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일 톱스타 최진실의 자살은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언론들은 앞 다투어 자살과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냈고 고인의 죽음을 따라한 모방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다음날인 3일 하루 동안에만 고인과 같은 방법인 압박 붕대로 목을 맨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고 모방 자살시도는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대중 매체의 유명인 자살과 관련한 방송에 대해 방영하는 것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 유명인 자살에 대한 보도는 십대를 비롯한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정치가 등 유명
어느덧 기말고사가 눈앞이다. 시험을 부랴부랴 끝내고 나면 종강할 것이고 여름방학이 시작될 것이다. 이는 벌써 2016년의 반절이 지났음을 뜻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시간을 한 번 더 보내고 나면 1년이 지나가고 2017년이 될 것이다. 그리고 2017년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흘러갈지도 모른다.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간은 날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듯하다. 초등학교 시절의 난, 기나긴 밤이 너무 무서웠다. 모든 게 잠들어 버린 밤의 시간은 1초 단위로 생생하게 나를 에워쌌다. 생생한 시간 속에서 나는 모두가 깨어나는 아침의 시간
대계열 모집으로 문과대학 학부생이었던 나는 작년 말 1년을 미뤄뒀던 학과 선택에서 언론 쪽의 진로를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국어국문학과를 신청했다. 후에 치를 언론고시에 도움도 될 듯하고, 다른 언어를 새롭게 공부해지 않아도 돼서 또, 책 읽는 일도 글 쓰는 일도 그닥 꺼리지 않았던 터라 편한 마음으로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과제 국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나태한 마음으로 신청한 전공 수업들은 1학년 땐 느껴보지 못한 수많은 과제를 나에게 던져주었다.그 중에서도 독특한 과제가 있었다. ‘현대시
작년에 배우 김보성이 등장하는 식혜광고 일명 ‘의리’ 광고가 엄청난 화제를 몰고왔다. 전통음료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면서 ‘으리’라는 재미있는 요소를 넣었고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고 개그소재로 수없이 인용되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의리’라는 말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이유로는 아마도 현재 우리 사회에 의리라는 것이 사라져 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리에 대한 회귀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적 동조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추측해 볼 수 있다. 실천적 의리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말로만 의리를 외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얼마 전 1학년 때 사진을 찾아보았다. 바쁘게 살면서 잊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진 속에 나는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다. 1학년 처음 동아리에 들어 동기들과 함께 소풍으로 롯데월드를 간 것, 첫 엠티, 축제 때 주점, 원어 연극한 것까지. 한 장 한 장 볼 때마다 그 당시 추억이 떠오르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특히 내가 새내기였을 때는 지하철로 대성리를 갈수 없었기 때문에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MT를 갔다. 청량리에는 모든 학교가 다 모여 기차를 기다렸고 스마트 폰도 없던 시기였기에 서로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또한
‘군대 안 가냐’, 이번 학기 들어 가장 자주들은 말일 것이다. 친구들은 나더러 ‘노답’이라고 하기도 한다. 주로 사람들은 군대에 가는 것을 단순히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자 삶을 계획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한 학기 더 학교를 다니리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다.1,2학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동아리였다. 사회대 민중가요 노래패 아우성에서 2년을 보내면서 얻은 것이 참 많다. 2년을 보내며 같이 지냈던 선후배들은 물론, 동아리 장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
봄이 오기는 왔나 보다. 학교를 둘러봐도 SNS를 살펴봐도 꽃이 만개했다. 그 밑을 걷는 사람들도 지지 않으려고 화사하게 또는 산뜻하게 옷매무새를 다듬고 하루를 보낸다. 봄은 그야말로 시작의 정령이자, 신호이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벚꽃을 보면서 사람들은 모두 져버리기 전에, 그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한강으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혹시 아무런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어떤 것이든지 좋은 움직임이자 흔들림이다. 모든 것의 처음은 원래 미묘하
'잊혀지다'라는 단어가 있다. 맞춤법에 관심이 많다면 '잊다'의 이중피동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맞는 표현은 '잊히다'지만, '잊혀지다'는 여기저기서 많이 쓰인다. 평소에도, 노랫말이나 문학에도, 가끔은 공식 석상에서도 쓰인다. 하필 두 번씩이나 피동 표현을 쓴 ‘잊다’가 왜 이리 많이 쓰이는지 궁금하다. 생각해보면 ‘잊혀지는'일들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잊히면 안 될 수많은 것들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잊혀지고’, 두 번이나 피동을 써서 ‘잊혀진다.' 이천십사 년의 봄이 지나고 벌써 두 번
집 근처 거리를 거닐다 생각한다. 어째 요즘은 매일매일, 하는 일마다, 보이는 것 하나하나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군인이라는 나의 신분도, 외박을 나온 것이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는 것과 이제 곧 있으면 복귀를 해야만 하는 상황도, 친하게 지내던 사람과 최근에 싸웠다는 사실과 그리고 그 사람과 화해를 해야만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나의 모습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아직도 절반밖에 지나가지 않은 군 기간도, 최근 들어서 갑자기 뒤숭숭한 꿈자리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도 멍청하게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이 나
최근 테러방지법과 이 법의 입법을 막기 위한 야당 의원들의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가 언론에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필리버스터를 보면서 나와 같은 대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나를 돌아보면서 생각해보았다.지난 15년 2학기에는 각 학과별, 캠퍼스별 학생회 선거가 있었다. 교내 곳곳에 투표함이 열렸고 후보들의 홍보경쟁도 뜨거웠다.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내가 본 모습은 모습은 선거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그들만의 잔치였다. 학생들은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 열중하느라 바빴
우연한 계기로 여론 글을 쓰게 됐습니다. 교내 신문의 독자투고란에 어떤 주제의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을 하며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가다가 엘리베이터 앞에 우두커니 쌓여있는 성대신문과 성균타임즈의 간행물들을 봤습니다. 항상 많은 부수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제가 찾아서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독자 투고에 참여하기로 결심해본 뒤에야 한번 성대신문을 읽어봤습니다.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별거 있겠느냐, 그리고 성대신문의 기자들 역시 학생들인데 기사 작성과 취재 내용에 많은 신
16학번 신입생들이 무사히 입학식을 마치고, 5000여 명의 학생들이 새로 학교에 들어왔다. 아마도 신학기의 어수선함과 성년의 기쁨을 만끽하며, 붕 뜬 마음과 설레는 감정들이 교차할 것이다. 술과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입하게 됨으로써 기호를 존중받고, 나이에 걸맞게 달라진 호칭과 대접을 느끼면서 신입생들은 이제 사회에서의 제1차 자유를 얻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실이나 학교 복도만이 아닌, 넓은 캠퍼스 공간을 활보하고 나다니면서 더욱 넓어진 시야와 탁 트인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다른 진중한 사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새해가 밝고 강
‘위대한 예술가는 배가 고픈 법’이라는 신화는 예술가들의 이윤 추구를 그릇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당연하게 대중문화의 상업성은 문화, 예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예술에 대한 동경과 주류문화에 대한 반감을 혼동하는 오류는 문화비평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이제 예술가들의 저항은 사익 추구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향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모두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편견 사이에서 전자의 태도를 보인다고 믿는다.창작 활동에 대한 목적은 지식인들의 정의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멋대로 선언한 당위에 따라 예술가
‘프로듀스 101’, 일명 ‘프로듀스 원오원’이 지난 1월 22일부터 방송을 탔다. 정확히는 100여명에 가까운 걸그룹 지망생들이 11명이 뽑히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프로그램 콘셉트이다. 이렇게 뽑힌 11명은 1년 정도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 예정이다. 방영 전, 101명이 경쟁한다는 파격적인 프로그램 기획 의도 덕분에 비판도 많이 듣고, 덩달아 화제성도 몰고 다녔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옹호와 비판을 들여다보면서, 예술의 양면성 혹은 이중성을 보고자 한다.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본격적인 예술은 재밌게도 자본과 함
올해 2학기가 벌써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이렇게 학기 말이 될 때마다 여지없이 드는 생각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벌써 마지막이라니...”라는 한탄뿐이다. 그래도 이번 학기는 매주 성대신문을 빠지지 않고 구독했다는 점에서 나름 값진 일을 했다고 위안을 삼고 싶다. 통학하는 도중에 엘리베이터 앞에 비치된 신문을 ‘이게 뭘까’하며 한두 개씩 집어 들었던 것이 학기 말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생각해보면 성대신문에 빚진 것이 많다. 올해 막 입학해서 대학교가 무엇인지 감이 안 잡히던 새내기에게 학교의 각종 행
얼마 전 엠마 왓슨이 UN연설에서 페미니즘을 언급해 많은 비판을 받았던 지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녀는 자신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많은 비판들이 있었으며, 그러한 비판점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그러한 단어를 사용했던 것이 틀린 일이 아니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들도 있긴 했지만 유독 나의 눈에 띄는 것은 그녀가 ‘올바른’ 페미니즘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 그녀가 소위 ‘페미나치’라는 것이었다.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이러한
2015년 신년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에는 꼭 내 이름이 적힌 책을 하나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개인 출판을 한 적이 있는 친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니, 요즘은 개인 소량 출판을 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대로만 주문하면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대로 책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다만, 친구는 딱 하나만 걱정하라고 했다. “글이 모아놓고 보면 진짜 부끄러울걸? 나 그때 출판 준비하면서 수정을 몇 번 했는지 기억도 안 나. 그런데 그렇게 수정을 많이 한 글인데도 지금도 그 책 다시 펴보면 부끄럽다(웃음).”그동안 써놓았던 글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인생의 첫 기억이 있다. 6살 때 유치원 미끄럼틀 옆을 타고 내려가다가 밑으로 떨어진 게 나의 첫 기억이다. 교실로 돌아갈 시간이 돼서 친구들은 줄을 선채 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에게 모든 이목에 집중돼 있었다. 그때 내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부끄러움이다. 이후에도 내게는 소위 민망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횟수는 줄어들었고 그것을 느끼는 기준은 달라졌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이 내 생애 가장 뻔뻔한 순간이랄까.하루는 셔틀
늦가을을 줄곧 밀쳐내는 11월 중순 만추의 황홀한 자연의 마지막 향연이 인간의 마음을 스산하게 휘어잡는 것 같다.앙상한 나뭇가지와 바람결에 황금색 은행잎이 마치 허망하게 무너진 왕국의 지폐인양 시커먼 아스팔트 보도 위를 어지럽게 우수수 나뒹군다.해마다 오고가는 연말이지만 요즈음은 날이 갈수록 바짝 “삶의 마감”이라는 인생 뒷정리에 신경이 더욱 예민하고 초조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젯밤 달갑지 않은 가을비까지 짓궂게 내린 뒤끝이라서 그런지 초겨울 기운처럼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온몸이 움츠러든다.늦가을을 맞으면 어쩐지 낙엽이 떠오르고
최근 1학년들 사이에서 큰 이슈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누가 카투사에 합격했느냐?'란 것으로, 현재 입대를 앞둔 많은 남학생들의 주요 토론 거리가 되고 있다. 솔직히 나는 카투사에 지원을 하지 않아서 이 문제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지만 주위에 있는 내 친구들은 누가 붙었나, 누가 떨어졌나 하는 데에 꽤나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이런 북적거림을 보고 있자니, 새삼 나도 군대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막연히 군대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게 자랑스럽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