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금, 편집장으로서 필자의 임기가 끝났다. 되돌아보면 뿌듯했던 점도 많았지만,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에 아쉬움이 남는다. 능력의 한계도 있겠지만,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 없이 달려온 탓에 놓친 것이 많았던 것 같다. 필자에게 ‘중간 점검’이 필요했던 이유다. 중간. 한 해의 절반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제쳐놓았던 것은 없었는지, 초심과 달라져 놓쳐버린 점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최적의 시기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양 캠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공약 점검 기사를 다뤘다. 전체 학우들을 대표하
“기자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기사를 써야 합니다.”성대신문에 갓 입사한 수습기자들에게 기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기자는 사실 그대로를 서술하고, 그것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며, 가치판단은 온전히 독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언뜻 보기에 문제가 없는 말이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기자는 어디까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하는가.최근 서울여대 학보사가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미관상의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현수막을 철
필자는 칭찬에 인색하다. 칭찬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것도 있지만, 과연 칭찬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올까 하는 의구심에서다. 신문사에서도 이는 여전하다. 기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해서도 좀처럼 칭찬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사실 성대신문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 학교에 만족하며 평범하게 4년을 다녔을 것이다. 학과 공부에 충실하고, 좋아하는 동아리도 하면서 문제의식 없이 그냥 그렇게 졸업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신문사에 있는 2년 반 동안 명문대학 성균관대의 이면을 자주 목격했다. 칭찬보다 의구심이 먼저
곧 열릴 대동제에 양 캠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분주하다.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는 학우라면, 타임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축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총학이 이번 학기 들어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양 캠 공동으로 주최하는 통합 축제. 분명 ‘양 캠 학우들이 축제를 함께 즐긴다’는 좋은 취지임에도, SNS상에서는 ‘왜 굳이 축제를 합쳐야 하느냐’는 등의 말이 많았다.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학우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특히 자과캠 학우들은 축제를 위해 서울까지 와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학교 같은 경우는 그렇잖아요. 뭔가를 만들어 놓고 ‘이걸 해라’라고 얘기를 하죠. 그럼 이걸 좀 뒤집어보면 어떨까? 네가 하고 싶은 게 뭐냐? 그러면 그걸 과목으로 만들어주겠다.” tvN 에 출연한 열정대학 설립자 유덕수씨의 말이다.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20대를 위한다’는 그의 모토에 따라, 열정대학은 ‘하고 싶은 일’이 모두 과목이 되는 학교로 설립됐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안고 배움을 시작한다.20대. 자신이 앞
“질문 있습니까? 반박할 사람 없어요?”라는 질문에 조용해진 강의실. 교수님이 시키자 그제야 입을 여는 학우들. 꼭 필자가 듣는 수업이 아니더라도, 강의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수업 시간에 손들고 ‘질문’하는 것을 꺼리고, 질문하는 옆 친구를 어색하게 바라보는 학우들의 모습. 상호 소통하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나온 말이고, 한국 교육의 해결 과제가 된지도 오래다. 어릴 적부터 ‘질문하기’보다 ‘수긍하기’에,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기보다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의문이 생겨도 좀처럼 말을
학생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의 ‘학생자치(自治)’. 새내기 시절 필자에게 학생자치란 뭔가 대단한 일을 해야 하는 것만 같았다. 학보사에서 2년을 일했지만, 여전히 학생자치는 어느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개념이다. 그러나 학내를 누비면서 분명히 알게 된 점은, 학생 자치가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가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학생자치 역시 학우들이 학내의 사소한 일에도 의견을 표출하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여전히 학우 개개인의 학생자치는 막연하게만 느껴진다.학생자치
“지금 내 앞에 성대신문 읽는 사람 있어.”어느 오후, 성대신문 카톡방이 잠깐 뜨거워졌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가 성대신문을 읽는다며 신나하던 기자, ‘보기 드문’ 현장이라던 기자…웃음이 나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학생이 학교의 신문을 읽는 게 신기한 일이라니.지난 2일 성대신문은 개강호로 학우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평소보다 특집 기사가 많이 들어가기도 했고, 어느 한 기자 빠짐없이 공들인 신문이었기에 역시나 ‘혹시 이번에는’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한 주가 끝날 때까지 수북이 쌓여 있곤 했던 신문이
첫, 처음, 시작… ‘처음’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괜히 설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앞날에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 ‘처음’이라는 단어는 항상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인해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철저하게 준비해 첫걸음을 내딛곤 한다. 제 47대 총학생회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그들에게 등심위라는 첫걸음은 어떤 무게감으로 다가
‘우리 팀이 이룬 성과가 기쁘다기보단 슬프고, 안타까운 결과를 남겨서 일 것이다.’ (내레이션) 요즘 아주 ‘핫’한 케이블 채널 tvN의 주말드라마 의 주인공인 ‘장그래’의 나레이션이다. 기쁘다기보단 슬프고, 안타까운 결과를 갖게 된 이 ‘성과’는 무엇일까. 바로 회사 내부에 있었던 비리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하지만 비리사건이라면 명백히 윤리적으로 어긋난 일이기에 공개돼야 함이 마땅하다. 옳은 일을 해야 한 그들이 왜 슬플 수밖에 없는 것일까. ‘영업 3팀이 한 일은 단지 팀 차원의 태만한 사람을 혼내준 것이 아
지난 13일 제47대 총학생회 선거 인사캠 정책공청회가 진행됐다. 공청회에는 이번 선거에 후보로 나선 ‘SKK 人 Ship(스킨십)’과 ‘SHOW ME THE 성대’ 두 선본이 참여했다. 각 선본별 소견을 발표하고 언론 3사 및 참관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올해 정책공청회에는 작년과 다르게 적지 않은 일반 학우들이 참관했다. 본지를 포함한 언론 3사 및 일반 학우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공청회는 약 4시간가량 진행됐다. 두 선본은 △교육 △등록금 △복지 △총여학생회 △학생 자치 및 소통 △회칙개정 등 우리 학교 학생
지난주 금요일 제47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등록이 마감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SKK 人 Ship’과 ‘SHOW ME THE 성대’ 두 선본이 후보로 확정됐다. 선거운동기간은 10일부터 27일까지 총 15일간 진행되고 투표 기간은 25일부터 27일 3일이다. 투표일이 50% 미만인 경우에는 28일까지 연장 투표를 실시한다. 올해 총학생회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진다. 그간의 총학생회 선거를 돌아보면, 선거가 항상 순탄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선거철마다 각종 의혹이나 논란이 생겨 학우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작년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선
요즘 학내에서는 학우들의 학업 능력 향상 및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각종 행사와 강연들이 많이 진행된다. 교양을 쌓기 위한 일반교양 관련 강연도 자주 마련되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핫’한 인사들을 초청해 학우들의 흥미를 끌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지난달 우리 학교가 중앙일보에서 주최한 ‘2014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종합대학교 1위를 달성했다. 전체 순위 역시 포스텍과 카이스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졸업생의 활동과 일반인의 인식 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평판·
날씨가 쌀쌀해졌다.어느덧 10월 중순. ‘개강’이라는 두 글자가 무겁게 우리의 어깨를 누르던 시기도 어느새 휙 하고 지나버렸다. 그와 동시에 ‘중간고사’라는 한 학기의 중반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시험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한 학기의 절반이 지나는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학기 초에 기대했던 수많은 것들을 제대로 이루고 있을까. 착실하게 계획한 바를 하나씩 달성해 가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대다수는 그러지 못 했을 것이다. 개강 초의 분위기에 취해, 아니면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쫓겨서 바쁘다는 핑계로 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세상을 살다 보면 나와는 참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매일 대면하는 수많은 사람이 다 서로 제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이 아닌 이상, 우린 성장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마주하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까지는 같다. 하지만 이를 인지한 후부터, 그 사람이 행동하는 방식에 따라 사람은 다양한 갈래로 나뉘고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의 폭이 결정된다. 수많은 다양한 생각이 존재함을 알지만, 그래도 옳은 것은 ‘내 생각’뿐이라고 생각하는 사
지난 학기 우리 학교 인사캠 셔틀버스 정류장에 근처에 붙어있던 ‘현수막 게시 준수사항’ 안내 표지판의 일부다. 학교 본부는 어떤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될 것을 우려한 것일까. 학우들로부터 어떠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두려운 걸일까. 저번 주 수요일 우리 학교 인사캠에서는 ‘ 불허한 성균관대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기자회견은 간담회를 위해 유학/문과대 행정실에 강의실
2학기 개강을 맞아 평소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을 개강호. 하지만 몇몇 학보들은 정상적으로 발행되지 못한 채 씁쓸한 개강을 맞이했다. 국민대학교 학보사 의 경우 제910호 보도면을 배치하는 데 있어 주간교수와의 마찰이 있었다. 특정 학내 사안에 대해 “너무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기사를 재배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자단은 주간교수와의 협의를 통해 기사를 재배치했고, 원래 발행일보다 이틀 늦게 배포될 수 있었다. 일단은 신문이 발행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기자단 내부에서 편집권에 대한 이
“기울어진 축구장.” 지난달 개봉한 다큐멘터리 에서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은 한국의 언론조건을 이렇게 표현했다. 누가 봐도 한 쪽 편에 유리한 경기가 예상되는 이 경기장은 한국 언론지형과 판박이다. 거대 기업과 정권 실세 등 사회 기득권층이 광고와 권력으로 언론을 길들이는 동안 경기장은 강자를 위한 자본의 논리 쪽으로 기울대로 기울어 버린 탓이다. 골이 어디로 들어갈지는 불 보듯 뻔하다. 최근 청와대 보도 통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길환영 한국방송 사장 해임 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했다. 지난달부터 한국방송 기자들이
‘성균관대학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겠다.’ 필자가 성대신문사 보도부 기자가 되면서 말한 첫 번째 각오였다. 학내 사안을 다루는 기자에게는 당연한 소양이라고 생각했다. 기자 교육을 받으면서 새로운 학내 사안에 대해 알게 될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창 일할 시기에는 다른 사람을 통해 새로운 학내 이슈를 듣게 되면 자책하며 반성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한 사람이 다 알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하지만 학교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필자의 고민 역시 시작됐다. 막연하게만 알고
필자의 신문사 생활은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입학하자마자 성대신문에 들어와서는 휴학 한번 없이 2년 반을 성대신문 기자로서 지냈다. 그렇다 보니 신문사는 지금까지 필자의 대학생활 전부라고 할 수 있다.원래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며 인생을 살지 않는 필자는 신문사 생활이 끝나고 나면 ‘그때 가서 할 거 하고, 하고 싶은 거 해야지’라고 마냥 생각했다. 물론 며칠 전까지만. 요즘은 누구보다도 심각하게 신문사 그 이후의 생활을 고민하고 있다. “신문사 퇴임하고 나면 이제 뭐 할 거야?”라는 질문을 좀 과장을 보태 100번은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