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이면 캠퍼스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사람이 많다보니 떠드는 소리도 가득하고 발자국소리도 요란하다. 특히 새내기들은 처음 밟아본 캠퍼스에서 해방감을 느끼며 활짝 가장 크게 웃는다. 나도 새내기 시절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와 로망을 만끽하고자 캠퍼스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멀게만 느껴지던 선배님들이 사주신 여러 음식들과 소개해준 볼거리들
이제 우리는 성균관대학교의 학생이다. 소위 한국의 명문대학이라는 몇 되지 않는 정해져 있는 카르텔 속에 들어가기 위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 승리의 전리품은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상과 쳇바퀴 같은 삶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시간이다. 정작 자신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 우리는 갑자기 던져진 많은 시간의 더미 앞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시간을 흘려보내
시민적 무관심. 보행자들이 서로를 재빨리 훑어보고 가까워짐에 따라 눈길을 외면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사회학용어이다. 언뜻 들으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상대편을 무시해 버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상대편에게 상대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치는 것과 동시에, 단지 너무 무례하게 보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계속 쳐다본다거나 눈에 띄는 행동을 피하
스페인 북서부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생소하기만 한 이 도시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이유인즉슨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다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보려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을 Camino de Santiago, 즉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고 한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은 여럿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이 피레네 산맥 동쪽에서부터 시작하는 ‘프랑스 길’이다. 프랑스의 생장(St. Jean Pied de Port)에서부터
20대, 이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대체적으로 밝다. 젊음, 열정, 도전, 미래, 가능성. 그러나 정작 20대의 대부분은 고민으로 보내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고민, 이성친구를 사귀기 위한 고민, 군대에 대한 고민,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고민 등을 거치고 나면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그 뒤를 잊는다. 그러한 의미로 20대는 처음 펼친 종이와 비슷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