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결전의 날인 오는 18일 수험생은‘대학 입시’라는 어쩌면 인생의 첫 관문을 넘게 될 것이다. 대학을 놓고, 내신이니 수능이니 하는 경쟁에 종지부를 찍는 거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들 앞에는 더 큰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해진 경쟁의 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 사회의 경쟁은 과열됐다. 대입, 취업, 승진 등 끊임없는 경쟁의 굴레에서 승자와 패자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이에 우리 사회에서 공정에 대한 담론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윤 후보가 최종득표율 47.85%로 홍준표 후보를 6.35%p 차이로 앞지르면서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힘 윤석열의 맞대결이 시작됐다.잊을만하면 터지는 여야 유력 후보에 관한 의혹들에 이번 대선은 유독 떠들썩하다. 사상 최초로 여야 후보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대선이란 불명예스러운 칭호도 얻었다. 또한 일부는 이번 대선을 ‘비호감 대선’이라고 말한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기 다른 조사에서 비호감도 1위를 기록한 것과 다른 후보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난 추석 무렵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례 없는 인기몰이에 갖가지 분석이 쏟아졌다. 그중 일명 ‘K-신파’가 비결의 핵심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 꽤 익숙해진 데스물 장르에 한국식 서사로 변주를 준 것이다. 내용이 다소 자극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그 흥행성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오징어 게임 열풍의 원인은 매력적인 작품에만 있지 않다. 오징어 게임이 10년 전 국내
커피를 마시기 위해 1시간 줄을 서고, 주문 앱에는 접속 대기가 떴다. 지난달 28일 전국의 스타벅스는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진풍경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무료 리유저블컵이다. 이날 스타벅스는 창립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을 기념해 전국 매장에서 주문한 음료를 리유저블컵에 담아 제공했다. 소비자에게 다회용컵을 지급해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겠다는 나름의 친환경적인 취지에서다. 하지만 방점은 친환경이 아닌 ‘한정판’과 ‘무료’에 찍혔다.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리유저블컵이 주인을 찾아갔다. 그것들이 정말
창간 이래 68년의 긴 시간 동안 다져진 신문사의 체제는 견고하다. ‘문보사사학’ 명확히 나뉜 부서는 위상에 맞춰 기사를 작성한다. 그리고 발간 주엔 매번 같은 미션들을 완수한다. 편집회의, 조판회의, 웹업로드, 카드뉴스 제작 … 언제부터인지 별다른 지시나 논의 없이 척척 진행돼왔다. 개혁에 대한 갈망엔 “이게 최선이야”라고 외치는 견고한 체제는 꽤 든든해 보이기까지 했다.본지 1682호와 1683호 보도면에서 다룬 ‘학생자치기구 중간공약점검’도 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코너다. 해당 코너의 기사는 매년 분량과 구성이 유사하다. 그렇
요즘 정치인들은 무척 분주하다. 사방팔방 얼굴도장 찍으랴 기자들 만나랴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여기에 틈틈이 SNS를 통한 소통 활동도 잊지 않는다. 보아하니 선거의 계절이 다시 돌아온 듯하다.차기 대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 경선을 앞둔 한국 정치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번 대선 역시 관전 포인트는 ‘막말’과 ‘갈등’이 되겠다. ‘GSGG’을 놓고 며칠째 말싸움을 하는 여당과 야당의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권 유지와 정권 교체라는 상충한 목표하에 대립이 심해지면서 여야 모두 언사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오늘(30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대선정국 속에서 더욱 가열된 열기로 언론중재법의 도입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필두로 한 해당 법안의 골자는 결국 언론 규제 강화다. 가짜뉴스를 바로잡겠다는 목표하에 강화된 규제는 언론 보도의 위축이란 우려를 낳았다. 약 12년 만에 불어온 언론중재법의 새바람에 앞으로 언론이 맞이하게 될 변화는 진보일까 퇴보일까?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팽팽한 찬반 논쟁 속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된 조항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조항은 언론의 고의 또는
고등학교 졸업이 끝나고 막 대학 입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재수를 결심한 친구와 술집에 갔다. 친구는 다음날 재수학원에 들어간다며, 빨간 상표가 달린 소주를 들이켰다. 이내 한 병을 통째로 비우더니 재수하기 싫다며 엉엉 울었다. 완전히 뻗어버린 친구의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끌고 가려 술집에 등장한 엄마를 보며 친구는 또 엉엉 울었다. 친구는 비수도권 대학에 합격한 상태였다. 대학 가기 정말 어렵다. 정정하자면, 원하는 대학 가기 정말 어렵다. 학문의 상아탑이 취업사관학교로 변모하면서 학생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수도권 대학이 됐다.
메타버스는 낙원이 맞다. 평택항 부두 월드맵에서 캐릭터가 300kg이 넘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릴 일이 없다. 어쩌다 시스템 착오로 깔릴 일이 생겨도, 다시 캐릭터를 만들면 그만이다. 이에 따라 자신을 용서하지 않길 바라는 아버지의 눈물도 없다. 학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아버지가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현장에 함께 나와 일하다 사고를 당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속 삶의 기회는 무한하다. 서버 컴퓨터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한 캐릭터를 무한히 재생성할 수 있는 탓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죽으면 끝이다. 가끔
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코린이’다. 코딩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코딩을 막 시작한 초보라는 뜻이다. 심지어 수강하는 강의도 ‘딥러닝 유치원생을 위한 입문 강좌’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면 ‘주린이’, 헬스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헬린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O린이’는 특정 분야의 초보를 지칭한다. 보고만 있어도 귀여운 아이들을 표현하는 언어로 내 특성을 표현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 재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미디어와 상품명 등에 사용된 사례가 즐비하다. 최근 공공기관에서도 ‘O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이다. 지난달 23일
청년들의 삶에 가뭄이 들었다. 주거와 일자리를 포기하는 세대다. 3만원이 넘는 옷을 사기 두렵다며 자가로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 졸업할 때까지 5000만원을 모으는 게 목표라는 후배가 보인다. '어디든 좋으니 일단 취직하라'는 아빠와 '그러면 평생 비슷한 직장을 전전해야 한다, 요새는 정말 이직하기도 힘들다'는 엄마의 말이 들린다. 그렇다고 5000만원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도, 어디든 좋으니 일단 취직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꿈을 꾸는 게 꿈인 세대다.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사회
영화 은 필자의 인생 영화 리스트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명작이다.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이자 무대로 전 세계를 홀렸던 실존 인물 P.T.바넘의 이야기를 가져온 영화로, 화려한 뮤지컬이 러닝타임 동안 필자를 즐겁게 해준다. 하지만 바넘이라는 인물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쇼와 그를 위한 홍보를 빌미로 거짓말도 서슴지 않은 탓이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속일 수 있고, 사람들은 기만당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