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교육10)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길을 걷다가 무심코 보게 된 플랜카드에서도, 지하철 내부의 스크린에서도 쉽게 눈에 띄는 '주폭(酒暴)'이라는 단어. 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 단어는 '술 주(酒)'와 '사나울 폭(暴)'을 결합한 말로써, "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상가, 주택가 등에서 인근 주민 등 선량한 시민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사회적 위해범"을 의미한다. 술에 취해서 관공서와 지구대 등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소란을 부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술 하면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입 밖에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는 술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실제로 통계자료들을 보면, 15세 이상 성인의 알코올 소비량이 세계 2위(WHO, 2001), 양주수입 세계 1위, 위스키 소비 세계 7위 등 불명예스러운 순위에 우리나라는 당당히 상위권에 올라와있다. 과음, 술잔 돌리기, 폭음, 원샷 강요, 음주 운전 등 우리의 음주문화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 좋은 사람들끼리 한 잔씩 기울이며 친분을 나누고 술자리를 즐기는 문화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밤늦게 술에 얼큰히 취해서 세상이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괜한 시비를 걸고, 주변 사람의 기분을 망쳐버리는 우리나라의 주폭들. 그 시작에는 과음이 자리하고 있다.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서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술잔을 채우고 마셔대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사소하지만 하나의 제안을 하고자 한다. 바로 '원샷' 대신 '반샷' 즉, 굳이 술잔을 비우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주량껏 술을 차분히 즐기자는 것이다. 적당히 오른 취기 속에서 다 함께 즐겁자고 먹는 술인데, 경쟁하듯 무리하며 술잔을 비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건전한 음주 문화의 시작으로 필자는 '반잔'을 권해보고 싶다. 술잔이 바닥을 보이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여러분도 자신의 밑바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다. 오늘부터 우리 '반잔'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