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가 한 나라의 왕이 되면 좋을지 생각해보셨나요? 그럼 왕이 되기 위한 자질 중 가장 필수적인 능력에 대해 한 번 논해봅시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누구든지 설득시킬 수 있는 대화술? 그것도 아니면 모든 문제 상황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명석한 두뇌일까요? 물론 이 모든 것을 리더가 가지고 있다면 나쁠 것은 없겠지요. 하지만 왕으로서 가장 필수적
한 영웅이 있었습니다. 그의 입이 아름다운 노랫말을 뱉을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용기가 자라났습니다. 성자와도 같은 남자 덕에 사람들은 난폭한 지배계급들에게 서슴지 않고 욕설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꿈이었습니다. 이것은 영웅도 성인도 아닌 자의 이야기입니다. 행동하는 대신 투덜거릴 만큼의 용기만을 가슴속에 담고 싶어 한 사람들, 대신 싸워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력을 끼친 20세기 지식인으로 유명하지요. 만화 『로지코믹스』에서는 논리학자 러셀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또한 이 책은 당대 사람들이 이성을 신뢰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모든 걸 논리적인 틀로 해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지요.러셀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수학이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는 둘 사이에 펼쳐질 무궁무진한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희망과 환희로 가득해야 할 그 순간, 혹시 마음 한구석에 약간의 애잔함이 꼬물거리는 느낌을 받지는 않나요? 그런 느낌이 든다면 그건 아마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예감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
. 살인 혐의로 수감된 한 남자가 19년 만에 자유를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혹시 기억하나요?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은 ‘탈옥’ 이전에 ‘탈세’의 죄를 물어야 마땅하다는 것을. 여기, 다른 이의 목소리를 빌려 자수를 한 양심적인 금융 사기범이 있습니다. 어느 날 쇼생크의 죄수들은 일제히
가요를 듣고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왜 전부 사랑 얘기뿐이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겹다, 식상하다 하면서도 우리는 다시 음악을 듣고 텔레비전을 켜지요. 남의 이야기지만 그저 남 이야기 같지만은 않은 가사가, 화면이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듭니다.‘노팅힐’의 여주인공 안나는 유명 영화배우이자 일거수 일투족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대
우리는 시를 배우면서, 또 소설을 배우면서 그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도 함께 배웁니다. 그동안 당연시돼온 것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죠. 물론 어떤 예술작품을 만나든 만들어질 때의 상황과 만든 이의 의도에 대해선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만큼 모두가 똑같은 해석을 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보편적인 진리에 반대되는 의견을
무엇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명쾌하게 정의하긴 어렵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상대방이 행복하도록 아껴주는 것이라고 말할 듯합니다. 그러나 영화 를 보면 그것만을 사랑이라 부르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영화는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무용극 의 공연장에서 시작됩니다. 두 여자와 한 남자가 수십
태피스트리. 이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직물은 신의 창조물이라고 불립니다. 가로 세로 3미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와 정밀화에 버금가는 섬세함까지. 다채로운 선염색사가 그려낸 기적은 뭇 화가의 붓놀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요.파리 클뤼니 중세 박물관에는 라는 이름의 매혹적인 태피스트리가 걸려있습니다. 여인이 일각수를 유혹해 길들이는
다 자란 사람이 무엇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말랑말랑했던 가치관은 콘크리트마냥 굳어버린 지 오래. 변화란 안락하게 굳어버린 자신을 모조리 부수고 쓸어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달갑지 않으며 동시에 어려운, 게다가 그 파편에 주변사람까지 다치게 만드는 위험한 것. 어른의 변화는 그런 것입니다. 영화 속에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목전에 두고 발을 담글까 말
자기 자신을 꼭꼭 숨기며 사는 삶, 과연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우리를 구속하는 수많은 규율과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우리의 입을 스스로 막게 하고 머리를 조여 오지요. 그런데 그 넘을
사막 한복판에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사막만큼이나 메말라 먼지 폴폴 날리는 바그다드 카페가 있었고요. 사고뭉치 남편을 쫓아낸 어느 아침, 가게 안주인 브렌다는 간판 아래 앉아 투박한 눈물을 훔치는 중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남편과 다투고 도로에 버려진 야스민이라는 여자가 양손에 짐을 한가득 들고 총총히 나타났지요. 한 사람은 땀범벅, 나머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