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서울의 한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책 속 주인공이 어린 수강생들을 보며 한 말이다. 이 의미심장한 구절을 읽은 후 나는 이 책을 펼쳐보기로 했다.김애란의 비행운은 이상과 동경을 상징하는 비행운(飛行雲)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꾸만 비행운(非幸運)의 굴레로 빠져드는 아이러니한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행복을 기다리고 있다. 이사 온 집에서 꾸려갈 생활을 기대하는 『벌레들』의 아내도, 끝나지 않는 장마가 곧 멈출 것이라 믿는 『물속 골리앗』의 아들도, 충남에서
오지 말라고 오지 말라고아무리 외쳐봐도 언제나 다시 돌아오는 그대여….
온라인 극장 등 연극 접근성 높이기 위해 노력대학로 활성화 위해 공공 지원 확대 필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집합이 금지되고 공연이 전부 취소되면서 작년 말부터 계속 힘들었죠. 특히 지난 8월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준비하던 연극을 끝내 관객 없이 지인들만 초청해 공연했어요.”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아마추어 극단 좋은사람들의 김동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어려움을 이와 같이 털어놨다. 연극의 메카였던 대학로는 2004년 문화지구로 지정된 이후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추가 비용 없이 시청자 끌어모으는 방송사의 클립영상스낵컬처 활용한 광고, 소비자의 참여와 확산 이끌어낼 수 있어우리 학교 채민정(문정 20) 학우에게는 특별한 ‘밥 친구’가 있다. 바로 SBS 예능 ‘런닝맨’의 유튜브 *클립영상이다. 채 학우는 “보통 혼자 밥을 먹을 때 방송사에서 올려주는 클립영상을 시청한다”며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가장 재미있는 핵심 부분만 짧게 편집된 클립영상은 지루하지 않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웹툰이나 웹소설, 클립영상 등의 스낵컬처 콘텐츠는 우리 일상과 떼놓을 수 없는 친구로 자리 잡았다
인터뷰 - 크랩 박소현 PD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는 뉴미디어 채널쉽고 재미있는 뉴스 만들기 위해 노력해대한민국 대표 공영미디어 KBS에는 독특한 실험실이 하나 있다. 바로 KBS 뉴미디어 채널 ‘크랩(KLAB)’이다. 20대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돼 젊고 쾌활한 뉴미디어팀 크랩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2017년부터 꾸준히 시사 이슈를 전달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는 크랩의 연구자 박소현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크랩에 대해 설명해달라.크랩은 KBS의 디지털뉴스제작부에서 만든 뉴미디어 채널로 △시사 △인권 △환경 등 다
코로나 학번으로 입학한 나는 수업을 위해 학교에 오는 날보다 신문사 일을 위해 학교에 오는 날이 더 많았다. 주변에선 내가 입학한 게 아니라 꼭 입사한 것 같다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다. 어느 정도 각오했던 일이지만 신문사 생활은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는 억울했다. 이렇게나 바쁘다니! 끝없는 회의와 취재, 기사 작성과 첨삭 과정이 발간이 있는 주마다 반복됐다. 첫 번째 기사가 있던 주에는 며칠 만에 몸무게가 확 줄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내 억울함은 점점 안타까움으로 변해갔다. 이렇게나 열심히 썼는데
애너그램 이용한 ‘듣는 시’, 앞으로 듣는 문화의 중요성 커질 것으로 전망언문일치 역사 짧아 한글과 한국 시의 가능성 이제 시작에 불과해 수능 국어 문학 지문을 읽으며 남몰래 눈물을 훔쳐본 적이 있는가. 힘겨운 수험 공부에 촉촉한 감성을 채워주는 따뜻한 문학 지문은 매년 소소하게 회자되곤 한다. 2020학년도 수능특강에 실렸던 정끝별 시인의 시 「저린 사랑」도 많은 수험생에게 감동을 줬다. 시를 써온 30년의 세월 동안 끝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온 정끝별 시인을 만나 그의 삶과 시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끝별’이란 이름의
선택할 고민 없이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식문화마케팅 위한 무분별한 용어 남용은 자제 필요해“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성균이는 배달 어플에 음식을 검색해보며 한참 동안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어플에는 한식부터 양식까지 분야별로 잘 정돈돼 있었지만 수많은 종류의 음식은 오히려 성균이의 결정을 방해했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성균이는 전문가에게 저녁을 맡기기로 다짐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마카세’ 식당으로 향했다.이젠 음식이 아니라 경험을 삽니다오마카세란 ‘타인에게 맡기는 것’을 공손하게 표현한 일본어로, 손님이 먹을 음
인터뷰-'여래여거' 이승선 셰프손님에게 따뜻한 온도의 초밥을 줄 수 있어 행복해앞으로 초밥 외의 다양한 메뉴 개발해보고 싶어이화여대 정문을 지나 왼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작고 소박한 초밥집 하나가 등장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정겨운 분위기, 맛있는 초밥으로 소문난 오마카세 초밥집 ‘여래여거(如來如去)’는 ‘이대의 축복’이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약이 어려워 방문하기 힘들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인 여래여거의 이승선 셰프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여래여거에 대해 소개해달라.여래여거는 여여히 왔다가 여여히 가시
잇따른 문화 침탈 논란으로 반중 감정 거세져중국 자본, 무조건 반대할 필요는 없어 지난해 개봉한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뮬란’은 엔딩 크레디트에 촬영에 협조해 준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뮬란’의 중국 개봉을 염두에 두고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인권을 탄압한 당국을 비호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이에 할리우드 측은 영화 촬영을 허락한 국가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일반적인 관행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뮬란’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중 홍콩
인터뷰 - '반크(VANK)' 글로벌청원팀 김현종 팀원작은 겨자씨의 믿음으로 지속해온 한국 바로 알리기역사 왜곡은 하나하나 수정해가는 ‘핀셋 대응’으로 대처해‘중국은 빨간색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빨간 것이 중국의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빨갛다고 다 중국의 것이 아닙니다. 김치는 한국에서 시작된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입니다. 중국의 문화 패권주의를 막아주세요!’ 지난 2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는 중국의 문화 침탈 흐름을 비판하고자 글로벌 청원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반크는 △
지난 12일부터 운영이 재개됐던 중앙학술정보관 인근 엘리베이터(이하 쪽문 엘리베이터)가 오늘부터 다음달 9일까지 2주간 다시금 운행이 중지됐다. 이는 교내 확진자 발생에 따른 교내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인한 결정이다. 재운행 예정일은 다음달 10일이다.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방역의 어려움으로 쪽문 엘리베이터의 운행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인사캠 관리팀 안갑수 계장은 “방역 조치와 감염 예방을 위해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지했었다”며 “QR 코드 확인 및 체온 측정을 통해 이용자를 파악할 수 있는
코미디의 역할은 웃음을 통한 사회 문제 비판건강한 콘텐츠 위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 필요해10년 전 일요일 밤이 찾아오면 선물 같은 가 우리의 웃음을 책임졌다. 그러나 의 코너 후미를 장식했던 이태선 밴드의 음악은 더 이상 방송으로 들을 수 없다. 거실에 모여 온 가족과 함께 즐기던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제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들어갔다. 매체는 변화했지만 여전히 코미디는 우리 삶과 함께하며 지친 일상에 재치를 더해준다. ‘봉숭아 학당’부터 ‘B대면 데이트’까지 코미디의 발자취와 변화무쌍한 매력을 알아보
인터뷰 - 재담소리보존회 최영숙 회장재담소리는 관중과 함께 호흡하는 종합예술우리 전통의 재담소리극 널리 알리고파현대에는 미디어를 통해 간단히 코미디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레코드마저 신문물로 소개되던 옛 시절, 우리 조상은 어떻게 개그를 즐겼을까. 1900년대 초 조선 최고의 스타라고 불렸던 박춘재 명창은 공연물로서의 재담극을 대중화시키며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속에서 우리 민족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그를 이어 우리의 전통 웃음을 보존·전승하는 데 힘쓰는 재담소리 *예능보유자 최영숙 명창을 만나 재담소리에 대한
인사캠 만남 - 박순서(사회 88) 동문 좋은 보도의 완성은 당사자의 뉘우침다큐멘터리, 밀알이 돼 세상을 바꾸기를“틀을 바꿔버려요.” 박순서(사회 88) 동문은 인터뷰 기사의 정형화된 양식에서 탈피해보라며 미소 지었다. “정해진 형식에서 벗어나면 더 재미있어질 거예요.” 그의 조언은 그의 삶과 닮았다. KBS 기자이자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그리고 작가로서 틀을 깬 개척자의 삶을 산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꿈보다 낭만적인 현실을 쫓던 대학생사회학과와 박 동문의 만남은 우연했다. “1지망이었던 무역학과에 떨어지고 2지망이었던 사회
성균관을 굴리는 유생들 - 제42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 ‘미쁨’ 정예찬(미디어 19) 학생회장즐거운 학과 생활을 위해 노력할 것“유쾌했던 학생회로 기억되기를” 새 학기의 활력이 돌기 시작한 지난 3일, 제42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 ‘미쁨’의 정예찬(미디어 19) 회장을 만났다. 따스한 오후 신문사에서 그는 수줍은 표정으로 학생회 ‘미쁨’에 대해 말을 꺼냈다.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 미쁨을 소개해 달라.미쁨은 제42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의 이름으로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미쁨은 순우리말로 ‘믿
오디오북의 최대 강점은 멀티태스킹“향후 맞춤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주세요. 우리는 어느 이야기의 문이든 열 수 있어요.” 재생 버튼을 누르면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배우 김태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연재 중인 ‘김태리의 리커버북’은 약 14만 명의 구독자에게 알베르 카뮈, 조지 오웰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고전을 배우의 음성으로 소개한다. 독자들은 오디오북 플랫폼에서 시와 에세이, 현대 소설 등을 다양하게 청취할 수 있다. 새로운 독서 방식으로 떠오른 오디오북은
갑자기 찾아온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외부 생활이 중지되었다. 입시를 끝내고 처음으로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갖게 되었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알지 못했다. 공부나 대외활동 등의 희미한 의무들은 뒤로하고, 피아노만 연주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그렇게 오선지만 붙들고 있던 도중, 문득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시간이 허무하다고 느꼈다. 먼지에 뒤덮이는 듯한 하루하루였기 때문이다.이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삶을 살아가고 싶었다. 바이러스를 핑계로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게으름을 멈추고자, 성대신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문화부 준정기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