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살았던 프랑스는 1960년대에 대량 소비 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는 이 시기를 겪으면서 현대사회가 생산과 노동에 의해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에 의해 확장된다고 봤다. 이처럼 소비에 주목한 그는 시뮬라크르(Simulacre)와 시뮬라시옹(Simul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소비 행위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고찰했다.시뮬라크르는 한 사물의 원본에 담긴 기호나 이미지, 복제물 등을 뜻한다. 이를 동사화한 시뮬라시옹은 한 대상이 인위적인 대체물로 전환되는 것
지난 10월 28일,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도서의 군내 반입과 소지 금지에 대한 복무규율이 합헌으로 판결이 났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금서 지정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관해 국내에서 서양 금서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주명철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 금서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프랑스 혁명사를 공부해보고 싶어 프랑스에서 다니엘 로슈(Daniel Roche)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시작했다. 책의 출판과 유통 때문에 바스티유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을 다룬 그의 강의를 듣고 금서를 연구 주제로 삼게 됐다. 바스티유 감옥을
지난 4일, 살짝 포근한 날씨가 사람들을 유혹하던 날 한국 중앙 연구원으로 소풍을 떠났다. 그곳에서 한국미술사학회 50주년을 맞아 이성미 명예교수의 다시 듣는 명강의 ‘미술사는 왜 인문학인가’가 열렸던 것. 강의실 문을 열기 전까지 미술사가 어떻게 인문학이라 할 수 있는지 의아했다. 강의가 끝날 때쯤이면 주제에 대한 해답을 얻길 바라며
50년 전, 고(古)미술품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는 불문하고 소중한 유물들이 국외로 유출되던 시절. 고미술품 애호가들이 뜻을 모아 ‘고고미술동인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60년 8월 15일에 계간지 『고고미술』 창간호가 나올 수 있었다. 이로부터 한국미술사학을 주도해 온 한국미술사학회가 올해 50돌을 맞았다. 윤이
게슈탈트 붕괴현상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게슈탈트 법칙을 알아야 한다. 독일 심리학자 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는 기차의 불투명한 벽이 부분적으로 창 바깥의 풍경을 가리고 있는데도 여전히 바깥경치를 아무런 장애 없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로써 그는 사람들이 모든 영상자극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후 뇌에서 이러한 감각정보를 일관된 이미지로 재구성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 후 가설을 바탕으로 인지 심리학의 기초인 게슈탈트 법칙을 이끌어냈다. 게슈탈트 법칙이 창틀을 무시할 수 있게 하는 뇌의 능력이
2010년 11월 1일. 한 아이가 탄생한다. 아이가 태어남에 동시에 그 아이의 존재를 입증할 첫 단계가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한 생명체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 출생신고와 호적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아이의 실체는 법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된다. 하루에도 수차례 이름이 탄생하고, 그 이름을 부여받는 사물이 존재한다. 하나의 &lsquo
이토록 중요한 이름이름은 흔히 ‘존재의 표지’로 불린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이름을 받게 되고 그때서야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이름을 갖게 되면서 자신이 속한 사회의 일부로 편입돼 사회적 존재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사에서 이름은 오랫동안 중시됐다. 동양에서는 공자의 『논어』를 살펴보면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하지 못하고, 말이 순하지 못하면 일을 크게 이루지 못한다’며 이름과 성공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서양의 성경에서도 ‘아름다운 이름은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다’며 좋은
요즘 지하철을 타면 곳곳에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를 광고하는 전광판이 눈에 띈다. 지난 2007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2.0』에서 스마트 그리드는 ‘세계를 구할 8가지 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G20이 열리는 11월에는 스마트 그리드 홍보
쌀쌀한 바람을 피해 따뜻한 찻집에 들어왔다. 무엇을 주문할지 고민하다 마침내 당신은 카라멜 마끼야또로 결정한다. 주문하는 그 순간에도 쌉싸래한 아메리카노가 생각나지만 결국은 달콤한 커피로 주문한다. 여기서 잠깐, 당신이 두 종류의 커피를 모두 마실 방법은 없을까? 하나의 우주에서는 카라멜 마끼야또를 주문하고 또 다른 우주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수 있다면
지난 3월 인사캠 퇴계 인문관에서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우리 학교 구태훈(사학) 교수는 ‘혐한론의 원류-100년 전 일본인의 한국인식’이란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동아시아역사 연구소 소장에 임기 중인 구 교수는 현재 일본 지성사를 장기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구 교수는
■ 올해 계간지 『역사 비평』 92호에서 ‘신자유주의 대학체제의 평가제도와 글쓰기’라는 글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 시스템’은 한국연구재단의 학술 평가와 지원 제도를 일컫는다. 이 제도는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의 연구의지를 북돋는 효과를 낳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시장주의적
현재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되거나 등재후보인 국내 학술지는 총 1천8백87종(9월 말 기준). 98년 56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4배나 늘어난 개수다. 양적으로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인 국내 학술지가 과연 질적으로도 성장했을까? 이번 기사에서 국내 학술지의 현실에 대해 알아본다. 내용을 입력하세요. 양적 급팽창 중인 국내 학술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는 얼마 전 시청자들의 큰 질타를 받았다. 지나치게 많이 삽입된 PPL(매체 내 간접 광고를 뜻하는 Product Placement의 준말)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 몰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PPL은 협찬 업체의 이미지, 명칭, 특정 장소 등을 노출해 무의식중에 시청자에게 홍보하는 마케팅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올해 PPL 관련 법안이 국무회의의 의결로 합법화되면서 PPL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PPL은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노출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맞춤형 아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작년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서 ‘맞춤형 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긍정적 답변이 44%, 그 반대가 52%로 팽팽한 접전을 보였다. 생명윤리 문제와 과학기술의 진보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맞춤형 아기에 대해 알아본다. ⓒMatt Collins 완벽한 아
다양한 학문 간의 통섭은 오늘날 학문계의 큰 화두다. 인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융합학문을 배우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하지만 이원화된 캠퍼스인 우리 학교에서 ‘융합’이란 표현은 사실상 어려웠다. 다양한 학문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정답은 바로
무슨 색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호감 여부가 결정되는 세상에서 컬러리스트는 적재적소에 색채를 연출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다. 색채학 중에서도 다소 생소한 분야인 ‘퍼스널 컬러’의 선구자, 육혜숙 컬러리스트를 만났다. ■ 컬러리스트란 직업을 접하게 된 계기는오래 전 유럽을 방문하다가 색채학에 관심을 두고 사계절 이론을 접하게 됐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분홍 립스틱>에서 여주인공 유가은은 이혼 후 주체적인 삶을 살면서 성취감을 얻지만, 돌보지 못한 딸에게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느낀다. 이처럼 오늘날 많은 어머니는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자녀에게 언제나 미안함을 느낀다. 어머니가 모성애를 베풀며 자식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성 안에는 육아에
지난 8월 27일 호주의 한 병원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7주 만에 태어난 한 미숙아가 태어난 지 20여 분 만에 숨을 거두었으나 어머니의 품에서 두 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실로 어머니의 모성애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모성애는 지극히 당연한 사랑인걸까? ‘신이 인간을 모두 돌보지 못해 엄마를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