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태형 기자 (xogud246@skkuw.com)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지난 9월 27일에 열린 제5회 세계유학대회에서 성균관(관장 최근덕)이 공자문화상을 받았다. △중국 문화부 △산둥 성 인민정부 △공자연구원이 수여하는 이 상은 유교문화의 보급과 전파에 공헌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진다. 공자문화상은 유교 분야의 상 중 가장 권위가 높아 유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성균관은 해외 단체로서는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
성균관이 중국 단체가 아님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조선시대 이후로 지금까지 유교의 정통성과 순수성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유교의 본고장인 중국은 사회주의국가가 된 이후 유교의 명맥이 끊겼었다. 1970년대의 ‘비림비공(批林批孔)’이란 사자성어가 당시 상황을 잘 반영한다. 린뱌오(林彪)는 안 되고 공자(孔子)도 안 된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전 국방 장관이자 당 부주석이었던 린뱌오와 그가 즐겨 인용한 공자를 아울러 비판하는 말이었다. 그가 기존의 통치 이념인 공자의 사상을 통해 귀족주의와 노예제도를 옹호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 중국에도 유학 부활의 움직임이 일었다. 개방으로 인해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유교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이때 성균관이 중국의 유교 회복에 도움을 줬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1988년 이후 매년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유교문화를 부흥시키는 데 일조했다. 특히 1994년에는 국제유학연합회(ICA)를 창설하고 이사장으로 취임해 △베트남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유학자들과 유교 연구를 진행했다. 최 관장은 “다른 나라들의 유교가 위축돼있을 때에도 우리나라는 정통유학인 성리학을 지켜왔다”며 “유교의 종주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성균관은 유교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균관에서는 일 년에 두 번 공자를 기리기 위한 제사인 석전을 지낸다. 석전은 전통의 △무용 △음악 △춤이 한데 어우러지는 행사다. 때문에 문화재적인 요소로서도 큰 가치가 있다. 석전에서 추는 춤인 팔일무는 매주 월요일 성균관에서 시연된다. 또한 성균관은 현재 전국 234개의 향교를 산하에 둬 관리한다.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유교지만 정작 국내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유교인의 숫자는 갈수록 줄고 있고 그마저도 노령화돼 가고 있다. 그러나 성균관 방봉민 기획출판부장은 미래에 후손들이 유교문화를 되찾을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로 우리나라의 훌륭한 기록유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제사 때 필요한 용품의 품목과 수량을 모두 적어뒀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유교 기록 유산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유교문화의 정확한 복원이 가능하다. 또한 234개의 향교 또한 그 기반이 될 수 있다. 문화재로써 보존되고 꾸준한 활동을 하는 한 부흥의 기회는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유교문화 부흥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2004년 문화재청은 성균관 동서재에 우리 학교 유학대학 학우들이 더 이상 살지 못하도록 했다. 박 부장은 “이는 *공묘수호라는 옛 성균관 시절부터 내려오던 유생들의 역할을 무시한 것”이라며 “성균관 같은 유형 문화재만 지킬 것이 아니라 공묘수호 같은 무형의 문화재도 소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묘수호=공자를 기리는 성균관을 수호한다는 뜻으로 과거 성균관 유생의 본분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