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국문학과 2학년 전휘목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스물 한 살의 겨울은 소동 없이 지나갈 것이고
반란 없는 하루가 반복될 것이다.
쉼터를
지나쳐간 길동무에게 길을 돌아서 가라 손짓하고
성급하게 타버린
전철은 멈추었던 역에만 멈출 것이고
실려져 있던 삶들은 앞으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만났던 사람들은 멀리서 볼 것이고
신호등을 기다릴 것이다.
횡단보도에서는 원수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누워 폰으로 페이스 북이나 하다가
가끔 아버지의 전화를 받을 것이고
이제는 가야할 때라고 수화기너머로 하는 말씀들이
뚝뚝 끊어져 잘 들리지 않는다고
고함을 쳐야할 것이다.
이윽고
아버지가 봄날 움트는 새싹이 되고
어머니가 뻐꾹새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아침은 그만큼 진지해져 있을 것이고
거울 앞에서 장난기 없는 표정을 위해
면도를 성심성의껏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한층 더
두꺼운 이불을 덮어야만
잠이 드는
습관이 생겨날 것이고,
밤은 아찔하게
덮여 올 것이다.

그렇게 스무 살 이후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