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이토록 깜찍하게 만든 고양이 ‘네오’와 강아지 ‘프로도’는 누구의 손에서 탄생한 걸까. 카카오톡의 대표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를 만든 호조(본명 권순호) 씨는 캐릭터 디자이너다. 게임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처음 시작한 호조 씨는 2002년도부터 웹툰 ‘호조툰’을 연재했고, 나만의 캐리커처를 만들 수 있는 앱 ‘모두의 얼굴’도 만들었다. 지난 8일, 개화동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카카오프렌즈는 어떻게 탄생한 건가. 취미로 그린 건 아니고, 카카오톡 측으로부터 대표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받았다. 모든 연령층을
무리의 ‘양복쟁이’들이 출현했다. 양복을 입고 도로를 질주하는 70여명의 청년들. 그들의 발아래 놓인 건 스케이트보드였다. 스케이트보드샵 ‘롱로드’에서 주최한 ‘선데이 시티크루징’ 행사에서 보드 라이더들은 이날의 드레스코드 ‘맨 인 블랙’을 갖춰 입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종로까지 달렸다. 스케이트보드는 대체 어떤 매력을 가졌길래 한여름 태양 아래 이들을 사로잡은 걸까. 스케이트보드(이하 보드)는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땅에서도 서핑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발상으로 시작됐다. 당시 보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
19살 조기 졸업한 소녀, 32살 대학원생, 네덜란드에서 온 외국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학교 스케이트보드 동아리 ‘알리’의 멤버라는 것이다. 알리는 보드 뒷부분을 차 높게 뛰어오르는 기술이다. 알리라는 기술처럼 비상하자는 의미를 지니는 동아리 ‘알리’, 그들을 만났다. 알리는 매주 모여 크루징을 하는 동아리다. 보드 타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던 것이 그 시작이 됐다. 학교에서 보드 타는 사람이 있으면 자연스레 말을 걸어 친해졌고, 인사캠에서도 이야기를 듣고 하나둘씩 사람들이 찾아왔다. 박
어딜 가나 패션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많다. 유명한 패션 블로거들의 하루 방문자 수는 백만 명이 넘고, 평범한 사람들도 인스타그램에 ‘#봄날’ 같은 해시태그를 붙여 옷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린다. 이들을 위한 각종 패션잡지, 스트리트 패션 사진집,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앱 등의 패션 전문 매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패션에 제한이 어디 있겠냐만 아마 이중 가장 패션에 관심이 많은 계층은 이제 막 교복을 벗어 던진, 새로움에 눈을 반짝이는 대학생들이 아닐까. 전국대학생패션연합회 ‘O.f.f.’(회장 김유경)는 이렇게 패션에
간단히 자기소개 해달라.저는 COMPATHY에서 디자인하고 있는 송승렬이라고 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쭉 패션일 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패션 쪽에 관심 있었던 건가.학생 때부터 옷을 좋아했어요. 생소한 브랜드들을 가져와서 애들한테 알리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 그런 거 있잖아요.(웃음) 그 와중에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란 드라마를 보게 됐어요. 장동건이랑 김남주 나오는 거요. 제목은 모델이지만 디자이너가 굉장히 멋있게 나오는 거예요. ‘그 디자이너, 나도 해보고 싶다.’ 그래서 의상디자인과에 대해 찾아보니까 입시 미술을 해야
패션쇼를 기획하는 대학생,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만 패션에 열정이 있는 게 아니다. 패션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옷 입는 걸 즐긴다면 당신도 충분히 패션을 논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패션에 대한 열정을 뽐내기엔 새 학기 대학생의 지갑은 너무 가볍다. 옷은 사고 싶지만 돈은 없는 당신을 위해, 혹은 묵은 옷을 팔고 과감히 스타일 변신을 꿈꾸는 당신에게 서울의 플리마켓 세 곳을 소개한다. 패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 피프티서울피프티서울은 홍석우 패션 저널리스트, 패션잡지 ‘Cracker’ 장석종 편집장, 강민구 사진가 세 친구가 기획한
그는 정지했다. 어제만 해도 눈앞에서 살아 숨 쉬던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조그마한 심장이 더는 일하기를 거부했고 그와 함께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일, 사랑했던 것, 맺어왔던 관계는 의미를 잃었다. 그렇게 끝났다. 그때, 어디선가 외침이 들려온다. 목소리는 이렇게 말한다. “끝나지 않았다. 죽음으로 가는 길은 숭고하며, 그 끝은 초월이다.” 예술과 과학이 만나 탄생한 현대예술, 비디오 아트빛과 소리를 담아내고 시간의 진행을 보여주는 비디오. 일반인들에게는 단순히 신기한 과학의 산물이었지만 예술가들에게는 달랐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쉽
마침 비가 왔다. 홍대입구역에서도 한참 걸어야 나오는 주택가 사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골목 끝으로 보이는 노란 벽이 박물관이 거기 있음을 알렸다. 벽에는 노란 나비가 빼곡히 앉아있었다. 그 중 한 나비에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 자유로운 나비가 되세요.” 2012년 5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설립됐다. *일본군‘위안부’ 사건을 기억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내외 시민들이 힘을 모은 결과였다. 박물관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1990년 만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시기인 ‘청춘’. 하지만 그 시절을 힘든 나날로 떠나보낸 이들이 있다. 바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봄을 빼앗겨버린 할머니들.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예술작품으로 전하는 곳이 있다. ‘위안부’ 할머니의 *압화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라워 패턴을 지닌 디자인 상품으로 재탄생시킨 ‘마리몬드’의 대표, 윤홍조 씨를 만났다. ‘오늘 하루도 당신은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디자인 상품과 콘텐츠로 존귀함의 회복을 실현하는 브랜드, 마리몬드가 당신에게 건네는 말이다. 대학생 시절 맡게 된 ‘위
지난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전국의 편의점, 마트, 문방구에선 각종 사탕, 초콜릿, 비스킷들이 현란한 포장에 싸여 자태를 뽐냈다. 사람들이 저마다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과자를 고르는데 심취해있을 때 바로 옆 방앗간의 가판대 위는 조용했다. 우리의 과자, 한과는 그렇게 외면당하고 있었다.한과의 기원은 과일이 없는 계절에 곡식으로 대신 과자를 만들어 먹던 것에서 비롯됐다. 한과에 대한 기록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가는 것을 보면 옛날 사람들도 달콤함에 대한 유혹은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불교 행사가 성대했던 고려시대와 임금의 상
굉장히 오래 한과 외길을 걸어오고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일을 시작한 것은 운명 같다. 부인과 인연을 맺었는데, 처가가 한과를 만드는 집안이었다. 어릴 적 먹고 싶었던 한과를 부인을 만날 때마다 먹으니 정말 좋았다. 결혼 후 자연스럽게 처가 밑에서 한과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어릴 적 무슨 생각을 하고 뭘 먹었나에 따라 입맛이 바뀐다. 어린 시절 밀가루를 먹은 한국 사람들은 한과를 먹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한과를 먹는 고객은 50대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과의 발전을 위해 박물관을 세워 조상의 혼을 알
길을 거닐다보면 어디에서든지 감성 넘치는 손글씨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꽃’이라는 낱말에선 싱그러운 봄내음이 불어오고, ‘청춘’이라는 글자는 여리지만 뜨거웠던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2000년 초, 한국에 처음 캘리그라피를 소개하고 글씨를 통해 세상 사람들과의 다정다감한 교감을 시도해온 사람이 있다. 순수와 상업서예를 자유롭게 오가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캘리그라퍼 강병인을 만났다. 어린 시절을 산골 오지에서 보냈다. 붓을 잡게된 것은 언제인가.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서예반을 개설하셨어요. 그 때 처음 서예를 시작하게
지구 육지의 20%. 11억 명 거주. 그리스어로는 ‘추위가 없는’ 대륙 아프리카. 우리는 보통 아프리카 하면 이런 생각을 한다. 사자와 기린, 굶주리는 아이들, 에볼라 바이러스…. 우리가 그리는 아프리카는 정답일까? 우리가 그려낸 아프리카는 50점짜리에 불과하다. 아프리카는 실제로 많은 아이가 굶주리고, 에볼라 바이러스의 상흔이 깊게 남아있는 대륙이다. 그러나 이것이 아프리카의 전부는 아니다. 아프리카는 2000년 이후 5%대의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그들 특유의 문화를 보존해 왔다. 그곳의 청년들은 맥도날드에서
고향이 어디인가.엠마누엘 파소 : 우리는 부르키나파소에서 왔다. 부르키나는 ‘welcome’, 파소는 ‘country’란 뜻으로 부르키나파소는 말하자면 ‘사람을 환영하는 나라’다. 나라의 이름처럼 우리는 당신들을 환영한다.(웃음) 독자들을 위해 ‘쿨레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엠마누엘 : 처음에 포천 아프리카 박물관이 우리에게 정기적인 공연을 제안했고 우리는 오디션을 보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강한 차별을 느꼈다. 일부 박물관 디렉터들은 우리가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그들의 도움을
2014년은 ‘힙합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힙합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색깔 없는 랩이 음원차트를 점령한 오늘, 오직 한글로 된 가사로 우리나라의 서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힙합 듀오가 있다. 바로 한국 힙합 1세대이자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이라 불리는 ‘가리온’이다. 작년 겨울, 콘서트 준비로 바쁜 그들을 망원동 피브로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힙합에 대해 얘기할 때 언더그라운드가 빠질 수 없는데, 언더그라운드 힙합이란 무엇인가.나찰 : ‘언더그라운드’는 어떠한 사람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출국’과 같은 노래로 우리에게 알려진 가수, 하림. 그는 요즘 부주키나 드렐라이어와 같은 외국의 전통 악기들을 연주하고, 몽골의 후미 창법을 소화하며 월드뮤직의 세계에 정차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의 화랑 같은 ‘아뜰리에오’ 사무실에서 전날 ‘하림과 집시의 테이블’ 공연을 마친 그를 만났다. 하림에게 월드뮤직이란 무엇인가.사실 월드뮤직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들다. 다만, 나는 ‘루트음악’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고 싶다. 루트음악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만들어졌으나 그 민족의 ‘뿌리’가 담겨있고, 부르
월드뮤직은 다양한 장르와 역사를 포괄하는 음악이다. 그 안에서 여러 요소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현상 자체를 중시하는데, 월드뮤직의 가치는 바로 여기 있다. 한국에도 아일랜드 전통음악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가 있다. 하림이 바로 그다. 그는 프랑스 집시스윙 그룹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와 ‘하림과 집시의 테이블’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하림은 ‘하림과 집시의 테이블’ 공연에서 방랑 민족 ‘집시’를 테마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각국의 음악을 들려준다. 지난 20일 열린 하림과 집시의 테이블을 보고 자유로운 영혼
연속된 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머리 위에 말풍선을 달고 대화하는 인물들. 그림이자 글, 미술이자 문학인 만화. 우리에게 만화는 쉽고 재밌고 어쩌면 약간은 가벼운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는 흔히 만화방에서 볼 수 있는 코믹스나 '어린이를 위한'으로 시작하는 각종 학습 만화들에게 비롯된 편견인지도 모른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만화를 소설과 맞먹는 '문학 장르'로 내세운 분야가 있으니 바로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다. 문학이라 불리고픈 만화 그래픽 노블직역하면 ‘그림소설’, 번역하면 ‘문예만화’
작은 예술 공방과 이색 맛집이 즐비한 연남동 골목에 접어들면, 금방이라도 동화책에서 튀어나올 법한 책방 ‘피노키오’가 보인다. 수백 권의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 앞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손님들의 모습. 알록달록한 책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방 지기 ‘피노(본명 이희송)’ 아저씨, 그와 함께 ‘그래픽 노블’ 여행을 떠나봤다. 즐비한 대형서점에 가려 동네서점이 사라져 가는 요즘, 책방 ‘피노키오’는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디서점’이다. ‘인디’라는 말에 걸맞게 출판사가 아닌 개인이 제작한 독립출판물, 그
‘낯설은 풍경들이 지나치는 오후의 버스에서 깨어 방황하는 아이 같은 우리, 어디쯤 가야만 하는지 벌써 지나친 건 아닌지 모두 말하지만 알 수가 없네…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대학 졸업을 앞둔 청춘들의 공허한 마음을 노래한 브로콜리 너마저의 ‘졸업’ 가사인데요.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동명의 영화 역시 청춘 세대의 불안, 이로 인한 방황과 일탈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졸업’은 주인공 벤자민이 일류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LA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부유한 가정과 화려한 스펙. 희망찬 새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