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부재자 투표, 정말 의지의 차이?
대학생 부재자 투표, 정말 의지의 차이?
  • 나영인 기자
  • 승인 2012.11.19 23:00
  • 호수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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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11 총선 당시 고려대학교 안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 ⓒ고대신문
부재자 투표는 선거일에 자신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에서 투표할 수 없는 선거권자가 주민등록지 투표소에 가지 않고 행하는 투표다.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의 부재자 신고기간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이다. 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부재자 신고를 모르거나 알아도 하기 어려운 대학생들의 현실을 알아봤다.

미흡한 홍보와 복잡한 절차,
적은 투표소가 부재자 투표율 낮춰

A 학우는 지방에서 올라와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또 거주지를 옮기게 될지 불확실하므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취나 하숙은 단기 계약이 많고 기숙사는 방학이 되면 방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생들은 부재자 투표를 해야 하지만, 신고 기간이나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재자 신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홍보는 부족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관계자는 전국 각 읍·면·동에 홍보 현수막을 하나씩 걸고 각종 자막광고와 포스터를 통해 부재자 신고를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선관위의 말과 달리 직접 중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부재자 투표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 고윤재(인과계열12) 학우는 "지금까지 부재자 신고에 관련된 홍보물을 본 적이 없다"며 "주변에도 부재자 신고 방법을 아는 친구가 없다"고 말했다.

부재자 신고 방법의 번거로움도 대학생 부재자 투표율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부재자 신고를 위해서는 신청 양식을 중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거나 해당 지역의 사무소에 가서 작성해 지역구청이나 읍면동사무소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발송해야 한다. 우편을 통해 발송할 경우 발송 시점이 아닌 도착 시각을 기준으로 신고가 마감되기 때문에 하루 전에는 신청을 마쳐야 한다. 이에 중선관위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신고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국회에 입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선거일에 모든 부재자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통합선거인명부제'가 도입된다. 또 올해부터 부재자 투표 시작 시각이 오전 10시에서 오전 6시로 당겨졌고, 정치권에서는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을 완화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 올해 4.11 총선 당시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부재자 투표 용지·선거 공보를 분류하고 있다. ⓒ고대신문
학교 내 부재자 투표소의 수도 적다. 지난 총선에서는 사상 최대로 29개의 투표소가 대학 내에 설치됐지만, 서울권 내 119개 대학 중 고려대, 서울시립대 등 5개 대학에만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2000명이 넘는 신고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학 내에서 2000명이란 인원을 채우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 안암 총학생회는 학교 주변 주민에게도 부재자 신고를 받기 위해 홍보 중이다.

총학 선거 기간과 겹치는 신고 기간
총학의 홍보 의지도 부족

우리 학교에서는 2009년 재·보궐선거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자과캠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 한편 인사캠에서는 부재자 투표소가 한 번도 설치되지 않았다. 인사캠의 경우 지금까지 투표소가 학교와 가까운 종로구청에 있어 학교나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표소 설치 문제 외에도 부재자 신고를 홍보하는 활동도 전무하다. 인사캠과 달리 자과캠은 투표 기간 총학과 연계해 투표소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총학에서 투표용지를 대신 받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학우들의 투표를 독려했었다. 이처럼 부재자 투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대학 내 자체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경희대학교는 총학이 직접 강의실에 들어가 공지하거나 대자보를 붙이는 등 활발한 홍보를 진행해 거의 선거마다 학내에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대선 부재자 신고 기간은 총학 선거 기간과 맞물려 총학 측에서 부재자 신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부재자 신고 신청을 주도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임종민(전자전기04) 전 자과캠 총학생회장은 "지금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이기 때문에 부재자 신고를 모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학교에서는 학내 중선관위가 부재자 신고를 받음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 학교 김현식(기계07) 자과캠 중선관위장은 "최근 총학선거와 관련해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부재자 신고에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아직 계획된 바가 없음을 밝혔다.

2009년 10월 수원 장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선관위는 우리 학교 자과캠 기숙사로 주민등록 주거지를 옮긴 학우들을 위해 대강당에 투표소를 설치했다. 당시 우리 학교 학우의 투표율은 56.9%로 집계됐으며, 이는 해당 지역 평균 투표율 35.8%보다 훨씬 높았다. 이처럼 투표소가 가깝고 홍보만 잘돼도 대학생의 투표율은 쉽게 높아질 수 있다. 투표를 개인의 의지에 맡기기보다 더 많은 대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대학 사회 내 활발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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