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보화각 설립 70주년 기념 서화대전’. 겸재 정선이나 추사 김정희의 글씨 등 주옥같은 조선시대 작품들이 다수 전시됐지만 개관 전부터 늘어선 줄의 대부분은 혜원 신윤복의 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수수께끼로 남겨진 그림과 화가에 대한 궁금증은 하늘을 찌르며 드라마에서 영화까지 흥행 열풍을 이어갔지만 그 역사를 담고 있는 ‘한국화’를 향한 관심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다양한 기교로 가득한 서양화에 비해 단아한 선으로 표현된 산수화가 먼저 떠오르는 한국화는 진부하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일 것이
수능 날짜가 코앞인 ‘고3 병사’들은 찬란한 미래를 위해 ‘입시전쟁’ 속으로 뛰어든다. 2학기 말, 하나 둘씩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친구들을 애써 외면하며 ‘예비 졸업생 병사’들 또한 ‘취업전쟁’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 졸임이 어디 ‘진짜 전쟁터’만 할까. 영화에서만 보던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여기저기 흩날리는 총알 파편으로 눈앞은 뿌연데 옆에서 다리 한쪽을 잃은 동료가 울부짖는 전쟁터, 소총 하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병사의 일분일초야 말로 그 어느 삶보다 위태롭고 치열하다. 그리
바야흐로 21세기, 현대의 여성시대는 ‘벨 에포크’시대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벨 에포크란 ‘좋은 시대’, ‘아름다운 시대’를 뜻하는 프랑스말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전무후무한 풍요와 평화를 누렸던 파리의 시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 여성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남성과 견줄만해진 이 시대는 ‘여성의 아름다운 시대’라고 할 수 있는 거죠.이 벨 에포크 시대에 그려진 그림,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속 여인도 지금까지 자신을 억눌러 왔던 사회를 향해 한껏 당당한 모습으로 마주합니다. 턱을 괴고 정면으로 치켜든
누구나 한번쯤은 대학생이 되고서도 반복되는 일상에 진절머리를 느끼며 훌쩍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지금 떠나는 이 길이 ‘무언가’ 얻을 수 있는 목적지로 인도하길 바라며 기꺼이 여정을 떠난다. 한국영상자료원 조선희 원장은 “관객이 이러한 주인공의 길동무로 함께하며 변해가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바로 로드무비(Road Movie)의 매력”이라 말한다.이 로드무비의 형태는 서구영화사에서 처음 발견된다고 본다. 끊임없이 외부로 확장해 나가는 그들의 유목 생활이 반영되면서 영화 장르로서 발전해 나
‘플란다스의 개’라 하면 원작 소설보다도 만화영화를 먼저 떠올리는 우리들에게 ‘파트라슈’를 부르는 네로의 목소리는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은 플란다스를 누비던 네로와 파트라슈의 모습이 어린 동심의 기억으로 남아 있겠죠.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화영화 는 일본의 닛폰애니메이션이 영국 소설가 위다의 원작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KBS에 방영되면서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이 만화영화가 수많은 동화 중에서도 우리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네로와 파트라슈의 아름다운 비극적 결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