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나무보다 캠퍼스 곳곳에 있는 신문 배부대에 눈이 가는 요즘이다. 일요일에 배부된 신문이 금요일쯤 바닥나는 한 주가 있고 그렇지 못한 주도 있다. 어쩌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신문이 빨리 동나기도 한다. 어차피 버려질 신문, 우산 대용으로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씁쓸한 생각이다. 팔리지 못하고 편집국으로 되돌아오는 신문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소비자 입맛에 맞지 않았구나.”기사는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선택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사에서 독자를 유혹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는 상태로 음산한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의 건물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했고, 길거리엔 누더기 차림의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뭔가를 달라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며 손을 내밀고 있었지만, 나는 그냥 그 아이들을 지나쳤다. 아이들을 지나치고 얼마 안 가, 앞니가 시려오기 시작했다. 앞니를 살피려 입에 손을 대자 앞니는 뚝 하고 손바닥에 떨어졌고, 반으로 갈라지더니 그대로 가루가 되어버렸다. 가루가 된 앞니는 바람이 불자 공기 중에 흩날렸고, 내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홀린 듯 가루를 멍하니 쳐다보
울퉁불퉁하기에 단단히 맞물릴 수 있는 지퍼, 그리고 우리 사이
참치를 이용해 참치 통조림을 만들지만, 참치를 보지 않고 참치 통조림만 본 사람은 참치의 본 모습을 알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기사 역시 마찬가지다. 독자들은 기사를 통해 진실에 다가갈 수는 있겠지만 진실에 도달할 수는 없다. 기자는 객관을 수집하고 그것을 주관으로 가공해 객관적인 양 세상에 내놓는다. 참치 통조림을 참치를 본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기자는 기사를 통해 독자들이 세상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내가 수습기자일 때 가장 먼저 썼던 글이 ‘바른 기자상’이었다. 지난해의 나는 진실만을 보
한 외국인 학생이 강의 중에 물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소중한 기회에 강의만이 아니라 한국 학생들과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된다는 하소연도 덧붙였다.그건 그 외국인 학생뿐 아니라 사실 내게도 고민이었던 점이다. 학기의 절반이 지났지만 토론과 질의응답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특정 지역 출신 외국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학생들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결국 한국 학생들의 입장까지도 외국인 학생들이 대신 유추하여 논의한 끝에 아쉽게 강의가 끝났다.강의가 끝나
대중 과학 강연이 끝나면 사람들이 온갖 것을 물어본다. 강연과 큰 관련은 없어도, 타임머신, 유에프오, 블랙홀, 외계인, 상대성이론 등이 단골 주제다. 외계인의 존재와 접시모양 유에프오는 사실 별 관련 없고, 관찰자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 질문에는 과학이 할 수 있는 얘기가 많다. 답을 딱 정해서 알려주기는 어려워도, 과학의 눈을 통해 얼마든지 토론할 수 있는 주제다.명백한 거짓인데도 그 안에 담긴 얘기가 따뜻한, 다른 유형의 비과학 질문도 있다. 매일 정겨
과거, 힘든 시절을 보내는 친구에게 매일 같이 찾아가 위로를 해주었던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 일을 극복했고 바쁘게 지내며 더 이상은 나를 찾지 않는다.최근, 내 힘든 시기에 매일 같이 나를 찾아와 위로해준 친구가 있었다. 나는 그 일을 극복했고 지금 내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 친구를 찾지 않는다.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장애인 현실 충분히 반영하나조 교수 “진정한 문제 해결 위해서는 충분한 협의 필요”오는 7월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지체장애인 1급, 시각장애인 3급 등으로 불린 장애인은 더는 등급으로 불리지 않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부터 장애 정도에 따라 장애인에게 장애등급을 부여했으며, 장애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쳐왔다. 이들의 오랜 바람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장애등급제는 무엇인가장애인은 장애 상태와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장애인등록
인터뷰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실장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의 권리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이다. 전장연에서 ‘장비’로 활동하고 있는 조현수 정책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장애등급제 폐지 외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애인 바라보는 관점과 정책 패러다임 함께 변화해야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대해 소개해 달라.전장연은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고 사회의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7년 출범한 단체다. 주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대중 투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