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d Reality’. 그것은 인간만이 배타적으로 가지는 ‘허구의 실제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으며, 여러 번 주목을 끌었던 단어는 ‘상상’, ‘생각’, ‘믿음’과 같은 단어였다. 이러한 단어들이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순히 책에서 빈번하게 언급되었기보다는, 책에서 그 단어들이 가지는 의미의 중요성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유를 거두절미하고 책의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인류는 상상으로부터 국가를 존재시켰고, 생각으로 지식을 선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믿음을 통해
어릴 적 ‘나’는 밝았다. 초등학교 때 나는 손들고 발표하는 걸 좋아했고, 질문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고, 모르는 것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항상 하셨던 말씀을 기억한다. ‘밝고 구김이 없다.’ ‘적극적이다.’ 분명 그때의 나는 꽤나 밝은 성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중등교육, 고등교육, 그리고 다른 사람은 보지 않아도 되는 2번의 수능을 치르고 나서 22살의 나이로 대학에 들어온 나는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에 큰 용기를 필요로 하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그럴 수 있지 라는
저는 야구를 사랑합니다. 야구는 대한민국의 대표 프로스포츠로서 900만 명에 이르는 관중 수를 동원하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스포츠에 열광하는가를 생각해보았을 때 저는 그 이유를 야구만의 특별한 규칙과 응원문화에서 찾았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야구는 스타팅 라인업에 오른 ‘모든’ 선수들에게 타석이라는 ‘고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게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자신이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자신의 타석이 게임의 승부처
스포츠 중에서 특히 야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해 왔다. 신기하게도 나는 그곳에서 평소 한국 프로야구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치, 사회적으로 높은 직위의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장을 찾으면 이들은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다 경기가 끝나기 전 떠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응원 문화를 즐기며 ‘일반석’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였고, 그런 그의 모습에서 나는 같은 야구팬으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
여름방학이 끝나고 이제 막 학기가 시작하였으니 다소 지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17주의 기나긴 학기가 끝나면 여행을 떠날 계획을 벌써부터 짜는 학우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기나긴 10월 연휴에 여행을 계획하는 학우들도 상당할 것이다.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사진이다. 사진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여행이 끝나고 남는 것은 분명히 사진이다. 여행의 카메라라면 DSLR과 미러리스가 대세였는데, 최근에는 폰카도 이에 필적하는 성능과 수동촬영을 지원하고 있으니, ‘무엇’으로
21세기 정보화시대의 중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전파를 타고 밀려들어오는 정보들에 빠져 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신체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듯하다. 최근에 나는 지하철을 탈 때 사람들을 구경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사람들이 마치 하나의 인격체인양 스마트폰을 빨려 들어갈듯이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뭐가 그렇게 재밌나 봤더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인터넷사이트 등 이용요소들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중 동영상서비스인 ‘유튜브(Youtube)’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높아진 접근성은 이에 한몫했다. 나 역시 심심
새 학기가 되고,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운동장은 어김없이 단체운동 동아리들의 활동으로 북적인다. 그 중 수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축구동아리들은 그동안 학내 체육 분야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두드러진 위기가 존재하고 있다. 바로 동아리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캠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축배 교내축구대회의 참가팀이 참가신청 미달로 인해 32팀에서 24팀으로 대폭 축소되었을 정도다.이들 동아리가 쇠퇴하게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고등학교 때 ‘스물’이라는 영화가 나왔다.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몰랐지만 제목만 보고 ‘저 영화는 꼭 보아야겠다.’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있다. 아홉 살이었을 때 열 살로, 한 자리 수의 나이에서 두 자리 수의 나이로 넘어갈 때 그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며 일기에 여러 번 썼던 적이 있다. 그 설렘에 더하여, 고등학교 내내 ‘스물’이라는 단어는 나의 목표이자 하나의 간절함이었다. 누구나 ‘스무 살이 되면...’ 하고 그 때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보다 성숙하고, 작은 일에 더 이상 크게 상처받지 않으며, 힐은 능
가슴 속 깊이 숨겨둔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그리움은 눈물로 자라지만,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문화의 변방이라고 할, 농촌지역인 상주에서 실제로 연극을 볼 기회는 드물다. 바쁜 학업 가운데 무척 다행히도 2학년 소풍을 서울로 가서 대학로 연극을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1학년 때 코미디 연극 ‘라이어’를 재미있게 본 기억을 떠올랐기 때문에 이번에 보게 될 연극 ‘돌아온다’ 역시 기대하며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각자의 설레는 마음까지 가득 태웠다. 연극이 열리는 장소인 대학로 엘림홀은 우리 학교 동호관보다 크거나 화
최근 종영된 ‘쌈, 마이웨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쌈, 마이웨이’는 ‘고동만’과 ‘최애라’가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현실에 순응하며 살다가 자신의 꿈을 향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이를 결국 성취해내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유쾌하고 가볍게 보기 좋은 드라마였으나 보는 내내 나를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과연 현실적으로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을까, 나 이외의 가족을 생각할 때 그것이 옳은 일일까?’라는 답이 없는 질문.한 때 잠시 아카데미에서 뮤지컬을 배우며 공연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참여했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뮤
최근 들어, 과외를 하던 학생들과 같은 고등학교 친한 후배들에게서 메일들을 받고 있다. 메일의 내용은 대학교 입시 자기소개서이다. 메일을 보낸 이유는 자소서 속 문장들 호응이 자연스러운지 또는 읽기 편한 글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남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함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고등학교 3년간 한 활동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모습을 단 4500자 이내로 최대한 겸손하고, 멋지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4500자 중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히 작성된 것이 없었다. 나는 그
혼술, 혼밥, 혼영…. 1인 가구가 급증했다더니 ‘혼자’하는 문화생활이 오늘날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재미난 것은 혼자 하는 것이 트렌드인 동시에, 사람들이 많이 두려워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혼자 놀기, 어디까지 해봤니?’와 같은 포스팅만 보더라도 이 양가적인 성을 알 수 있다. ‘레벨 1, 혼자 쇼핑하기. 레벨 2, 혼자 영화 보기. 레벨 3, 혼자 노래방 가기. 레벨 4, 혼자 1박 이상 여행가기. 레벨 5, 혼자 콘서트 / 페스티벌 가기. 레벨 6, 혼자 샐러드바 가기. 레벨 7, 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몇 개 안 되는 채널에 일본 골목에 야쿠자처럼 리모컨을 돌리는 족족 쿡방, 먹방이라고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맹세코 그 중 단 한 개도 만들어 본 적이 없었으며 쿡방의 향연들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이 먹는 걸, 만드는 걸 왜 보고 좋아하는 거지? 싶었다. 물론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자취하기 전에는 말이다. 그 전에는 아침에는 일 나가는 어머니가 급하게 해놓으신 찌개나 반찬들을 돌려먹고 학교로 나갔고, 점심과 저녁에는 간단히 학식을 사 먹거나 친구들을 따라 그때그때
언론은 현대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건만 보더라도 언론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언론사의 보도 하나는 대한민국 정치 흐름을 4개월 만에 새로운 국면으로 바꿔버렸다. 언론을 제외하고 단 4개월 만에 정치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조직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언론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언론 보도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언론 보도는 어떤 모습일까?최근 유명 SNS와 포털 사이트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맞춤법을 어기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오보
나는 평소처럼 “카페라떼, Grande 사이즈, 헤이즐넛 시럽 추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몇 분 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고객님! 주문하신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가 음료를 본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뜨거운’ 음료였다. 나는 정말, 정말, 정말 뜨거운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이유 없이 항상 차가운 음료만을 고집해왔고 그것이 나에게 습관으로 굳어졌다. 나에게 뜨거운 건지 차가운 건지 물어보지 않은 직원에게 책임을 묻고 싶었지만 우선 말하지 않은 내 잘못이 더 큰 것 같았기에 ‘나’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엔새로운 항로가 필요해요어디로 나아갈지 어떻게 나아갈지같이 만들어가요돈보다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편리를 위해 너무 많은 걸 잃지는 않기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항해를 시작하자탈핵하자 너와 나 모두의 안전을 향해상상하자 너와 나 모두의 행복을 향해노래하자 평화를 향해서 노래하자 - 하자, 한국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된 후 맞는 첫 토요일인 3월 11일, 나는 ‘탄핵탈핵테크노퍼레이드(이하 ‘탄탈테’) 나비 행진’에 참여했다. ‘탄탈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6주기를 맞아 “탄핵 다음엔 탈핵”, “WE
마을 단위 공동체는 도시의 등장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동시에 인간의 사회활동은 친교보다 계약관계를 중심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는 계약과 친교 사이 구분이 모호하다. 계약 당사자 간 신의성실의 원칙이 확대 해석되고 계약관계의 냉정함을 불편해 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한국적인 '정' 문화라 부르기도 한다. 비선실세 문제의 핵심은 공공의 문제에 사적인 친교관계가 개입했다는 것에 있다.대통령과 국민은 친교관계가 아니다. '좋은 의도'였다는 핑계가 통할 수 없는 이유다. 공공의 문제에 정이 개입해선 안된다는 대원칙을
친구들과 함께 교실 안에 있는 것만으로 즐겁던 고등학교 시절을 벗어난 우리 앞에는 행복을 위해 헤쳐 나가야 할 숙제들이 한가득 쌓여 있다. 학점, 팀플, 인간관계, 진로 고민 등 다양한 문제들이 우리를 속상하게 만들 것이다.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는데 정작 학점이 바닥을 칠 수도 있고, 과 활동, 동아리 활동, 대외 활동을 하면서 인간관계 관리를 잘 하는 동기들이 부러워질 때도 있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일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파묻혀 막막할 때 나는 어렸을 때 즐겨보던 한 애니메
나의 2017년은 이별로 시작했다. 중학교 친구가 교수가 되기 위해 다시 호주로 유학을 갔고, 고등학교 친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파리로 유학을 갔다. 또 대학교 친구 중 하나는 본인의 성장을 위해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모두 자신의 꿈을 위한 이별이었다. 그래서 이별을 하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다시 볼 날, 발전된 그들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나에 대한 회의감이 생겼다. 외국으로 나가서 산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나는 편안하고 안락함에 젖어 꿈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외
3월 2일, 오전 10시 30분. 아직은 서늘한 공기를 느끼며 나무가 늘어서 있는 학교 오르막길을 올랐다. 또다시 찾아 온 새 학기였다. 몇 달 만에 느끼는 캠퍼스에 대한 감상도 잠시, 눈동자를 굴리며 미리 정해 놓은 이번 학기 목표들을 되새겼다. 토익 점수를 목표만큼 올리고, 아르바이트 해서 돈을 좀 벌고, 학점 정말 잘 챙기고, 대외활동도 하나 하고, 한국사 검정시험 1급을 따고… 모두가 바쁜 세상이고 열심히 해야 하는 나이라며 입술을 물고 스스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친구들 모두 학교와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