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원식 기자 (wonsik0525@skkuw.com)

 

지난 23일 금요일, 정말 때려치고 싶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많은 대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 친구들은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니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 등의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나도 사퇴 소식을 듣자마자 충격과 멘붕에 휩싸였다. 성대신문 대선팀장으로서 진행하던 2P의 대선특집 기사가 모두 물거품이 된 것이다. 사퇴 선언 2시간 후, 성대신문 ‘긴급 2차 대선기획 특별취재팀’이 조직됐다. 약 4시간 동안의 논의를 거쳐 당장 다음 날 나갈 기사를 처음부터 기획하기로 결론이 났고, 긴급 설문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24일 아침, 자과캠에 내려가 학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장장 4시간 동안의 설문조사. 자과캠에서 사당역까지 1시간이 넘는 교통체증. 움직일 공간도 없는 만원 지하철. 인사캠 신문사에 도착하자마자 시작한 기사 작성. 나는 토요일이 평온하기를 기대했지만, 안철수 후보의 사퇴는 내 하루를 일에 파묻힌 재앙으로 만들었다. 5학기가 최대 임기인 신문사.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이 약 80세라고 볼 때, 4학기를 마친 나는 신문사 나이로 60세를 넘었다. 환갑도 넘긴 나이에 신문사는 내게 엄청난 일을 겪게 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정치였지만, 안철수 후보의 사퇴는 내게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과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 않다. 하지만 나는? ‘성대신문’은 나를 정치와 연관시켜줬고, 사회 문제와 관련되게 해줬다. 성대신문은 내가 평범한 학생이었다면 절대 경험하지 못할 다양한 일들과 멘붕을 겪게 해줬으며, 가지각색의 영향을 준 마치 야누스 같은 존재였다. 신문사에서 터져 나오는 다양한 일들로 인해 웃기도 많이 했고, 짜증도 많이 냈다.
내가 성대신문사에서 관뚜껑을 닫기까지 약 1주 정도 남았다. 마지막까지 내게 멘붕을 준 성대신문은 4학기 내내 애증의 존재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 내 신문사 생활에 나비효과처럼 충격을 안겨줄까? 현재 사회부 부장, 광고홍보팀장, 대선특집팀장 김원식 기자의 마지막 학기는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그때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당장 다음 주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