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과도한 혼수와 예물 등 결혼식의 여러 허례허식 때문에 결혼에 참여하는 혼주, 하객, 부부 모두 괴로워하고 있다.특히 결혼 당사자인 청년세대에게 결혼은 큰 부담이다. 지난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만19∼34살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69.7%의 청년들이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결혼이 꺼려진다’고 응답했다. 하객들에게도 결혼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월 직장인 500명에게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조사비가 가계에 부담된다’는 응답이 92.4%에
#1. ‘비용은 최소로’ 공공시설 웨딩지난 3월 15일 화창한 오후, 박달근(35), 어윤복(35) 부부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들이 결혼식을 치른 곳은 일반 예식장이 아닌 서울역사박물관이다. 부부가 예식장을 대여하는 데 쓴 비용은 40만 원, 여기에 예식장을 꾸미고 음향시설을 대여하는데 100만 원이 들어서 총 140만 원을 사용했다. 피로연 식대는 박물관 구내식당 메뉴에 고기와 과일 메뉴를 추가해 총 15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외에도 결혼식 기본 패키지인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와 기타비용을 포함해 이들
청년층에서는 입사 지원서의 부당한 차별 가능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청년 노동조합 서울청년유니온은 2013년 서울시와의 교섭을 통해 ‘청년일자리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서울특별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이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직무와 무관한 항목이 포함되지 않은 표준 이력서를 사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2007년 고용 노동부가 보급한 표준 이력서는 △가족 관계 △사진 △학력 등 차별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항목을 제외한다.지난해 4월 대통령 직속 청년 위원회 ‘스펙조사팀’은
아버지 뭐하시노많은 기업들은 채용 시 지원자에게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을 요구해왔고, 그것이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졌다. 이 국내 사기업 170개의 2015년 공채 입사 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각 항목이 포함된 지원서는 △학력 166개 △생년월일 또는 연령 154개 △사진 145개 △가족관계 103개 △종교 46개 △혼인 여부 53개 △신체사항 58개였다. 가족관계 항목 중에서는 88개가 가족 구성원의 구체적인 직업을, 61개가 최종 학력 또는 출신교를 물었다. 가족과의 동거여부를 물은 지원서도 77개에 달했다.
당사자 없는 최저임금 결정? 올 초 취업포털사이트 알바몬의 ‘혜리 광고’를 두고 신경전이 펼쳐진 것은 학생·청년 알바들과 영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였다. 왜 하필 이들이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흔히 이들이 최저임금을 지급받고 지불하는 ‘최저임금 당사자’들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최저임금 적용의 당사자일 뿐, 정작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는 소외되어왔다. 최저임금위는 △공익위원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각 9명씩으로 구성된다. 이 중 노동자위원은 양대 노총에서, 사용자위원은 전경련과 경총에서 전원 추천한다. 양대 노
노동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있을 것 같다.우리 센터에서는 연간 3천 건 이상의 노동법 상담요청을 처리한다. 그중 절반은 임금체납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절반의 반은 부당해고에 관한 것이다. 그 외에 산업재해, 노조활동 관련 각종 노동법 상담 요청이 들어온다.상담을 통해 문제가 잘 해결되는 편인가.명백하게 법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법적 절차를 받으면 다 해결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긴 다음이다. 해당 문제에 대한 보상은 받겠지만, 그 이후 회사생활이 힘들다. 그러므로 신고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노
지난 2월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등장한 광고가 화제가 됐다. 광고에서 혜리는 최저임금, 야간근무수당 등 노동법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사장님’들을 귀엽게 협박했다. 혜리는 이 광고로 알바생들의 권리를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최규석 작가의 네이버 웹툰 도 ‘노동법 학습만화’라는 평을 들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 한 외국계 대형마트에서 점원들에 대한 부당해고 지시를 받은 이수인 과장이 한 노동운동가의 도움을 받으며 노조 활동을 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외에도 ,
모토 ‘장애인의 주홍글씨’를 설명해 달라.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에서는 등장인물이 낙인을 오히려 받아들이고 드러내면서, 차별에 저항하는 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처럼 우리도 장애인이라는 낙인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당하게 정체성을 내보이겠다는 선언이다. 제호 ‘Be Minor’도 소수자임을 드러내고 연대하겠다는 의미다.다른 장애인 언론들과 차별점을 두려고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함께걸음’이나 ‘에이블뉴스’ 등 기존에도 장애 관련 매체는 있었지만 객관적 정보 전달에 목표를 두는 등 지향하는 부분이 달랐
야광 조끼를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과 그 보호자들이 문득 그 자리에 멈췄다. 대기하고 있던 사복경찰이 곧장 가장자리 차선으로 차들이 지나가도록 안내하자 차량 사이에 갇힌 그들은 마치 섬처럼 보였다. 이들이 외치는 ‘우리는 살고 싶다’는 구호는 배기음과 신경질적인 경적 소리의 아수라장에 묻혀 버렸지만, 그 묘한 모습만으로도 호기심에 찬 시민들을 멈춰 세우기 충분했다. 누군가는 어눌한 발음으로 외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누군가는 ‘이건 심하다’며 혀를 찬다. 그런 시민들을 향해 확성기가 가장 많이 외친 말은 ‘죄송
최근 국내에는 크고 작은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재난에 앞장서서 구조 작업을 벌이는 것이 소방관들이다. 이들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태도가 주목 받으며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방관의 희생과 관련된 기사가 포털 사이트나 SNS에 올라올 때마다 네티즌들의 응원과 감사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SBS에서는 이런 추세에 부합하여 2013년 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소방관들의 업무 모습을 담아내며 국민들의 의식 및 관심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소방관들이 처한 현실은 굉장히 열악하다. 노후화 된 장비도
최근 들어 많은 매체를 통해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노고가 알려졌다. 이에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방관들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무엇이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을까. 소방서를 찾아가 현직 소방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옛날에는 목장갑을 끼고 화재 진압을 한 적도 있었어요.” 최근 소방관에 모아진 사회적 관심 덕분에 사용하는 장비의 질이나 보급량이 한결 나아진 편이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개선됐을 뿐이다. 그에게는 두 개의 방수복과 방수 장갑이
봄, 여름마다 대학가를 찾아오는 ‘농활’은 무엇의 준말일까? 농활의 유래는 일제 강점기 농촌계몽운동으로부터 찾을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1961년부터 시작된 향토개척단 운동이다. 당시의 농활은 ‘농촌봉사활동’으로 불렸고, 실제로도 봉사·계몽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후 유신체제를 거치며 농활을 통해 농촌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의식화를 추구하게 되면서 ‘봉사’라는 단어가 빠지게 됐다. 민주화 운동에 동참, 흡수된 80년대 이래 전성기를 맞으며 ‘농민학생연대활동’의 준말로 쓰였다. 그러나 90년대를 넘기며 본격
‘생명평화를 위한 초록농활’(이하 초록농활)은 △각 대학 생태주의 동아리 △학생회 △알바노조 △청년초록네트워크 등 환경·생명·탈핵 이슈에 관심 있는 단체들의 연합으로 이뤄졌다. 2011년 이후 삼척, 밀양 등에서 농활을 진행하며 농사일을 돕고 현지의 핵발전소·송전탑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올해는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된 영덕 봄 농활, 송전탑이 건설되는 청도 여름 농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학생회 연합이나 상설 단체가 주도하지 않고, 공통의 문제의식을 가진 단체들이 특정 현장을 두고 연합하면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농
“친구여, 당신은 안다. 세상이 쓰잘데없다고 여길지 몰라도 우리네 삶에 지극히 소중하고 고귀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요즘 ‘대학로 연극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원래 연극은 항상 어려웠다. 배우들은 ‘철이 들면 연극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돈이 되지 않는 연극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대학로의 연극인들이야말로 ‘쓸데없지만 고귀한 것들’을 지켜가는 사람들이다. 서울연극제가 한창인 대학로에서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도정일 산문집 서문 중에서. 연극인들의 고향, 대학로혜화역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환자지!’ 청년은 어쨌거나 아프고 힘든 세대인 것일까. 지금 사회에 필요한 것은 젊은 ‘또라이’라며 ‘또라이 10만 양병’을 주장하는 최윤현 대표에게는 아니다. 그에게 청춘은 아프거나 경쟁에 내몰린 수동적 세대가 아니라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강하고 유쾌한 세대다. 청년, 청춘 문화에 기반한 문화 행사 전문 사회적 기업 ‘최게바라 기획사’는 바로 이 전제에서 출발한다.기획사 내 분위기 메이커와 여성복지, 노조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허경 씨는 “또라이란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가지고 그것을 관철해 나가는
신촌 거리 구석에서 혼자 빛나는 ‘또라이 양성소’ 간판. 빨강·노랑·파랑으로 칠해진 통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벽에는 멤버들의 사진이 촘촘히 걸려있고, 통로 끝의 벽은 벽지 대신 뒷면을 드러낸 명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들리는 힘찬 인사말, “어서 오세요, 또라입니다!”서대문구 창천동의 ‘또라이 양성소’(이하 양성소)는 최게바라 기획사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양성소는 낮에는 모두에게 열린 사무공간이자 카페로, 저녁에는 갖가지 문화행사가 열리고 방문객들의 친목을 빚는 문화공간이자 펍(Pub)
언젠부턴가 대학과 대학생들의 관계는 불편해졌다. 학생들은 일종의 수단이 돼 버렸다. 반대로 학생들이 대학을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들을 열렬히 사랑하는, 또 학생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한 학교가 등장했다. 퇴색한 대학의 의미를 되살려가는 이들,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학교, ‘열정대학(총장 유덕수)’이 그 주인공이다.열정대학의 모토는 ‘하고 싶은 일이 모두 과목이 된다’이다. 그들의 교육철학은 수용자 중심이다. △가치관 △사랑 △소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곳
열정대학을 졸업한 혹은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을 만나 △열정대학에 지원하게 된 동기 △기억에 남는 활동 △앞으로의 계획과 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이석원(이하 이)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스포츠학과 졸업예정이고 현재는 열정대학 섹스학과를 다니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 씨가 운영하는 ‘푸른 아우성’이란 단체에서 성교육강사 훈련과정을 이수하고, ‘아하! 성문화센터’에서 성교육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김한(이하 김) : 열정대학 10기로 작년 6월에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는
2005년 겨울, ‘PD수첩’ 한학수 PD를 찾아간 류영준 교수는 이렇게 물었다. “한 PD님, 진실과 국익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가요?” 이에 한 PD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진실이 곧 국익”이라고 답했다. 류 교수는 제보를 결심했다. 하지만 진실의 무게는 무거웠다. 류 교수는 ‘PD수첩’ 방송 이후 끊임없는 테러 위협에 시달렸고 병원을 그만두어야 했다. 내부고발*자의 어제와 오늘2004년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사건을 처음 PD수첩에 제보한 류영준 교수의 정체가
“보병 9사단의 장교입니다. 이번 군 부재자투표에 문제가 많아 제보하기 위해 전화했습니다” 이지문 중위는 광화문 공중전화부스에 서 있었다. 수화기를 꽉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렸다. 전화를 받은 ‘한겨레’의 한 기자는 가능하면 회사로 직접 와달라고 했다. 30분쯤 뒤 초조한 표정의 이 중위는 편집국의 문을 열었다. 증언은 새벽 한 시까지 이어졌다. 이틀 뒤, 이 중위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이하 공선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떨리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그는 발표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군 부재자투표과정에서 간부들이 여당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