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혜연 기자 (shy17@skkuw.com)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21세기 대한민국 청년들은 너무나 고달프다.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로 고통받지만, 돈을 벌 곳이 비정규직 일터밖에 없는 현실은 이번 대선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부채질한 요인 중 하나였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18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를 앞두고 청년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약 중인 세 단체가 있다. △한국유권자연맹(대표 이연주) △한국청년연대(대표 윤희숙) △청년대선캠프(선대위원장 고명우)다.
한국청년연대는 지난 7월부터 한 달간 전국 1350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회인식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노동권리 △생활실태 △정치의식 등 청년들의 현실을 폭넓게 파악하고자 진행된 이번 실태조사에서 청년 40.5%가 각종 수당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44.6%는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고 있었다. 또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부채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며, 빚을 진 이유로는 학자금과 생활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 중 ‘다가오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겠다’는 답변을 선택한 비율은 무려 90%에 달했다.
한국유권자연맹 박성희 사무총장 역시 이번 대선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이유로 힘든 현실에 대한 자각을 꼽았다. 9월부터 한 달간 진행 된 지역 순회 공청회가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얻은 것에 대해 박 사무총장은 “인물이나 학벌, 지역보다도 정책을 보고 선거를 하려는 청년들이 많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년대선캠프 역시 젊어서, 스펙이 없어서 등 수많은 이유로 착취가 당연시되는 현실에 대항해 청년 세대들이 꿈꾸는 사회를 위한 ‘청년 후보’를 내세웠다.
그러나 현실을 바꿔보고자 하는 청년들의 바람이 곧바로 대선 공약으로 탄생하지는 않는다. 이에 세 단체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 변화를 가져올 행동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청년들의 의견을 담은 정책안을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에서는 공청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책제안서를 앞서 소개한 청바지쇼 행사에서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한국청년연대 역시 사회인식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청년희망법안’을 만들어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했고, 지난 4일에는 ‘투표락페스티벌’에서 후보들로부터 받은 정책에 대한 답변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청년대선캠프는 청년 20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책을 책으로 출간하고 기자회견 및 발표회를 할 예정이다. 청년대선캠프 고명우 선대위원은 “주요 후보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을 내고 있다”며 “정치인들에게 맡기지 않고 청년들이 직접 활동하고자 한다”고 청년대선캠프의 의의를 밝혔다. 한국청년연대 은동철 사무처장은 “실질적인 해법도, 의지도 없는 대선 공약은 청년문제를 이용하기만 했다”며 “청년들이 어려움을 말할 수 있고,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부서를 만들 것을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날로 험난해지는 청년들의 앞날을 바꾸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들이, 이제 청년들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