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이 이름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할 것이다. 이들은 임시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며, 김구, 이봉창, 윤봉길과 동일한 곳에 묘가 안치되어 있을 만큼 우리 역사에서 의미가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들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교과서의 지식만 학습하며, 실제 역사의식은 그리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우리는 본교 인성교육센터 주관의 돈의 활동을 통해 제한적인 교육과정 이외의 역사적 사실을 탐구하고 역사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자 했다. 활동의 일환으로
“안전지대를 벗어나 모험을 해봐. 그에 대한 보상은 분명 가치 있을 거야” 남미 배낭여행을 검색하면 가장 처음으로 뜨는 치안 문제. 사실은 떠나기 전날 밤에도 갑자기 두려움이 불쑥 솟아나서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여행을 출발했다. 단지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녀온 남미여행은 또 한 번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었고, 꼭 다시 갈 것이다.남미는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를 써서 나는 손짓과 발짓으로 주로 소통을 했다. 쿠바에서 같이 살사를 추자며 손 내밀던 쿠바노, 자신이 한국어를 배웠다
남들이 별 하잘 것 없이 여기거나 지나치게 감상적이라 비웃을까봐 잘 고백하지는 않지만, 나는 밤거리를 산책하는 것이 꽤 취미이다. 혜화동 로터리 언저리에 자리한 고 몇 평짜리 안락한 내 보금자리를 슬며시 기어나와서, 제각각의 작은 간판들을 단 술집들이 죽 늘어서 있는 대로변을 따라 밤거리를 걷는 것이다. 커널형도 이어팁도 없는 에어팟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자동차 소리도 용인하면서, 대부분은 짝을 지어 약속이라도 한 듯 바싹 붙어 걷는 사람들 사이를 조용히 대학로를 따라 걷는다. 그러나 나는 이리도 걷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
나는 평소 스릴러 영화와 액션 영화를 즐겨본다. 스릴러와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평소에 느낄 수 없는 그 긴장감과 안전한 공간에서 오는 공포감을 맛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커다란 재미와 긴장감을 주는 영화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바로 2013년도에 나온 마크 포스터 감독의 ‘월드워Z’란 제목의 영화이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소재는 바로 좀비들이다. 제목의 뜻 그대로 좀비들과의 전쟁을 다룬 영화이다. ‘월드워Z’의 스토리, 음향효과, 스케일 등을 하나하나 찬찬히 소개
그러니까 밤바다는 좀 무서운 구석이 있다-, 이거다. 한 번 상상해보라. 으슥한 밤, 이곳은 늦여름의 어느 섬. 당신은 오른편에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아무리 힘차게 걸어도 발소리는 나지 않는다. 파도는 일정한 숨을 내뱉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육지고 바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만 하늘과 바다. 둥근 지구를 굴릴 때마다 발목을 파고드는 모래는 서늘하다.바다는 지구가 가진 것 중 가장 기묘한 매력을 지녔다. 한낮이면 볕을 제 몸으로 감싸며 눈부시게 하얀빛을 낸다. 에메랄드나 사파이어, 온갖 푸른 보석을 담
여름방학 끝 무렵, 20명 정도의 학우들과 볼음도로 농민학생연대활동을 다녀왔다. 농활을 간다고 말했을 때 부모님은 할머니나 도와드리라고 하셨고, 친구들은 돈 받고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봉사활동인지를 질문했다. 하지만 우리는 돈을 받고 가는 것도, 농촌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닌 농민 학생 ‘연대’ 활동을 가는 것이다. 그러나 농촌과의 연대가 무엇인지 볼음도로 향하는 배를 타는 그 순간까지도 고민이 되었다. ‘농민들과는 어떻게 소통해야하며, 과연 그들도 우리와의 연대를 원할까?’하지만 생명체가 공존하고 사방이 밭인 이곳에서 생태
나는 경상도 토박이였다.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3년을 살고, 이후에는 16년 동안 한 번도 경상남도 창원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서울에서 생활한지도 어느새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서울은 내게 꿈의 도시였다. 나에게 창원은 너무나 작은 세상이었고, 그래서 하루빨리 서울이라는 큰 세상으로 나가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고등학교 3년의 시간도 ‘인 서울’ 하나만 바라보며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다행히도 나는 인 서울 대학에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이 개봉한 4월 24일, 영화 개봉 첫날임에도 불구하고(심지어 시험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사람들은 이미 ‘엔드게임’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찍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오로지 ‘엔드게임’만을 위해서 SNS을 끊고, 공공장소에서까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들은 절경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었다.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인 22편의 작품과 11년의 세월은 전 세계의 관람
밤바다 한가운데서 광안대교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경이와 주은이를 만나기 위해 다섯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부산에 왔다. 학기 내내 자주 만났고, 두 달이 지나면 다시 만나겠지만, 방학에도 보고 싶은 LC 친구들이었다. 현지 가이드가 둘이나 있는 덕분에 부산 맛집에도 찾아가고, 이제 막 명소로 떠오르는 영도 흰여울길도 들렀다. 바닷바람이 꽤 세차게 불었지만, 찰칵, 찰칵, 카메라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우리를 담았다. 날이 어두워질 때쯤 깡통 야시장에 가서 배를 채우고, 광안리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숙소에서 짐을 풀었다
게으름은 누구에게는 우울증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우울증을 고칠 수 있는 해결방안이 되기도 합니다. 몇 개 안되는 뉴스기사와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대부분 전자는 기성세대, 후자는 청년들입니다.*제가 본 것과 들은 것에 의해서 글을 썼기 때문에 본 글은 제 주관이 강하게 드러나는 글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제가 제 또래 대학생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 꼭 이야깃거리가 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각자의 바쁜 일상에 대해 푸념하고 여유 없는 빡빡한 삶에 함께 우울감을 느끼며 자신의 인생의 목적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휴학을 결정한 뒤 휴학하는 동안 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 목적은 인성품을 채우는 것이었는데 봉사활동을 찾다 보니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는 연합동아리를 찾았다. 주로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사설 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다 보니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는 없지만 강아지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성품보다 더 좋아서 처음의 목적을 버리고 연합동아리에 들어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를 시작했다.봉사를 가기 전에는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를 해본 경험도 없고 살면서 동물과 가까이 지내보지 못한 것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다.
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는 상태로 음산한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의 건물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했고, 길거리엔 누더기 차림의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뭔가를 달라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며 손을 내밀고 있었지만, 나는 그냥 그 아이들을 지나쳤다. 아이들을 지나치고 얼마 안 가, 앞니가 시려오기 시작했다. 앞니를 살피려 입에 손을 대자 앞니는 뚝 하고 손바닥에 떨어졌고, 반으로 갈라지더니 그대로 가루가 되어버렸다. 가루가 된 앞니는 바람이 불자 공기 중에 흩날렸고, 내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홀린 듯 가루를 멍하니 쳐다보
영화 는 기억상실에 걸린 여성과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명작이다.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루시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전날 있었던 일을 모두 잊어버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성으로 이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인공 헨리는 루시와는 첫 키스 이후로는 관계의 진도를 나가지 못하지만, 그녀를 헌신적으로 사랑한다. 기억상실증인 루시로서는 이런 생활은 매일 첫 만남만이 있을 뿐 헤어짐은 찾아오지 않기에 어떻게 보면 그녀는 사랑의 신에게 축복받았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은가?여러분의
펜을 잡았을 때,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남의 눈에 보이는 격식 있는 글을 쓴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 와중에 기고를 부탁한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적당히 써서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농담에 그는 “어차피 남는 건 네 글이니 적당히 써도 상관없겠지”라고 답했다. 그 말이 맞다. 먼 미래에 다시금 이 글을 읽더라도 나만 떳떳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게 아닐까. 이 글은 누군가에겐 날카롭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건 아무래도 좋다. 글을 읽는 당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할 자유가 있을테니. 그저 내가 그러하듯, 당신의 판단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2박 3일의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새내기 새로배움터(이하 ‘새터’)가 진행이 되었다.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인 새터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에게도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많았을 것이다. ‘술’과 ‘선배’의 조합은 새내기에게 ‘꼰대’ 및 ‘강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공동체 윤리’이다. 새터 문화가 MT, 뒤풀이 등의 대학 생활 술자리 문화를 결정 짓고, 향후 사회생활 전반의 술자리 문
자전거를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았다. 비록 미세먼지가 많다고 하니 걱정도 되었지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타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전거를 끌고 나오니 뭔가 설레는 기분이 든다.설레는 건 자전거를 타는 건 설레야 한다는 내러티브 때문일까, 정말로 자전거와 설렘이라는 감정의 연관성이 있기 때문일까. 알 수는 없지만 결국 설레면 되는 것 아닐까. 설렘은 사람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어디를 가야 할까. 정해지지 않은 행선지는 더욱더 흥미로운 자전거 여행의 기본 조건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기
오카야마에 가 닿기 전, 1월의 나는 조금 바쁜 마음으로 무엇들이 시작되기 직전의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일들을 준비하려면 그만큼의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겨울의 오카야마는 그런 여운을 얻어 오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오카야마 대학에 도착한 날, 새까만 캠퍼스에 몇 명이 덩그러니 서서 선명한 북두칠성과 눈 마주친 순간부터 시간은 느긋하고 빠르게 지나갔다. 2주 동안 시간을 걷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이. 전철을 아주 많이 탔고 정말 많이 걸었다. 서울에서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잠을 푹
민주주의, 공산주의, 제국주의, 행동주의, 인지주의. 일반적으로 ‘-주의’라는 단어는 앞서 함께 붙는 명사를 중요시하는 이론이나 학설을 나타내는 합성어를 만들어내고는 한다. 이제 인류 전반을 거쳐 간 여러 사상을 모두 버리고, ‘꼰대주의’를 기반으로 신세계를 건설해나갈 시기가 온 것 같다.꼰대란 최근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나 때는 말이야...!’라며 술자리에서 튀기는 침과
‘TMI’(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는 ‘너무 많은 정보를 말하지 마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면도했거나 고모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내용은 나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정보다. 이런 쓸데없는 정보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TMI’를 외친다. 나는 TMI가 아주 괜찮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TMI’를 사용하여 대화를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남용하면 독이 있는 법. TMI도 예외는 아니다.가장 절친한 친구들과의 대화는 ‘TMI’ 파티에서 시작
자기 착취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과거에 사람들은 남에 의해 착취를 당하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남에 의해 착취를 당하기보단 나 스스로에 의해 착취를 당하고 있다. 자기 착취는 베를린예술대학교의 한병철 교수가 집필한 라는 책에 등장하는 말이다.살다 보니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욕심은 나를 정도 이상으로 공부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타자에 의한 요구가 아닌 나의 요구였다. 자, 이제 대학을 왔다. 나의 자기 착취는 어떻게 되었는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부를 했고, 친구를 사귀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