되어 왔던 구절이다. 그 때는 그 구절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나도 평범하지 않고 비범한 삶을 살아야지 했었다.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한 첫 해 우연히 독어독문학과 교수님과 인사할 기회가 있었고, 그 분을 통해 전혜린씨가 우리 학교 교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오랜만에 그 구절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의 가치관은 언제부터인가 바뀌어 있었다. “평범한 것이 아름답다”로. 특별한
나중에 어떤 결과를 얻더라도 그 결과가 진심이라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돌려봐도 안정적일 수 없다. 때로는 진심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편리라는 이름이자연의 역린이 될 수도 있음을.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윤 후보가 최종득표율 47.85%로 홍준표 후보를 6.35%p 차이로 앞지르면서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힘 윤석열의 맞대결이 시작됐다.잊을만하면 터지는 여야 유력 후보에 관한 의혹들에 이번 대선은 유독 떠들썩하다. 사상 최초로 여야 후보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대선이란 불명예스러운 칭호도 얻었다. 또한 일부는 이번 대선을 ‘비호감 대선’이라고 말한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기 다른 조사에서 비호감도 1위를 기록한 것과 다른 후보들에 대한 전반적인
유독 찍을 사람이 없다는 대선이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이례적으로 높은 모양새다. 시민의 참여를 전제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에서, 사회의 주역이 될 청년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눈을 돌리는 현상은 비극이다. 어쩌면 청년들은 대안을 갈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진영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행동하는 대안 정치 세력이 필요한 시기다.대안 정치 세력을 찾는다면 전 경제 부총리이자 대선 후보인 김동연 후보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채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의 저서 『
“농구 좋아하세요?” 채소연이 묻는다. “네. 아-주 좋아합니다. 난, 스포츠맨이니까요.” 강백호가 대답한다. 대사나 인물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한 부분이다. 워낙 명장면이 많은 만화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손에 꼽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나는 슬램덩크는커녕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KBL, 국가대표 경기, 심지어 농구 웹툰까지 보는 내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뭔가 엄청난 사연으로 이렇게 된 것 같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시작은 정말 사소했다. 우연히
올해 2월 이후, 9개월간 총 열두 편의 기사를 썼다. 이 취재후기가 실리는 지면에 함께 담길 특집 총론은 내 열세 번째 기사다. 나름대로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고 생각하면서도 확신이 없다. 나는 2월의 내가 바랐던 만큼 우리 사회의 귀퉁이를, 구석진 모서리를 잘 돌아보고 다녔나? 기사를 쓰는 내내, 내가 생각하는 기사의 정의에 대해 고민한다. 정확한 사실과 적확한 언어. 수습일기에도 적었고 취재후기에도 또 적는다. 하나 더 있다. 소수자의 목소리.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모습의 소수자가 존재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담으려고 애쓸
사람은 “촉각·시각·청각·미각·후각” 오감을 통해 세상에서 무엇이든 느끼고, 결정하고 상상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사람의 역할이자 존재의 이유였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넘는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첫째, 촉각측면에서 기계는 전화기 및 다양한 단말기를 활용해서 사람만큼 촉감을 느낄 수 있다. 햅틱 기술(技術, haptic)은 제3의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에게 힘, 진동, 모션등을 적용함으로써 터치의 느낌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즉, 컴퓨터의 기능 가운데 사용자의 입력 장치인 키보드, 마우스, 조이스틱, 터치스크린에서
드라마 은 비단 서바이벌 게임이 줄 수 있는 긴장감 및 서스펜스를 잘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연과 배경을 가진 등장인물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 중 의학도로서, 참가자로 등장한 의사의 모습을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해보았다. 의사는 의료사고로 인해 빚을 진 탓에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다.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이 의사는 일부 주최 측과 몰래 연합해 사람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수술을 돕고, 게임에 필요한 정보와 물자를 얻는다는 특이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의사로부터 불법적인
지난 추석 무렵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례 없는 인기몰이에 갖가지 분석이 쏟아졌다. 그중 일명 ‘K-신파’가 비결의 핵심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 꽤 익숙해진 데스물 장르에 한국식 서사로 변주를 준 것이다. 내용이 다소 자극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그 흥행성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오징어 게임 열풍의 원인은 매력적인 작품에만 있지 않다. 오징어 게임이 10년 전 국내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할까? 모두 나름의 대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대답을 누구에게도 선뜻 내밀지 못한다. 누구도 타인의 윤리에 섣불리 수정을 가하려 하지 않는다. 과장 조금 보태 지금 사회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윤리가 존재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사회에 보편윤리가 부재하고, 철학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뜻이다.『정보사회의 철학』은 정보사회가 처한 윤리 공백을 채울 새로운 ‘정보윤리’를 탐색하는 책이다. 책은 크게 보면 3층 구조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경구로 유명한 마셜 매클루언의 미디어 이론이 1층에 있다. 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