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을 내달리는 자동차 창유리에 사내의 얼굴이 어린다. 광기로 번들거리는 눈동자는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찾는 듯도 하고 아무것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것도 같다. 뒷좌석에는 어린 아들이 잠든 듯 평화롭게 누워 있다. 언뜻 보면 부자의 늦은 귀갓길로 착각할 수 있겠다. 단, 개 이빨에 무참히 찢어발겨 진 아이의 몸뚱이를 보기 전까지. 그 어린 생명에서 흘러나온 피로 흥건히 물든 붉은 시트를 보기 전까지만.소설 속 사내는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다. 미친 듯이 속력을 높여 봐도 그보다 더 빨리 타들어가는 아들의 목숨은 마치 시한폭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