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이유, 알레고리의 거처”
“연애의 이유, 알레고리의 거처”
  • 성대신문
  • 승인 2012.12.05 18:08
  • 호수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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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희곡/시나리오 부분 심사평 황호덕 교수

  공모의 기간 때문인지, 오늘날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일의 신산함 때문인지 올해는 예년의 응모작에 비해 약간 줄어든 7편의 작품이 투고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대로 한 때의 정열만은 아닌 듯 보이는 작품들, 문학청년다운 의욕이 느껴지는 가작들이 더러 있어 심사 과정이 헛헛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투고된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은 두 가지였다. 연애사의 시말에 대한 것. 알레고리적 장치들을 이용한 우화적 이야기. 어떻게 보면 20대 전반 혹은 중반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소설에서 연애나 알레고리는 하나의 주체가 세상과 가장 농밀하게 만나는 지점이자 일상적 삶과의 거리를 확보하는 지점으로서 매우 특징적인 마디들을 구성한다. 하지만 실제 삶의 연애에는 이유가 필요 없지만, 연애가 문학 안에서 정당화되려면 나름의 이유 혹은 사회적 함의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주인공에게 있어서만큼은 하나의 거듭남의 계기이자, 세상을 보는 보다 큰 시야나 깊이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응모작들에서 보이는 연애는 풋풋하고 진솔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것이기도 했지만, 쓴 사람을 넘어서 존재하는 ‘함의’ 같은 것을 찾기 힘들었다. 대학생활의 희노애락을 다룬 글들을 포함하여, 젊은 연애의 이야기들은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는 면에서는 나쁠 게 없는 한편, 생활의 언어나 사적 감정 그 자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승화’된 것이라 보기 어려웠다. 세상의 언어를 녹음하거나, 세상을 그대로 현상한다고 해서 문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일상성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유효한 장치 중 하나가 알레고리이다. 하지만 알레고리적 장치들을 사용한 투고작들에서는 한결같이 ‘낯설게 하기 위한 낯설게 하기’처럼 보이는 작위성이 노정되었다. 알레고리는 다르게 말하기이지 알 수 없게 말하기는 아니다.
  이상의 이유로 인해 수상작 선정을 많이 망설였지만, 성균 문단에 북돋운다는 취지에서 그 중 돋보이는 부고를 최우수작으로, 주말엔 치킨과 뿔을 우수작으로 뽑기로 하였다. 부고는 잘 조련된 문장과 시간강사의 죽음이라는 사회적 관심의 적실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함께 얽혀 있는 연애의 서사는 이야기 전체 구조와 어긋난 채 겉돌고 있는 듯 보였다. 주말엔 치킨은 ‘치킨의 형상을 한 신’의 등장이라는 기발한 알레고리적 동력에 의존해 작성된 작품이었다. 속도감 있는 단문으로 가독성을 높인 점은 돋보였지만,  저자가 읽었을 법한 기성 소설(박민규?)의 냄새가 가시지 않은데다 알레고리의 함의가 극히 모호해 후반부가 다소 지리멸렬해져 버렸다. 시나리오 뿔은 머리에 뿔이 돋아 반창고를 붙이고 다니는 한 남고생에 얽힌 이야기였다. ‘뿔’이라는 알레고리를 통해 청소년기의 여린 감성과 상처의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었는데, 대화문이나 구성 방식이 세련된 편이었다. 남학생들 사이의 애정을 그려낸 부분도 실감을 더했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한 설정의 소품을 단편영화로 만든다고 전제해보자 얼마나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연애에는 이유가, 알레고리에는 의미의 거처가 필요하다. 언급하지 못한 작품들의 저자들을 포함해, 투고자 모두 더 정진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큰 결실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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