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한 실업자가 오른쪽 다리에 생긴 상처에 고통스럽게 바늘을 꽂고 있다. 그는 의사도 아닐뿐더러 의학지식도 갖고 있지 않다. 더욱이 병원보다 불결한 곳에서 살을 꿰메다 보니 2차 감염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그럼에도 그가 마취제 없이 살을 꿰멜 수밖에 없는 이유. “병원은 부자가 아니면 못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허점을 꼬집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의 첫 장면이다. 지난 3일 개봉과 동시에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식코 보기 운동’도 함께 벌어지고 있는데, 비록 미국의 현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한다는 이념 아래 설립된 헌법재판소(이하:헌재)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헌재 설립은 제9차 개정 헌법이 그 계기가 됐다. 이전에는 헌법의 본래 취지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3·15 부정선거, 4·19혁명 등 국민의 가슴을 들끓게 하는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1987년에 이르러 대통령 직선제 등의 규정을 추가하면서 민주주의 실현의 수단으로 구색을 갖추게 됐고 이어 1988년 헌법재판을 전담하는 헌재가 탄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