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처럼 꽉꽉 채워나간 스펙, 책임감에 억지로 떠맡은 일들,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는 인간관계, 남들이 내게 하는 숨막히는 기대들. 나도 누군가에게는 버거운 인간관계 중 하나고 내가 남에게 하는 기대가 그 사람을 숨 막히게 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슬퍼진다. 이런 기분이 들 때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새로운 생각거리가 있어야 현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은 책과 감상한 영화들로 이번 학기 기자의 이목을 채워나갔다. 전시회도 갔었다. 내가 정말 좋
우리 학교 후문 내리막길을 쭉 걸어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보자. 한때 우리나라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블루보틀과 담백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숫집을 지나면 여유와 교양이 풍기는 곳에 도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다. 그곳에서 제일 ‘핫’한 전시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일 것이다. 삼성전자 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것이 시대적 의무’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한 소장품 중 일부가 전시됐다. 그곳에서 김기창의 , 김환기의 , 이중섭의 등 우리나라 미술사를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 했던가. 시험 기간에는 별생각이 다 드는 게 대학생이다. 카놀라유와 포도씨유 중 무엇이 더 건강에 좋은지 검색해보고, 혹시 집에 벌레가 나오지 않을까 세스코 서비스 한 달 이용 가격을 찾아본다. 멀쩡한 냄비를 놔두고 괜히 전자레인지로 봉지 라면을 끓여보는 도전을 하기도 한다. 봄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연애 생각이 솔솔 나기도 한다. 연애란 참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게 관심이 없고, 이성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 상대가 나에게 이성적 호감을 보여 난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마음’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노래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강력한 향수다. 최근 필자는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추억의 가요들을 듣고 있다. 카라, 티아라, 소녀시대, 씨엔블루. 모두 2010년을 풍미했던 가수들이다. 필자는 2010년에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그 당시를 회상하면 필자가 학급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것과 김연아, 이상화 선수 등이 선전한 밴쿠버 올림픽, ‘남아공에서 보물찾기’라는 만화책을 읽고 인상 깊게 본 남아공 월드컵 등이 떠오른다. 이렇게 좋은 추억들도 있지만 우리가 슬픔을 삼키며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사건도 있었다. 20
다리 없는 새. 이 새가 살면서 딱 한 번 땅에 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이 새가 죽을 때다. 아마 왕가위 감독의 을 본 사람이라면 한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거울 앞에서 춤을 추는 장국영. 을 관통하는 주제는 결핍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 결핍이 있다. 또 그 결핍을 과시로 채운다. 주인공 아비는 엄마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의 결핍을 여자로 채우고, 아비의 엄마는 아들의 무관심이라는 결핍을 남자로 채운다. 루루는 외로움을 아비에 대한 집착으로 채운다. 현대사회에서, 특히 SNS의 등장으로 과시
나는 실패가 두렵다. 막상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아직까지 상처로 남을 만큼의 실패 경험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렵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혼자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문득 내 인생의 몇 안 되는 실패는 내가 그만큼 뛰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도전적인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얻었을 때도 항상 그 속에서 의미부여를 했다. 내가 실패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의 싯다르타는
【노벨 경제학상 - 경제학과 최재성 교수】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2021년 노벨 경제학상은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앵그리스트 △휘도 임번스가 수상했다. 데이비드 카드의 대표 업적은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다. 카드는 이중차분법을 이용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분석했다. 우리 학교 경제학과 최재성 교수는 “이중차분법은 정책이 시행되는 처치군과 시행되지 않는 통제군 두 집단을 비교해 처치군에서 나타나는 정책의 효과를 측정한다”며 “통제군은 처치군과 특징이 유사한 집단으로 고른다”고 설명했다. 카
【노벨 물리학상 -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복잡계 통해 알아보는 노벨 물리학상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은 △슈쿠로 마나베 △조르지오 패리시 △클라우스 하셀만에게 돌아갔다. 마나베와 하셀만은 기후 모델링에 관한 업적을, 패리시는 '스핀 글라스 이론'을 포함해 복잡계 연구에 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키워드는 ‘복잡계’다. 복잡계란 수많은 구성 요소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 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는 “교통망이나 전력망이 우리 일상생활 속 복잡계의 예시”라며 “최근에는 도시를 하
【노벨 문학상 - 정치외교학과 조원빈 교수】난민 소설, 유의미한 영향력 가져 2021년 노벨 문학상은 탄자니아 출신의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수상했다. 그는 동아프리카의 정치 상황, 난민 등을 다룬 소설을 써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의 소설에는 난민으로 지내온 그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1964년 잔지바르 혁명으로 인해 난민 신분으로 영국으로 떠났다. 잔지바르는 대륙에 있는 탄자니아 옆에 있는 섬이다. 우리 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원빈 교수는 “잔지바르 섬은 동아프리카 노예무역 시장이었다”며 “아랍 상인들이 아프리카 동쪽에 있는 나라들에
알코올 해독은 간에서 두 단계로 진행숙취 해소의 목표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제거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이 더욱 바빠진다. 음주 후 우리 몸은 여러 과정을 거치며 점차 술에서 깨어난다. 이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주량은 어떻게 결정될까? ‘해장술’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숙취해소제는 숙취 해소에 얼마나 효과적일까? 술과 우리 몸에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보자.술을 마시면 왜 취할까? 술에 취하면 사람마다 다양한 행동을 보인다. 에탄올이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흔히 말하는 ‘취한’ 상태가 된다. 한양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강보승 교수
파생상품의 변동성 결정이 금융공학의 핵심금융‘공학’에서 기술 맹신은 금물 최근 주식 열풍은 사람들의 관심을 금융의 다른 분야로까지 확장시켰다. 멀게만 느껴졌던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파생상품은 많은 사람이 이미 매매하는 주식 등을 기초로 만드는 금융상품으로, 금융시장을 복잡하게 만드는 주된 요소다. 파생상품은 사람들에게 큰 수익성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언급될 만큼 위험성도 크다. 금융시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파생상품과 금융공학에 관해 알아보자.볶음우동으로 알아보는 파생상품파생상품은
기자가 읽은 책 - 비브릭 권용진 이사 인공지능이 퀀트를 대체하기에는 한계 존재충분한 진로 고민 후 퀀트라는 직업을 갖길금융공학의 발전과 함께 생겨난 직업, 퀀트는 어떤 직업일까? 퀀트는 다른 직업처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퀀트로서 본인의 경험과 퀀트 알고리즘을 재미있게 풀어낸 책,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의 저자 비브릭 권용진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퀀트 알고리즘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원리는 어떻게 되나.알고리즘의 시장 분석 원리는 너무 많기 때문에 다 소개하기 어렵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식이나 기업에
자연계에 없는 성질을 가진 메타물질기술적 한계 극복해 미래로세탁 후에도 형태가 보존되는 속옷과 한여름 스키장에 쌓여있는 인공 눈. 전혀 다른 물질처럼 보이지만 모두 인류가 새롭게 제조한 소재인 ‘신소재’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 인류는 신소재를 만나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신소재를 넘어서 자연에서 볼 수 없는 특성을 가진, 그야말로 신의 영역에 들어가야 할 물질들이 생겨나고 있다. 신(新)소재를 넘어선 신(神)소재, 메타물질에 대해 알아보자. 그것이 알고 싶다, 메타물질메타물질은 신소재 중에서도 자연에서 찾아
연구 Inside-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과 김미소 교수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메타물질 적용해 효율 늘린다앞으로 상용화된 모습이 기대돼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수한 에너지를 만들고, 또 버리고 있다. 타자치는 손가락에서도 에너지가 나온다.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활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메타물질을 활용해 이러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것을 구현해낸 연구가 있다.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과 김미소 교수로부터 그가 박사 시절 서울대 윤병동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메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연구에 대해 들었다. 에너지 하베스팅
‘아껴 읽혀지는 글’. 수습기자를 마무리하며 쓴 수습일기의 제목이다. 그 당시에는 스스로 뿌듯해하며 썼던 글이지만, 지금 읽어보면 제목부터 맞춤법을 틀렸다. 준정기자때만 해도 의무학기인 3학기가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매일 소재를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피드백을 덜 들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느덧 정기자가 되어 마지막 의무학기를 바라보는 시점에 서 있다.솔직하게 신문사를 하며 시간이 빠르게 흐르진 않았다. 준정기자로 있었던 작년 한 학기도 그렇고, 앞으로 정기자로서 해나갈 마지막 학기도 사실은 멀게 느껴진다. 소재를 고민하고, 인
반촌사람들-'에델바이스 꽃집' 이은총 사장캘리그라피가 에델바이스 꽃집의 매력을 더해에델바이스 꽃집은 사랑하는 자식 같은 존재혜화역 1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상가의 2층에 아름다운 꽃들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바로 ‘에델바이스 꽃집’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지난 20일, 그곳에서 이은총(32) 사장을 만났다. 그와 나눈 모든 대화에서 꽃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델바이스 꽃집은 원래 이 사장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그는 다른 꽃집에서 근무하며 어머니의 일을 돕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
미래의 수익을 위한 현재의 부동산 투자 분석이 중요국민과 공감대 형성을 통한 부동산 정책이 필수적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동산, 특히 주택 가격은 정치적·경제적으로 뜨거운 이슈다. 부동산은 거주목적도 있지만 자산을 불리기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부동산학에서 바라보는 투자·투기와 함께 현재 부동산 정책을 분석해봤다.우리를 둘러싼 학문, 부동산학부동산은 쌀이 자라는 평야, 우리가 사는 주택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 재산을 일컫는다. 부동산학은 이러
주택 시장의 부실함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세계적 금융위기로 이어져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부도 발생 가능성은 낮아2008년 9월 15일 월요일, 세계 4위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의 주가는 0달러였다. 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영화 는 이 사태의 원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안일한 월가의 대처와 그로 인해 집과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 영화 를 통해 부동산 금융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나아가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살펴봤다.
“가족을 빼고는 쓸 만한 소재를 생각할 수 없다. 가족은 다른 모든 사회 영역의 상징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애너 퀸들런의 말이다. 이처럼 가족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가족학은 가족 내 관계부터 가족을 위한 사회제도의 실현까지 가족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한다. 가족이 개인에게 미치는 아주 작은 영향까지도 가족학의 연구 대상이 된다. 우리의 뿌리가 되는 가족을 다루는 학문인 가족학에 대해 알아보자. 가족학은 관계 중심의 학문건강한 가족을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관계 중심의 학문, 가족학가족의 사전적 의미
인터뷰 - 심리상담센터 하루 양금희 센터장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부모가 되지 않더라도 예비부모교육은 중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미래에는 누군가의 부모가 될 수 있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가족과 사회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예비부모교육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대학생은 성인으로서의 이성 교제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예비부모교육의 중요한 대상이다. 건강한 가정의 출발점인 예비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센터 하루의 양금희 센터장과 예비부모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예비부모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