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진(인과계열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매일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신문이 뜬다. SNS에서도 발 빠른 소식이 전해진다. 다들 입을 모아 세상이 참 좋아졌다고 말한다. 굳이 정해진 시간에 TV를 켜서 다소 늦은 하루 소식들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실시간으로 온 세상의 소식들이 들려온다. 그러나 정말 이런 변화가 긍정적이기만 한가 물어보면 딱 잘라 그렇다고 대답하긴 힘들다.
너무나 방대한 정보들이 오가는 탓에 사람들은 눈을 굴려 그 정보들을 훑어낸다. 결국 눈이 멈추는 곳은 자극적인 제목을 단 소식이다. 연예계의 가십, 살인사건, 자살, 더 강한 것, 더. 그렇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정보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노골적이게 변할 수밖에 없다. 당장 포털사이트로 달려가 메인에 뜬 신문 제목들을 훑어보라. 말세라고 혀를 찰만한 무수한 사건들이 자극적으로 제 알몸뚱이를 드러내고 있다. 한 번만 더 클릭해달라고 종용하며 날 것이다 못해 왜곡된 소식을 여과 없이 띄워둔다. 이런 폐해는 멀리 가지 않아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사건, 쿨의 김성수의 전처가 살해당한 사건을 떠올려보자. 첫 뉴스의 헤드라인은 이랬다. ‘쿨 유리 사망 충격.’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심지어는 같은 사건에서 사건에 의문이 가는 것이 많다며 고인에 대한 가십을 끌어내는 호기심 자극성 기사도 떴더랬다. SNS는 어떨까? SNS 역시 거짓 사실의 유포, 루머에 관해선 뒤지지 않는다. 누구나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이점 이면엔 그만큼 사실이 아닌 것을 꾸며 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범람하는 소식 가운데 눈길을 끌고 싶다, 관심을 받고 싶다는 욕망 아래 거짓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자살’이라는 단어가 금지어라고 한다. 언론에서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살을 쓰는 것이 금기시 된다. 자살예방의 차원이다. 그 결과, 20세기 내내 세계 최고치를 가리키던 핀란드의 자살률은 10년 만에 절반을 기록했다. 이는 즉, 언론에서 ‘자살’을 보도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해준다. 오히려 자살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신이 난 듯이 온통 자살로 도배되는 우리나라의 언론과는 크게 대비된다. 이토록 큰 영향력을 쥐고 있는 언론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헤드라인에만 힘쓰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