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훈 (인과계열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내가 대학에 들어와서 제일 입에 붙지 않았던 말은 바로 ‘교수님’이었다. 1학년인 나는 이제껏 ‘선생님’이란 말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지 ‘교수님’이란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번 학기에 들은 유학과 전통사상이란 수업의 선생님(교수님)께서 ‘선생님’과 ‘교수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점을 던져주셨다. ‘교수님’을 글자 그대로의 의미만 본다면 ‘학문을 가르쳐 주는 자’라는 뜻으로, 이는 우리가 직업의 명칭을 그대로 그 사람을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한 사람의 직함을 그 사람을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직함을 호칭으로 사용하면 그 사람은 말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러한 직함을 가진 존재로만 남게 된다. 즉, 우리가 대학교에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분을 ‘교수님’이라 부르면 그 분은 단순히 학문을 전해주는 존재일 뿐 우리에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교수님’과는 학문을 배우기 위한 필요에 의해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선생님’은 ‘인생을 먼저 사신 분’이라는 뜻으로 ‘교수님’이란 말과 비슷하게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시는 분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은 학문의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선생님으로부터 학문뿐만 아니라 도덕, 지혜와 같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포괄적 지식을 배울 수 있다. 그렇기에 ‘선생님’과는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그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면 자연스레 마음으로부터 존경심이 생겨나기 쉬울 것이다. 즉, ‘교수님’일 때보다는 ‘선생님’일 경우가 참된 인간관계를 위한 것에는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는 강의의 여건상 자신의 ‘선생님’을 찾긴 힘들지만 ‘교수님’들 중에 정말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교수님을 찾는다면 ‘선생님’이라 부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