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후 바쁜 날을 보내다 햇볕의 따스함에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봄의 품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언제나 사랑에 빠진 우리들이 있다. 나는 며칠 전 동아리 모임에서 만난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남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예쁘냐고? 내가 볼 땐 예뻐. 아이유 닮았어. 학교는 ㅇㅇ여대! 키는 165 정도 되는 것 같아.”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훈훈하게 생긴 것 같아. 학교는.. 아! 키는 적당해. 평균이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연애 얘기를 할 때엔 거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과제가 많아도, 시험이 어려워도 왠지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에 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 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저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온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갑작스레 얻은 자유의 쾌감으로 인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고 가만히 있어도 행복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꿈꾸던 대학생활의 모습은 민주적이고, 학구적이었다. 그러나 앞으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3주 전부터 한 학기가 시작된 것 같았다. 새터를 준비하고, 새터를 가서 미친 듯이 놀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는 것을 시작해서 또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마치고...이제서야 큰 행사들이 점점 정리돼서, 신문사의 동기가 마련해 준 기회를 계기로 그간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바쁠 때마다 정신없다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요즘같이 정신없다는 표현이 적확한 적도 없었다. 여러 행사를 준비하면서 마음고생도 하고, 쓸데없는 걱정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일들에 몰입한다. 그 중에는 물론 공부처럼 누가 봐도 ‘쓸데있는’ 일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쓸데없는’ 일도 있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봐도 다양한 ‘쓸데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어떤 가수의 무대를 질릴 정도로 보기도 하고, 자막이 올라오기를 기다려 해외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보기도 하고, 새벽에 알람 맞춰 일어나 해외에서 경기하는 축구 경기를 시청하기도 한다. 게이머가 게임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기도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음주가무를 즐기러 다니기도 하고, 엄청난 돈을 들여 각종 페스티벌에 모두 참가하
우선 대학에 온 여러분 공부하느라 너무나 수고가 많았어. 잘했다고 궁디 팡팡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걸 인내하고 견디는 과정에서 힘들게 대학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박수 쳐주고 싶다. 그것이 부모님의 뜻이었건 우리 후배님들의 뜻이었던 간에 여러분은 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그것에 대해서는 우선 축하하고 싶다. 여러분은 운 좋게도 승자의 축배를 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잘 산다는 것(그러니깐 행복하게 산다는 것, 즉 인생의 만족도)은 대학 순이 아니고. 여러분의 행복은 공부를 잘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는 봄이 옴을 알리고, 올 것 같지 않던 대학생활도 드디어 시작됐다. 사실, 대학생이 되는 것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한편 이제는 나의 선택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에 걱정이 앞선다. 누군가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던 말을 어렴풋이 느끼는 요즈음이다. 내가 선택한 학교에서 내가 선택한 강의를 듣고, 각자가 만든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각자의 일정을 짠다. 더 이상 고등학생 때처럼 주어진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고 옆 친구가 하던 숙제와 똑같은 숙제를 하는 일은 없다. 이전에는 선택권이 없었다면 지금은 너무 많은
작년 12월 기말고사 준비로 한창 바빴던 시기 학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다. 러시아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던 시절 길거리에 설치돼있던 소치 동계 올림픽 D-day 전광판을 바라보며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러시아 올림픽 때 우리나라를 위해 뭐라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는 숙식과 비행기 왕복티켓을 지원해 준다는 공고내용을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1차 서류와 면접에 합격한 후 2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 지난달 24일 소치로 출국하게 됐다.
‘시나브로’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그 뜻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고 돼있다. 개인적으로 단어가 지닌 어감 자체도 너무 좋고 의미도 마음에 들어서 실제 생활에서 자주 쓰지는 않지만 매우 좋아하는 단어다. 특히 이제 졸업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요즘 들어서는 종종 ‘시나브로’가 주는 감성에 젖어들기도 한다.대학교 입학 후 첫 강의가 있던 날, 강의실을 찾지 못해서 30분을 헤매면서도 사람들이 귀찮아 할까봐 전화조차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댔던 그 때의, 스무 살의 나는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었고 많이
숫자 ‘2’는 두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혼자보다 낯선 누군가와 함께 탈 때 더욱 무서움을 느낀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는 격리된 공간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두 명만 있게 되어 범죄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숫자 ‘2’는 불안하다.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흥행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부진한 현상을 가리키는 말인 소포모어 징크스나 2 년 차 징크스가 이를 입증한다. 숫자 ‘2’는 초조하다. 행동 심리학자에 따르면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에서 금-은-동 메달리스트 가운데 가장 행복감을 덜 느끼는 사람은 2등인 은메달
‘이머전시 콜(Emergency call), 사인보드, 인큐베이팅, 투르드코리아, 코리아번, 생파’사실, 외국과의 문화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언어생활’이다. 물론, 세계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그 이면의 어두운 면이 계속해서 지적돼 왔다. 먼저, 생활 속에 난무하는 외래어들이 마땅한 한글로 대체되지 못하는 모습들을 우리들은 그다지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오히려 비속어를 많이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는듯하다.), 나는 이러한 모습들이 왜
지난 1학기에 논리 글 작성을 위해 성균관대 재학생 123명을 대상으로 고카페인 음료 복용 실태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약 3명 중 2명의 학생이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복용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81.7%의 학생은 시험 기간 등 피곤할 때에만 일시적으로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한다고 했다. 특히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주요 이유로 시험공부를 택한 응답자는 72%에 이른다. 즉, 많은 학생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현상의 기저에는 음료 자체의 맛 등에 대한 선호보다는 음료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내년이면 모교라 불리 울 우리 학교, 성균관.너와 부대낀 지도 햇수로 벌써 5년이 됐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신입생이던 나도 어느덧 마지막 학기를 맞이했단다. 내 인생이 몇 챕터로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한 챕터가 끝나는 중이라는 건 어렴풋이 느껴져.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직전 털어놓고 싶은 얘기가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어. 고백건대, 너를 언제나 아꼈던 것은 아니었거든.자랑스러운 적도 있었다.내 이름 앞의 너는 마치 호위무사 같았어. 대학의 모든 것을 동경했던 재수 시절, 처음으로 ‘성균관’이 내 앞에 등장하던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