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올라탈 때는 겨울이었는데, 역을 나오자 어느새 가을이 다가와 있다. 지난 학기 내내, 필자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며 하루 네 시간씩 시간을 길에 버려가며 학교에 다녔다.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새벽에 겨우 잠에서 깨 열차에 올라 자리에 앉아 눈을 감으면 어느새 내릴 역에 도착해있고는 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게 실감이 난다. 모니터링 요원을 해온 것 또한 그런 느낌이랄까? 발간되고 며칠 내로 보내줘야 하는 리뷰 마감 일자에 허덕이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다 지나가 있고는 했다. 어떻게든 매 호 리뷰랍시고 이것저것 써
이래저래 답답한 방학이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니 무더운 폭염이 찾아왔다. 날씨부터 힘이 빠진다. 그래도 여름이니 즐겨보려 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나를 여름내 내 시간낭비, 밥 낭비나 하는 놈이라며 비난하신다. 엄마 아빠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었다. 친구들은 방학 동안 이것저것 하는 것도 많고 준비하는 것도 많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어쩐지 답답하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뉴스들을 읽었다. 세상 굴러가는 꼴은 더 답답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내가 피부로 와 닿아 느끼는 것이 하나 있
요즘 들어 사람들이 건강에 신경을 더 많이 써서 그런지 ‘금연 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988년 WTO(세계보건기구)가 ‘세계 금연의 날’을 지정한 데 이어 ‘금연 유럽연합’의 출범, 금연구역의 확산 등 여러 국가 및 단체에서 금연에 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강남대로
오늘 무슨 책을 봤는가? 혹시 오늘 본 책이 금지도서라면? 혹은 오늘 들은 음악이 사실 금지곡이고 항상 애국가만 들어야 한다면? 매일 삼시세끼를 학생식당에서만 먹어야 한다면? 그야말로 끔찍하다. 모두 자유가 박탈됐을 때의 이야기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본지 또한 축제에 관한 기사며 기숙사 관련 기사, 문화면의 예술작품에 대한 기사까지 자유와 관련 없는 기사를
매주, 매월을 기점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이슈가 있다면, 각 시대에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메가 트렌드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혁명에 맞는 패러다임 하에서 나타난 다양한 변화와 지향점이 그러했고, 한때 종교의 물결에 출렁이던 중세가, 금융 산업의 파도에 휩쓸리던 불과 얼마 전 세계가 그러했다. 그렇다면 지금 지구는 무엇에 주
잔인한 달 4월도 가고 가정의 달 5월도 거의 지나간다. 캠퍼스 안은 학기 초의 활기참과 축제의 열정이 한풀 꺾이고 어느덧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지난호 성대신문에서도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유발하는 내용은 줄이고 머리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기사가 늘린 듯하다.큰 배가 지나간 자리에는 잔파도가 한동안 남는다. 자과캠에서는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축제가
주간지에는 보통 그 주의 테마라는 것이 있다. 일간지가 섹션 별로 데스크의 테마를 잡고 들어간다면, 주간지에는 상대적으로 좀 더 긴 시간이 주어져 전체적인 테마를 잡는 것이 용이해서다. 이러한 편집은 독자의 해석을 돕고 전체적인 안정감을 부여한다. 성대신문이 비록 ‘신문’의 형태를 하고는 있으나, 이도 주간지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기
제1541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면은 봄을 다룬 특집면이었다. 4월, 유난히 춥고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가 계속됐지만 국내 벚꽃 명소마다 인파는 몰렸고 캠퍼스 곳곳에도 느지막한 벚꽃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그러나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듯이, 잔인한 중간고사는 어김없이 다가왔고, 성균인들의 학구열로 열람실을 비롯한 중도 곳곳의 자리가 남아나
화요일 1교시 수업을 위해 인문관 2층에 멍한 정신으로 서있다 보면 같은 표정을 한 채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이번주가 다른 주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평소보다 많은 학생들이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배부대의 성대신문을 한 부씩 스윽 집어 들었다는 점이다. 아마 그들은 현재 뜨거운 감자인 총학 선거 때문에 관심 있게 기사를 읽었으리
무더웠던 여름방학을 지나 나의 대학 2학년 2학기가 시작됐다. 그럭저럭 학교에 잘 적응하던, 아니 마치 ‘새내기’가 된 기분으로 학교를 누비던 나는 성대신문을 통해서 우리학교에 ‘남학생 휴게실’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사는 주로 남학생 휴게실과 여학생 휴게실의 시설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다.나는 우리학교에서
지난달 4일, 성대신문에는 김다미 성폭력 상담가의 인터뷰 기사가 지면에 실렸다. 그는 우리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편견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그릇된 통념 몇 가지를 제시하였다. △성적인 신체접촉이 아니라면 성폭력이 아니다 △여성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했다 △침묵은 사실상의 동의다 등의 통념들이 바로 그것이다. 필
대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문화나, 책, 공연에 대한 파트가 좋았다. 학교 입학 하자마자 동아리, 스펙 쌓기, 학점 관리에 4년을 고스란히 바치는 요즘의 대학생인 나에게 성대신문의 문화 파트는 메마른 대지의 단물과도 같았다. 사람에게 문화 활동을 향유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대학생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