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요일 오후 7시경, 혜화역 주변은 어둠이 찾아왔지만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저마다 갈 길이 다른 사람들 사이로 호객 행위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연극의 성지 대학로, 불법 호객 행위로부터 지켜냅시다’라고 써진 현수막 앞에서 그들은 태연히 호객을 하고 있었다. “예매하셨어
연극의 성지라 불리는 대학로를 호객 행위로부터 지켜내려는 노력은 꾸준히 있어왔다. 호객 행위 근절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국소극장협회(이하 소극장협회)는 작년 10월부터 혜화 주민과 일반인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소극장협회 정대경 이사장은 호객 행위가 불법임을 알리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호객 행위의 심각
평일 오후의 한 극장. 객석 절반이 휑하게 비었다. 자리를 채운 나머지 반도 상당수가 초대석이다. 극단 관계자는 어두운 얼굴로 "요즘엔 다 이렇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대학로 공연계의 경기 침체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정재왈)의 ‘2012 공연예술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상업화와 불법 호객행위로 위축되고 있는 대학로지만 극장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관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가격 할인이다. 대학로에 있는 많은 극장들이 다양한 종류의 가격 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옥탑방에서 생활하는 주인공의 상황에 맞춰 지방 출신
그는 천생 만화가였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다”는 고백으로 시작된 그와 만화와의 인연은 우연히 지원한 학보사 만평기자 공모에 당선되면서 새 국면을 맞는다. “제가 짧은 글을 좋아하거든요. 그림과 짧은 글로 표현하는 시사만화가 저한테는 최고의 자기표현 수단이었죠.” 30년 간 시사만화를 그리던 그가 현장을 찾
인터뷰가 있던 주의 토요일. SJM 안산 반월공단에서 ‘시민난장콘서트’가 열렸다. 얼마 전 사설 용역 업체 ‘컨택터스’의 폭력 사건으로 대한민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SJM은 한 해 100억 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건실한 자동차 부품회사였다. 그러나 초저녁에 찾은 안산 공단은 골목마다 자리 잡은 전경버스와 싸늘한 저
방학 중인 지난달 16일과 17일, 서울대의 농생대 건물에 이틀간 총 300여 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서울권 대학을 주축으로 전국 30여 개의 대학 내 사회 학회가 모여 만든 학회학술네트워크의 첫 번째 도전인 대학생사회포럼의 현장이었다.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온 이들은 공통된 사회 학술적 관심사를 갖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학회학술네트워크(이하 학회네트워크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임시야간숙소
방학(放學). 옛날에는 이 말이 문자 그대로 공부를 놓고 여유를 즐기는 시기라는 의미로 통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공부에 더불어 다른 일에 전념하는 시기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 977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목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35.6%가 방학 때 최우
아르바이트의 뜻은 ‘여가를 이용해 갖는 직업’이다. 많은 대학생들은 방학 때엔 힘든 일을 뒤로하고, 여행, 자기 계발 등 학기 중에는 쉽게 하지 못했던 자유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자유로운 방학에도 굳이 ‘직업’을 구해 일을 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왜 방학에도 일을 하려는 걸까
우리 학교 1학년인 A 학우는 여름방학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하고 있다. 평일에는 하루 10시간 넘게, 토요일에도 용산 디지털 상가에서 컴퓨터 부품을 배달한다. A군이 일하는 상점에는 하루 평균 300~400여 건의 배달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쉬는 시간 없이 일해야 한다. 여름방학 알바 현장을 직접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 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시켜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김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