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란다스의 개’라 하면 원작 소설보다도 만화영화를 먼저 떠올리는 우리들에게 ‘파트라슈’를 부르는 네로의 목소리는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은 플란다스를 누비던 네로와 파트라슈의 모습이 어린 동심의 기억으로 남아 있겠죠.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화영화 는 일본의 닛폰애니메이션이 영국 소설가 위다의 원작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KBS에 방영되면서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이 만화영화가 수많은 동화 중에서도 우리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네로와 파트라슈의 아름다운 비극적 결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특히
정상에 선 사람에게는 마치 백야가 일어난 것처럼 밤낮으로 화려한 햇빛이 비춰지고 밝은 미래만이 앞에 펼쳐질 듯 합니다. 하지만 햇빛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어둠이 찾아왔을 때 크게 당황하게 되죠. 항상 눈앞을 장식하던 모든 것이 흑막에 덮이기 때문입니다.정미경의 단편소설 『밤이여 나뉘어라』에 나오는 P가 그렇습니다. 고 3때부터 전교 1등은 물론이고 명문의대 수석 합격, 해외에서 잘나가는 외과의사로 탄탄대로를 걸어온 그는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였죠. 학창시절부터 P를 부러워했던 유명 영화평론가인 ‘나’는 완벽했던 P의 모습을 떠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