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이번에 채식주의를 체험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왜 그들은 고기를 먹지 않을까? 체질상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가 간다. 고기가 몸에 맞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다소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채식을 하면 가장 힘든 것은 나 자신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물론 내 자신이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라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우선적으로 어머니께서 힘들어하셨다. 아들이 채식한다고 당신께서 제 눈치를 보며 찌개 종류를 선택하실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채식을 한 당일부터 집 안에 메뉴들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미역국을 끓여주셨는데 황태가 들어갔다. 비건은 생선마저 먹지 못해서 어머니께 “저 이거도 먹지 못해요”고 했다. 다음날 찌개는 된장찌개로 바뀌었다. 사실 속으로 아주 죄송스러웠다. 당신께서는 가뜩이나 일 때문에 바쁘신데 번거롭게 두 번이나 음식을 하셨으니 더 피곤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밥을 같이 먹는 사람도 불편했다. 상대는 치킨이나 소고기가 먹고 싶을 때도 잦을 텐데 채식을 하는 나 때문에 그런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신경 쓰였다. 밥을 먹자고 할 때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달아 한 기억이 난다.
한편, 주위에서 놀리는 일도 있었다. “너 채식한다며? 나 치킨 먹으러 간다”라며 속을 긁는다. 이번 기사 때문에 강제적으로 채식했던 기자는 좀 많이 힘들었다.
채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서 채식하는 사람들을 나쁘다고 말할 생각도 없다. 사람이란 각자의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동물로 모두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대다수 사람을 위해 “저 채식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음식 메뉴를 저에게 맞출 필요는 없으세요”라는 말 한마디 정도 했으면 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태도도 필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