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는 많은 것을 알려준다. 우리는 뼈를 통해 뼈 주인의 나이부터 생활 환경까지 추측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아동의 뼈는 성인보다 많다. 태어날 때 약 270여 개인 뼈는 나이가 들고 자라남에 따라 206개로 줄어든다. 물렁한 뼈가 달라붙어 단단해지는 과정은 인간의 성장을 대변한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학원 암매장 추정지의 시굴 조사에서 유해가 발견됐다. 아이의 뼈였다.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운영된 선감학원은 부랑아 수용을 목표로 한 기관이었다. 국가 체면 손상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전국
이번 호의 시각면을 끝으로 나의 마지막 지면 기사가 끝이 났다. 이번 시각면은 뉴미디어부로 입사한 나에게 가장 긴 지면 기사였다. 시각면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주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카메라 한 대, 노트북, 녹음용 핸드폰, 그리고 작은 메모지를 들고 인터뷰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익숙하지만 낯설었다. 집 옆 가게의 사장님, 매일 환승하던 지하철 역사 속 공방의 작가님, 성대신문의 이름을 빌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나 혼자였다면 해보지 못했을 귀한 경험이었다. 인
이제는 진짜 쉬어야겠다 싶은 순간이 있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끊임없이 내가 선택한 길을 후회하고, 의심하고, 고민하게 된다. 결국 놓아주는 것도, 여유를 가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도망치듯이, 정답을 찾아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미국에 도착한 지 어느덧 두 달 반,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던 것들에도 익숙해져 간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어색하고, 팁 계산도 어렵지 않게 해낸다. 절대 예정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않는 버스에도 익숙해져 5분씩 늦게 계산하는 것도 익숙하다. 어느 날은 캠퍼스 배수 통
지난달 30일 명륜캠퍼스에선 건학기념제, 에스카라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있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양 캠퍼스 통합축제여서인지 아니면 볼빨간사춘기, 쌈디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한 탓인지 아무튼 명륜동 밤하늘은 몹시 번쩍였고 북악산 봉우리들도 우렁찬 함성에 들썩였다. 교수회관 한쪽에서 그 젊은 에너지를 흡수하다 더 이상 감당이 안돼 축제의 불꽃을 뒤로 하고 산을 내려갔다.다음날 아침 캠퍼스는 전날 밤 축제의 맹렬함을 보여 주듯 평소보다 더욱 조용하고 깨끗했다. 수선관 4층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런 줄 알았다. 그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위한 별은암부 되어 나타난다.
대학의 여러 기능 중 핵심은 학생에 대한 교육이다. 교육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교육이 단순히 지식과 기술의 전달에 그치지않고 삶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게 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활동이라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여러 해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왔다. 여러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교육을 위한 경험의 장(場)으로서 대학의 변화는 분
며칠 전 열린 에스카라에서는 축제를 즐기는 다양한 국적의 성균인을 만날 수 있었다. 평소에도 경영관 앞을 지나거나, 강의실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여러 언어가 귀에 꽂힌다. 영어부터 중국어, 일본어, 가끔은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생소한 언어도 들려온다. 올해 우리 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4,751명이다. 대면 수업이 늘어난 요즘, 우리 학교에 외국인 학생이 많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도 체감하고 있다.외국인 학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공수업과 교양수업 모두, 한국인 학생
지난달 30일, 인사캠 대운동장은 건학기념제 아티스트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필자 또한 그들 중 한 명으로서 끝까지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나고 썰물처럼 빠르게 공연장을 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필자 또한 서둘러 출구로 나가려는데, 바닥에 떨어진 빈 물통들이 자꾸 발에 챘다. 뒤를 돌아보니 공연장 바닥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힐끗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공연장에서 나가기 바빴다. 필자 또한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지와 물병들을 보고 망설였지만, 결국엔 필
학보사에 몸담게 된 순간부터 대학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스스로 계속 되물었다. 에브리타임보다 느린 정보와 지면 기사에 익숙하지 않은 학우들 사이에서 ‘학보 기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슬기롭게 대학 언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성대신문을 보며 재차 감탄했다.먼저 1면부터 3면까지 이어지는 자과캠 공약 점검 기사는 1699호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사였다. 시들어가는 학생자치 가운데서 학생회의 공약 이행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학우들은 적어지고 있다.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단과대의
닿을 수 없지만 고마운 당신.
성대신문이 1700호 발간을 맞았다. 그렇게 준비하게 된 1700호 특집에서는 그간 다룰 일 없었던 신문사의, 기자들의 이야기를 싣게 됐다. 여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시작한 취재였지만 인터뷰에 담긴 기자들의 말을 따라가고 있자니 특집 기사는 끝을 보이고 있었다.글은 그 사람의 세계를 닮아 있다고 한다. 기자는 분명 글로 팩트만을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그 글에는 기자의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신문에 담긴 기사들도 꼭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글은 사려깊고, 어느 글에는 열심인 모습이 있다. 이제 막 발간을 시작한 준
나는 인간의 건강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을 연구한다. 2014년 하버드대학 사회학 교수 David Williams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건강은 유전(genetic code)이 아닌 우편 번호(zip code)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지역에서 자라왔고 거주하고 있는지가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Germ Theory의 발견 이후 질병의 원인을 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로 설명하던 의료계의 선행 연구와 차이가 있다. 병원에 가면 가족력부터 조사하는데,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